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7 현대자동차
16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워즈오토(WardsAuto)’가 선정하는 ‘2020 워즈오토 10대 엔진 & 동력 시스템(2020 Wards 10 Best Engines & Propulsion Systems)’ 수상식이 열렸다. 이 상은 2019년의 가장 우수한 엔진 및 동력 시스템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워즈오토(Wards Auto)는 1924년 출간된 미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로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95년부터 매년 선정해 온 ‘10대 엔진’은 세계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어 자동차 엔진 기술 분야의 권위 있는 평가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동력시스템을 선정하는 자리에서 현대차는 2개를 동시에 수상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쏘나타 센슈어스의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과 코나 일렉트릭의 150kW 전기차 동력 시스템이다.
세계 최고의 엔진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된다. 우선 엔진 출력과 토크 수치, 연비 등의 제원을 1차적으로 비교한다. 그리고 나서, 실제 주행을 통해 가속감, 엔진 반응속도, 연료소비효율, NVH 성능, 파워트레인 신기술 등을 꼼꼼히 비교한다. 평과 결과는 최대한 객관화된 체크시트에 기록돼 순위가 매겨진다. 또한 평가 요소에는 제원, 주행 평가뿐 아니라 추후 차량을 매핑 및 튜닝할 경우 파워트레인이 가진 잠재 능력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까지도 들어있다. 워즈오토의 베스트 10대 엔진에 오른 파워트레인의 면면이 화려한 이유다.
현대차는 지난 2008년 1세대 제네시스(BH)에 탑재된 V8 4.6L 타우엔진으로 워즈오토 10대 엔진을 처음 수상했다. 타우엔진은 당시 현대·기아차에서 가장 배기량이 큰 엔진으로 자연흡기 방식에 최고 최고출력은 366마력에 최대토크는 44.8kgf·m를 뿜어내는 고성능 엔진이었다. 타우엔진은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됨으로써 2년 연속으로 세계 10대 엔진상을 거머쥐었다.
그 이후로도 현대·기아차는 2012년과 2013년을 제외하고 매년 워즈오토 10대 엔진을 수상하며 파워트레인 기술력을 입증했다.
2014년에는 당사 최초로 내연기관 기반이 아닌 투싼 수소전기차 시스템이 10대 엔진에 선정됐다.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기술력을 선도한 것은 비단 최근의 일이 아닌 것이다. 2018년에는 넥쏘의 113kW 수소전기 시스템이 다시 한번 세계 10대 엔진을 수상하며 수소전기 시스템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주목할 점은 2018년에 현대차에서 두 개의 파워트레인이 선정됐는데, 모두 친환경 파워트레인으로 코나 일렉트릭의 전기 파워트레인과 넥쏘의 수소전기 파워트레인이었다. 10대 엔진을 수상한 이래로 한 브랜드에서 친환경 파워트레인 2종이 동시 선정된 것은 최초이다.
수상 이력을 살펴보면 현대·기아차의 파워트레인 기술이 한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연기관에서는 자연흡기 방식과 터보 방식, 그리고 4기통, 6기통, 8기통이 모두 수상했다. 또한 친환경차 파워트레인 기술을 선도하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전기차 시스템 및 수소전기차 시스템이 모두 10대 엔진에 선정됐다. 현존하는 자동차 동력 시스템의 대부분에서 현대ㆍ기아차가 한 번 이상은 10대 엔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베스트 10대 엔진에 현대차 파워트레인 2종이 선정됐다. 그 대상은 바로 쏘나타 센슈어스의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과 코나 일렉트릭의 ‘150kW 전기차 동력시스템’이다. 그리고 그 의미는 매우 특별하다.
이유는 '베스트 10대 엔진 & 추진 시스템(10 Best Engines & Propulsion System)'이라는 새롭게 바뀐 상 이름에서 찾을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이 전통적인 내연기관에 벗어나 전동화로 대변되는 친환경 파워트레인으로 바뀌는 시대적 흐름이 반영된 결과다.
