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3 현대오토에버
배리어프리(barrier free)라는 용어를 알고 계시나요? 고령자나 장애인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무는 행위를 총칭하는 단어입니다. 1974년 국제연합 장애인 생활환경전문가 회의에서 처음 사용됐던 이 용어는 일본, 스웨덴, 미국 등을 중심으로 주택이나 공공시설의 문턱을 없애자는 운동을 전개하면서 세계 곳곳으로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요즘에는 물리적인 장벽뿐만 아니라 자격이나 시험 등을 제한하는 법률적 장벽을 비롯해 장애인과 노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까지 허물자는 의미로 확대되어 쓰이고 있습니다. 현대오토에버는 2017년부터 배리어프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단법인 그린라이트와 함께 ‘배리어프리 앱 개발 콘테스트’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배리어프리 앱 개발 콘테스트는 2017년 장애인 앱 개발 콘테스트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습니다. 첫 대회 때 우수상을 받았던 앱은 숙명여자대학교 웹발전연구소가 선정한 추천 앱에 꼽히기도 했고요. 2018년 대회는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가 대회의 취지를 높이 평가해 제23회 장애인먼저실천상을 수여했습니다. 작년 대회 일부 수상작들은 KBS3 라디오 프로그램 ‘함께하는 세상 만들기’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현대오토에버는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앱을 개발하기 위해 2019년부터 대회 명칭을 배리어프리 앱 개발 콘테스트로 바꾸고, 앱 사용 대상을 장애인에서 사회 취약 계층으로 확대했습니다.
해당 대회는 앱 개발에 관심 있는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 검토를 거쳐 참가가 결정된 팀은 앱 제작에 필요한 전문 교육과 현대오토에버 임직원의 멘토링을 거쳐 앱을 개발합니다. 심사위원의 좋은 평가를 받은 우수 앱의 경우, 최종 개발을 거쳐 상용화되는데요. 상용화된 배리어프리 앱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지난 2월에 진행했던 2020 배리어프리 앱 개발 콘테스트의 주요 수상작 3개를 소개합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정도는 다른 장애인들보다 6배 정도 높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서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한 발달장애인의 비율이 약 86%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안드즈미’ 팀은 보호자와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앱 ‘큐즈미’를 개발했습니다. ‘큐즈미’는 모바일 앱으로 제작된 카드형 의사소통 도구인데요. 앱 화면에 있는 ‘아파요’ ‘배고파요’ 등의 글씨가 적힌 관련 사진을 누르면 음성과 자막이 재생됩니다. 카드는 발달장애인에게 익숙한 사진과 보호자의 음성으로 다양하게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중복 터치 방지 기능을 적용해 보호자가 발달장애인의 의사 표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앱에서 보호자가 지정한 카드를 발달장애인이 사용하면 보호자의 SMS로 알림을 보내는 기능도 적용했습니다. 자주 사용한 카드를 순서대로 정렬할 수 있어 발달장애인이 주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보호자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각 카드에는 코드 번호가 있어 같은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끼리 카드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장밋빛 미래’ 팀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수식, 수학 문제를 촬영하면 알아서 읽어주는 앱을 만들었습니다. 국내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수식 음성 변환 규칙 표준’이 있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실정이고, 이전까지는 수학 수식과 한글이 혼용된 문서를 인식해서 읽어주는 앱도 없었는데요. 중고등학교 점자 수학 참고서는 매우 제한적이고, 수능 연계 교재도 점자책이 늦게 나와 시각장애인이 수능 공부를 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습니다. ‘수수방관’ 앱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점자가 없는 일반 수학 참고서도 사진을 찍기만 하면 국립장애인도서관 수식 독음 규정에 맞춰 수학 문제를 읽어줍니다. 점자 파일로 가공할 수도 있고, 독음을 저장하고 필요할 때 다시 들을 수도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수학 공부에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2020 배리어프리 앱 개발 콘테스트는 장애인 외에 결혼 이민자의 삶에도 주목했습니다. ‘동화’ 팀은 결혼 이민자의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결혼 이민자의 가정 폭력과 소통의 어려움은 해결되고 있지 않다는 문제를 발견하고 결혼 이민자의 가정 폭력 예방 앱 ‘돌핀’을 개발했습니다. 앱에는 클리닉 서비스, SOS 서비스, 안심 노트 서비스가 제공되는데요. 클리닉 서비스는 위치 기반 서비스를 통해 진단 결과에 맞는 병원 위치와 번역된 의학 용어를 바탕으로 결혼 이민자의 몸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SOS 서비스는 위험 상황에 노출됐을 때 보호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번호를 등록하는 기능이고요. 안심 노트로 가정 폭력의 내용을 기록하면서 증거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가정 폭력이 발생해도 어떻게 대처하는지 몰랐던 결혼 이민자에게 해당 앱은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배리어프리 앱을 살펴보니 참가자들의 치열한 고민과 사회 취약 계층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데요.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배리어프리 앱 개발 콘테스트는 다시 한번 힘찬 발걸음을 시작합니다. 홈페이지에서 5월 21일까지 2021 배리어프리 앱 개발 콘테스트 참가자 모집을 진행 중인데요.
이번 콘테스트는 3명으로 구성된 대학(원)생 팀만 참여할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대학(원)생 3명과 지도교수 1명이 팀을 구성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대회의 공신력도 한층 더 강화됐는데요.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상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으로 대상 명칭이 변경됐습니다. 사회 취약 계층에게 필요한 앱을 개발하고, 과학기술부 장관상까지 받을 수 있는 기회!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기술을 직접 만들고 싶다면 현대오토에버 ‘배리어프리 앱 개발 콘테스트’의 문을 두드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