확성기를 들고 있는 하얀색 로봇팔의 모습 확성기를 들고 있는 하얀색 로봇팔의 모습

2021.01.12 현대자동차그룹 분량2분

H-트랜스레이터 등장으로 알아보는 기계 번역 이야기

자동차 산업 특화 번역 앱 H-트랜스레이터와 성장하고 있는 기계 번역 시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2016년 인간과 기계의 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이세돌 바둑 기사와 알파고의 대결을 기억하시나요? 바둑계 최고 실력자와 인공지능 기계의 대결이라 초미의 관심을 받았었는데요. 알파고의 승리로 인공지능 기술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사건이었습니다. 2017년에도 흥미로운 대결이 있었는데요. 국제통역번역협회와 세종대학교가 주최한 인간과 인공지능의 번역 대결입니다. 결과는 10점 대 24.5점으로 인간이 월등한 점수로 승리했습니다.

번역의 경우 바둑처럼 승부가 명확히 갈리는 분야는 아니지만, 아직 번역은 인간이 인공지능 보다 앞서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죠. 하지만 2021년에도 이 승리는 유효할까요? 인공지능이 적용된 기계 번역으로 인해 기계 번역의 품질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고, 전문적인 번역 앱도 등장하면서 기계 번역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개발한 자동차 산업에 특화된 번역 앱 ‘H-트랜스레이터’도 등장하며 전문성도 갖추고 있습니다.

알파고 등장으로 기계 번역 품질도 향상

AI와 연결된 안드로이드의 모습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문맥의 차이를 반영해서 번역하는 기술까지 구현됐습니다

기계 번역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요? 1948년 미국의 수학자인 위렌 위버가 과학자들과 함께 자동 번역 실험을 처음 시도했습니다. 1954년에는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와 IBM이 러시아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문법 규칙이 6개이고 250개의 어휘로 구성된 시스템이었죠. 1990년대에는 자동 통번역 기술이 발전하였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번역 결과의 품질이 매우 낮아 활용이 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알파고로 인해 기계 번역의 품질도 향상됩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기술 성숙도가 높아졌음을 확인한 이들에 의해 기계 번역 기술이 발전했고, 딥러닝 기반의 신경망 기계 번역(NMT, Neural Machine Translation) 방식이 도입됐는데요. 그 결과, 기존의 통계 기반 번역(SMT, Statistical Machine Translation) 방식과 달리 전체 문장의 맥락과 문맥의 차이까지 반영해서 번역하는 기술을 구현했습니다. 번역 결과물에 있어서 획기적인 개선을 이룬 것이죠.

글로벌 기계 번역 시장 규모 차트. 2012년 7890만, 2016년 4억3300만, 2022년 9억8300만

기계 번역 시장 규모도 점점 성장하고 있습니다(자료 출처. Grand View Research)

실제 시장 규모도 기술의 변화에 맞추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리서치컨설팅 기업인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2012년 7,890만 달러에 불과했던 기계 번역 시장 규모는 변곡점을 맞은 2016년 4억 3,300만 달러로 성장했으며, 2022년에는 9억 8,33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 중

AI가 수행하는 번역

기계 번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기업이 번역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기계 번역 분야가 성장하면서 다양한 글로벌 기업이 기계 번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기계 번역 시장에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면서 다수의 학습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사업자가 지속적으로 품질을 향상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되었는데요.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 외에도 성과를 거두며 기계 번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나는 기업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작년 12월, 한국어와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인공신경망 기반의 기계 번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H-트랜스레이터(H-Translator)’를 공개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해온 인공신경망 기반 기계 번역 기술은 현대자동차그룹의 AIRS 컴퍼니(AIRS Company)와 강원대 산학공동연구팀이 참가한 국제 번역 품질 평가대회 WAT(Workshop on Asian Translation)에서 5개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기계 번역의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자동차 산업에 특화된 기계 번역 앱의 등장, H-트랜스레이터

H-트랜스레이터 앱을 사용하는 모습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자동차 산업에 특화된 번역 앱인 H-트랜스레이터를 공개했습니다

H-트랜스레이터는 자동차 산업에 특화된 번역 앱입니다. 자동차와 관련된 번역 데이터를 최대한 확보하고, 결재 및 사내게시판 문서나 자동차 전문 용어 사전과 같은 데이터도 학습해 자동차 산업에 최적화된 번역 엔진을 만들었습니다. 기존의 번역 플랫폼들은 자동차 관련 용어를 제대로 번역을 하지 못하는 한계점을 갖고 있었고, 임직원들은 사내 자료 유출 문제로 외부 번역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는데요. H-트랜스레이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사내 그룹웨어 번역기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올해 상반기, 사내 그룹웨어 번역기는 파워포인트, 엑셀, 워드 문서를 한꺼번에 번역하는 문서 번역 서비스로 출시하고, H-트랜스레이터는 임직원 간 커뮤니케이션에 중점을 두고 개선될 예정입니다.

실시간 대화방 번역 기능은 국내 최초로 구현된 기술입니다. 대화방에서 텍스트를 입력하면 말풍선 안의 문장이 번역 문장과 함께 실시간으로 제공됩니다. 예를 들어 한국어 사용자는 한국어로 텍스트를 입력하고 영어 사용자는 영어로 텍스트를 입력해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것이죠. 임직원간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을 지원하고, 자동차 산업에 특화된 번역 엔진을 통해 임직원 업무에 적합한 번역 결과를 보여줍니다.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서도 대화방에 입장할 수 있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QR코드나 URL로 대화방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검은색 무선 이어버드와 스마트폰

H-트랜스레이터는 향후 웨어러블 디바이스에도 적용될 계획입니다

H-트랜스레이터의 등장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임직원은 보안 걱정없이 자동차 산업에 특화된 번역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AI 기술을 활용해 임직원 간 소통을 강화하고, 번역에 쓰이는 시간을 절약해 업무 생산성도 높이는 일이 가능합니다. 미팅, 출장 상황에도 실시간으로 음성과 텍스트를 번역하고, 사진 번역 기능을 통해 문서 번역도 할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향후 웨어러블 디바이스에도 기계 번역 시스템을 탑재해 주머니나 가방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번역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H-트랜스레이터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재 H-트랜스레이터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에 출시하지 않고, 현대자동차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서비스 제공 중입니다. 향후 앱의 품질을 더 향상시켜 일반인들에게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임직원들은 스마트폰에서 모바일 오토웨이(Autoway)에 접속해서 업무시스템→ Autoway Apps→ H-Translator를 거쳐 앱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기계 번역은 필수 기술입니다. 가정에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와 모바일의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가 사람의 말을 파악하고 이해할 때 기계 번역을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분야가 발전할수록 기계 번역의 품질은 더욱 향상될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신기술이 번역기에 적용될까요? H-트랜스레이터의 발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 민준홍(커넥팅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