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4 현대자동차그룹
도심은 늘 교통난에 시달립니다. 러시아워로 길은 막히고, 주차공간은 부족합니다. 대중교통은 도심 곳곳을 촘촘히 연결하며 이러한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합니다. 대중교통 이용이 얼마나 편리한지가 그 도시의 발전 지수를 알아보는 척도이기도 하죠. 이처럼 시민들의 편의에 초점을 맞춰 운영되어 온 대중교통이 최근에는 친환경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배출 가스 저감에 도움이 되지만, 나아가 대중교통 자체를 친환경차로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 트램, 택시가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1. 스위스의 TOSA 전기 버스
먼저, 시내를 가장 촘촘하게 연결하는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를 살펴보겠습니다. 친환경 버스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나라로는 스위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TOSA(Trolleybus Optimisation Systeme Alimentation) 전기 버스가 그 주인공입니다. 전기 버스를 원활히 운행하기 위해서는 전력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한데요. 이 버스는 ‘플래시(Flash) 충전’ 기술로 전력을 충당합니다. 15초 만에 전기 버스 배터리에 400kW의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TOSA 버스는 3, 4개 간격의 정류장마다 이 충전 기계를 설치해 승객이 승하차 시 충전을 진행합니다. 운행과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 대용량 전지를 사용할 필요 없이 더 넓은 공간으로 많은 승객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충전에 사용되는 전력은 스위스 운하를 활용한 친환경 수력발전으로 얻어, 친환경 대중교통 시스템의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 부산의 일렉시티 전기 버스
국내에서는 부산시가 전기 버스 도입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부산시 곳곳을 누비고 있는 전기버스 ‘일렉시티’는 현대자동차가 2010년부터 약 8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탄생한 전기 버스입니다. 2017년에 1호 차를 전달하며 승객들을 만나기 시작했죠. 일렉시티는 256kWh 고용량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적용돼 1회 충전(72분)으로 최대 319km를 주행할 수 있고, 30분 만의 단기 충전만으로 170km 주행이 가능합니다.
일렉시티는 주행거리뿐만 아니라 고객 안전과 편의 사양도 갖추고 있습니다. 저상버스로 설계해 차체가 높아 실내가 넓어 보이고, 앞뒤 출입문에는 계단 없이 경사판으로 설계해 휠체어나 유모차가 탑승하기 쉽습니다. 실내에는 서서 몸을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힙 레스트(Hip Rest)와 실내 화물 적재함으로 편의를 높이고, 앞뒤 출입문 초음파 센서도 적용해 안전한 승하차를 돕습니다.
1. 폴란드 바르샤바 트램
두 번째로 살펴볼 대중교통은 ‘트램’입니다. 트램은 도로 위에 깔린 레일 위를 주행하는 노면전차로 화석연료가 아닌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해 오염물질 배출이 적고 미세먼지 저감에도 효과적입니다.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트램을 이용해왔는데요.트램이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풍경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트램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요. 현대로템의 경우 작년 6월 폴란드 바르샤바시 일대 노선을 운행하는 트램 납품을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트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사업을 따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큰데요. 트램에 에너지 효율이 높은 추진장치를 적용하고 최적화된 설계를 통해 소비전력을 낮출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폴란드에 납품하게 될 현대로템의 트램은 5모듈 1편성(양방향/단방향 운전실)과 3모듈 1편성 세 가지 타입으로 구성되며 최대 시속 70km로 설계돼 약 240명(160명/3모듈)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트램의 특수한 운영 환경과 발주처의 요구사항을 고려해 차량이 일정 거리(최소 120m 이상)에서 무가선으로도(외부 전력 공급 없이) 운행할 수 있도록 제작할 예정입니다.
2. 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
트램은 현재 수소전기열차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수소전기열차는 물 이외의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친환경 열차입니다. 전선과 변전소 등의 급전 설비가 필요하지 않아 전력 인프라 건설과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죠. 무엇보다 열차는 운송 거리가 멀고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이동 수단이라는 점에서 수소 에너지의 친환경성과 효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로템이 수소전기열차 개발을 위한 MOU를 맺고 2020년까지 시제 열차 제작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연료전지 공급과 관련 기술을 지원하고, 현대로템은 수소전기열차를 제작하고 수소연료전지와 차량 간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개발, 검증할 예정입니다. 이 트램은 1회 충전에 최대 200km의 주행 가능 거리, 최고속도 70km/h의 성능을 목표로 개발 중입니다.
1. 프랑스 수상택시
세 번째로 살펴볼 대중교통은 ‘택시’입니다. 택시는 목적지로 가는 가장 확실하고 편한 대중교통이지만 버스나 트램 만큼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친환경과는 가깝지 않은 교통수단으로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친환경 택시에 대한 고민이 늘고 기술이 뒷받침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물 위를 날아가는 수상택시가 등장해 화제입니다. 원리는 비행기와 같은데요. 비행기는 날개의 위쪽과 아래쪽의 단면적 차이에 의해 생기는 공기의 양력에 의해 날게 됩니다. 프랑스의 씨버블(Seabubbles) 사는 이러한 원리를 물에 동일하게 적용합니다. 수상택시는 운전석을 포함해 5개의 좌석이 있으며 승객이 올라타고 문이 닫히면 자율 주행으로 움직입니다. 최고속도는 28km/h이며, 속도가 시속 12km에 달하면 물 위로 살짝 떠서 달리기 때문에 물의 움직임에 따른 위험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수면 위 평형 장치가 구동되어 있어 승차감도 좋다고 하네요. 이 수상택시는 100% 전기 동력을 사용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낮은 전력으로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5시간 충전으로 40km 운행이 가능하죠. 전용 선착장은 물의 움직임과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는 수상택시 충전에 사용됩니다.
2. 울산 수소 택시
국내에는 수소전지로 운행되는 택시가 시범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투싼ix 수소전기차인데요. 2016년 울산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해 2019년 9월부터 서울에서도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수소전기차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과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으며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에 의해 물만 배출합니다. 바깥의 산소를 빨아들여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공기 속의 오염물질들을 걸러내 대기를 정화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특히 수소전기차는 고성능 공기정화 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차량 1대가 중형 디젤차 2대가 배출하는 미세먼지의 양을 정화할 수 있는데요. 수소 택시가 도심 대기 질 개선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019년 9월부터 서울 시내를 주행한 수소 택시는 평균 3만km를 운행하며 2만2천여 명의 승객을 태웠습니다. 현재 서울에서는 10대의 수소 택시가 운행 중입니다.
세계적으로 대기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미세먼지와 매연 저감 등 대기 질 개선을 위한 친환경 대중교통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의 경우, 전기 버스 도입이 더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서울시는 지난 2년간 전기 시내버스 135대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두 배 규모인 325대를 추가 도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트램의 경우 건설 비용이 지하철이나 경전철보다 적게 든다는 점에서 10여 곳이 넘는 지자체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죠. 수소 택시는 더 많은 대도시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운행을 확대하고 2040년까지 8만 대로 늘려갈 예정입니다.
현재는 친환경 대중교통이 도입 단계이다 보니 만나면 인증샷을 촬영할 정도로 특별하게 느껴지는데요.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질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친환경 교통수단에 관심을 둔다는 것, 바로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를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