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6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는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뛰어난 경제성과 청정한 성능, 매끈한 주행감 등 전기차는 고유의 특징 덕분에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런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많은 부분이 다릅니다. 구동 원리는 물론, 자동차를 사용하고 관리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전기차에 이제 막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 그 ‘다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기차라고 복잡한 건 없습니다. 특성을 알면 오히려 이해가 쉽습니다. ‘전기차 백과사전 A to Z’ 1편에선 전기차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의 역할과 구동 원리를 알아보겠습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으로 모터를 회전하여 주행합니다. 화석 연료를 연소 시켜 구동 에너지를 얻는 내연기관차와 가장 큰 차이점이죠. 따라서 전기차에는 기존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엔진과 변속기가 없습니다. 대신, 전기 동력과 관련된 부품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구동모터, 감속기, 배터리, 온보드차저, 통합전력제어장치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모두 배터리의 전력으로 모터를 구동하기 위한 부품입니다.
구동모터
구동모터는 전기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전환하여 바퀴를 굴립니다. 모터를 구동 장치로 사용하며 얻는 장점은 다양합니다. 일단, 주행 중에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매우 적습니다. 그래서 전기차에 처음 탑승한 분들은 전기차 특유의 조용하고 안락한 승차감에 놀라곤 합니다. 또한 전기차의 파워트레인은 엔진보다 크기가 작아 공간활용성을 높이는데 유리합니다. 남는 공간을 실내 공간이나 짐 공간 확장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구동모터는 발전기로도 활약합니다. 내리막길 등 탄력 주행 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주행 중 속도를 줄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회생제동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의 일부 전기차에는 회생제동을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의 패들시프트를 통해 감속과 회생제동 수준을 단계별로 조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효율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운전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감속기
감속기는 모터의 특성에 맞춰 동력을 바퀴에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변속기입니다. 하지만 변속기가 아닌 감속기라고 부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모터는 분당 회전수(RPM)가 내연기관 엔진보다 훨씬 높습니다. 회전수를 상황에 맞게 바꾸는 변속이 아닌, 회전수를 하향 조정(감속)해야 하죠. 감속기는 모터의 회전수를 필요한 수준으로 낮춰 전기차가 더 높은 회전력(토크)을 얻을 수 있도록 합니다.
배터리
배터리는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부품으로, 내연기관차의 연료탱크에 해당합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보통 배터리 용량에 따라 좌우됩니다. 배터리 용량이 클수록 주행거리도 늘어나는 것이죠. 그러나 배터리 용량을 키우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배터리가 차지하는 부피와 무게 때문입니다. 큰 배터리를 얹으면 실내 공간 및 짐 공간이 줄어들고, 에너지 효율이 떨어집니다. 운동성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죠. 따라서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효율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여야 합니다. 크기가 작고 가벼우면서 전기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저장해야 하는 것입니다. 주행가능 거리가 길수록 충전 횟수가 줄어들어서 전기차 생활이 한층 더 편리해집니다.
최근 출시된 전기차는 배터리 기술 발전에 따라 에너지 밀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덕분에 1회 충전 주행거리도 초기 전기차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기아자동차 쏘울 부스터 EV의 경우 64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386km를 달릴 수 있습니다(국내 인증 기준). 배터리 수명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 패턴에 따라 수명이 달라지는데, 일상적인 사용 조건이라면 폐차할 때까지 배터리 내구성에 대한 걱정 없이 운행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배터리 전력을 100% 방전될 때까지 주행하고 다시 충전하는 경우라면 1,000회, 배터리 전력 50%를 사용하고 다시 충전하는 경우라면 5,000회, 전력 20%를 사용하고 다시 충전하는 경우라면 8,000회까지 배터리 사용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쏘울 부스터 EV를 하루에 약 77km(전력 20% 사용 시)를 운행한다고 가정하면 8,000일(약 22년) 동안 배터리 교체 걱정 없이 차량을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Battery Management System, BMS)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하 BMS)은 이런 수많은 배터리(셀)를 하나의 배터리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합니다. 전기차의 배터리는 수십 개에서 수천 개에 이르는 셀로 이뤄져 있는데, 각 셀의 상태가 비슷해야 배터리의 내구성과 성능이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BMS는 배터리와 일체형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으며, 통합전력제어장치(EPCU)에 포함되기도 합니다. 셀의 충전 및 방전 상태를 감시하고, 배터리에 이상이 감지될 경우 릴레이(특정 조건에서 다른 회로를 개폐하는 장치)를 통해 자동으로 배터리의 전원을 잇거나 끊습니다.
배터리 히팅 시스템
배터리는 낮은 온도에서 충전량이 감소하며 충전 속도도 느려집니다. 배터리 히팅 시스템은 배터리를 최적의 온도로 유지시켜 동절기 성능 저하를 예방하고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장치입니다. 또한 충전 시에도 적정 온도를 유지해 충전 효율성을 높입니다.
온보드차저(On Board Charger, OBC)
온보드차저(이하 OBC)는 완속 충전을 하거나, 휴대용 충전기로 가정용 플러그에 꽂아서 충전할 경우, 차량에 입력된 교류 전원(AC)을 직류 전원(DC)으로 변환하는 장치입니다. 교류를 직류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인버터와 비슷해 보이지만, OBC는 충전을 위한 장치이며 인버터는 차량 가속과 감속과 관련된 장치라는 점에서 그 역할이 다릅니다. 참고로 급속 충전은 직류를 이용합니다.
통합전력제어장치(Electric Power Control Unit, EPCU)
통합전력제어장치(이하 EPCU)는 차량 내 전력을 제어하는 장치를 통합하여 효율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며 인버터, LDC, VCU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인버터(Inverter)
인버터는 배터리의 직류 전원(DC)을 교류 전원(AC)으로 변환하여 모터의 속도를 제어하는 장치입니다. 가속과 감속 명령을 담당하므로 전기차의 운전성을 높이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2. LDC(Low voltage DC-DC Converter)
LDC는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의 전압을 저전압(12V)으로 변환해 전장 시스템에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입니다. 고전압 배터리는 높은 전압을 사용하지만, 자동차의 전장 시스템은 낮은 전압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변환하는 장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3. VCU(Vehicle Control Unit)
VCU는 EPCU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입니다. 차량 내 전력 제어기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모터 제어, 회생제동 제어, 공조 부하 제어, 전장 부하 전원공급 제어 등 차량의 전력 제어와 관련된 대부분을 관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