"자동차 산업은 혁신적인 내연기관 개발을 계속하면서 동시에 하이브리드, 배터리 기반 전기차,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에 투자함으로써 엄청난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워즈오토 수석 콘텐츠 디렉터 드루 윈터의 말에서 이런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이렇게 워즈오토의 상이 전동화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바뀐 첫해에, 현대차의 엔진과 전기차 동력시스템이 10대 엔진에 동시에 선정됐다는 데서 그 의미는 더욱 커진다. 한 제조사에서 엔진과 전기차 동력시스템을 동시에 수상한 적은 여지껏 BMW만 고작 한 번 있을 뿐이다. 내연기관과 전기차 동력시스템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동시에 갖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숙성된 내연기관의 기술력 뿐 아니라 전동화 흐름에 발맞춰 전기차 시스템에도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동시에 보유했기 때문에 두 시스템이 동시에 세계 10대 엔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기존에는 밸브가 언제 열리는지 또는 밸브가 얼마나 열리는지 여부만 제어했기 때문에 연비와 성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었다. 그러나 CVVD 기술은 시간에 구속되지 않고 밸브를 열고 싶을 때 열고, 닫고 싶을 때 닫음으로써 연비와 성능을 모두 만족시키는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을 가능하게 해줬다. 성능은 4% 이상, 연비는 5% 이상 향상되며 배출가스 또한 12% 이상 저감할 수 있다.
저압 배기가스 재순환(Low Pressure-EGR, 이하 LP-EGR) 시스템도 스마트스트림 G1.6 T-GDi의 핵심기술 중 하나이다. 배기가스 중 일부를 엔진 흡기계로 재순환시켜 연소실 온도를 낮추는 게 EGR 시스템의 기본 기능인데 LP-EGR은 한발 더 나아가 배기가스를 흡기계가 아닌 터보차저 컴프레셔의 앞단으로 유입시킨다는 차이가 있다. 이를 통해 터보차저의 온도를 낮추고, 많은 부하가 걸리는 영역 대에서 효율을 높여준다.
엔진 온도를 빠르게 높이거나 낮추는 통합열관리 시스템(ITMS : Integrated Thermal Management System)도 더해졌다. ITMS는 냉각수 온도 제어를 최적화해준다. 예를 들어 엔진이 식어 있는 상황에서 엔진과 변속기 오일 온도를 빠르게 상승시켜 마찰을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엔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기존 현대차의 터보 엔진 대비 연료 분사 압력을 250바(bar)에서 350바로 증가해 응답성과 연소효율을 개선한 것도 눈에 띈다. 또한 엔진 곳곳에 마찰을 최소화하는 마찰 저감 엔진 무빙 시스템(FOMS : Friction-Optimized Moving System)이 더해져 기존 엔진 대비 기계 마찰이 34%나 줄었다. 마찰이 줄어들면 당연히 연비와 엔진 반응성이 향상된다.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은 현재 현대차의 쏘나타 센슈어스와 기아차의 3세대 K5에 탑재돼 그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최고출력은 180마력이며, 최대토크는 27.0kg·m이고 특히 실제 운전영역 대에서 운전자가 느끼게 되는 성능도 높여줬다. 연비는 리터당 13.2~13.7km이다.(쏘나타 센슈어스 기준)
코나 일렉트릭의 동력 시스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워즈오토 베스트 엔진으로 뽑혔다. 코나 일렉트릭의 전기모터는 고효율·고출력 영구자석 모터를 사용해 최고출력은 204마력(150kW)이고, 최대토크는 40.3kg·m에 달한다. 이런 힘 덕분에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맹렬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코나 일렉트릭은 통합전력제어장치(EPCU, Electric Power Control Unit)를 통해 제어를 최적화했다.
배터리 시스템에서는 수냉식 냉각시스템을 통해 기존의 공냉식 냉각시스템보다 냉각 효율을 높여 64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를 가능하게 했다. 이를 통해 1회 충전 이동거리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충전소가 아직 부족한 환경에서 전기차의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거리는 전기차 구매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배터리 완충 시 최대 406km를 갈 수 있을 정도로 효율성이 좋다. 충전 없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100kW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54분 만에 배터리를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자체 평가 기준)
앞서 언급한 대로 워즈오토가 세계 최고의 파워트레인을 선정하는 과정은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2년 연속 2개의 파워트레인으로 이 상을 수상했으며, 내연기관과 전기차 동력시스템이 각각 하나씩 선정되는 영예를 차지했다. 이로써 자동차의 심장을 만드는 기술에서 세계 최고임을 입증했다.
워즈오토 관계자는 스마트스트림 G1.6 T-GDi에 대해서 “엔진 기술 수준은 정말 높다” 면서 “강력한 성능과 높은 효율성을 확보해 데일리카로 손색이 없고 세계 최초로 CVVD 기술이 적용됐다”고 평했다.
또한 코나 일렉트릭 동력시스템에 대해서는 “내연기관 차량에 뒤지지 않는 충분한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며 “2019년 고가의 여러 전기차 신모델이 출시됐지만 코나의 주행거리는 여전히 최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로 다양한 라인업을 확대해 내연기관 및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