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ia EV9이 1회 충전으로 501km를 주행할 수 있는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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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의 전동화 플래그십 SUV인 The Kia EV9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전장 5m를 넘는 3열 전동화 SUV가 단 1번의 충전으로 501km를 주행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지 소개한다.

기아 EV9의 모습

램프류를 비롯해 EV9 곳곳에 소모전력을 저감하기 위한 노력이 깃들었다

디자인, 주행 성능, 연비, 실내 공간, 안전, 편의성, 브랜드 가치 등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그 대상이 전기차라면 기준이 더 까다로워진다. 충전 및 주행 가능 거리까지 꼼꼼히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달과 충전 인프라의 확장 덕분에 충전 속도 및 충전 편의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분은 여전히 중요하게 생각되고 있다. 


기아의 전동화 플래그십 SUV인 The Kia EV9은 전기차가 필요로 하는 모든 조건을 두루 갖추고 등장했다. 기아 디자인 철학을 담은 대담한 디자인, 널찍한 실내 공간, 현대자동차그룹 E-GMP 기반의 전기차 중 최초로 탑재한 99.8kWh 용량의 4세대 고전압 배터리, 800V 고전압 시스템을 바탕으로 24분 만에 10%에서 80%까지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성능, 400V/800V 멀티 충전 시스템을 활용한 충전 편의성 등이 대표적이다.

기아 EV9의 주행 모습

EV9은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을 활용해 우수한 효율과 전비, 최대 501km의 주행 가능 거리를 구현할 수 있었다

기아 EV9의 공력 아이템들

EV9에는 차체 곳곳에 공력 성능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요소들이 다양하게 적용됐다

Q. 3D 언더커버 외의 공력 아이템으로 19인치 휠, 프런트 범퍼의 에어커튼이 언급됐습니다. 이와 함께 다른 공력 개선 아이템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신용수 책임 | 19인치 휠과 에어커튼은 디자인 측면에서 공기 흐름이 최대한 차량 측면에 붙어 흐르게 함으로써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공력 성능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특히 EV9은 휠 에어커튼의 입구를 전면 그릴부까지 연장해, 프런트 범퍼 하단부에 집중되는 유동 일부를 측면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밖에 적용된 공력 아이템으로는 액티브 에어 플랩, 리어 스포일러 및 사이드 가니시, 프런트 휠 디플렉터 및 스트레이크, 리어 휠 디플렉터, 리어 범퍼립 등이 있습니다.

기아 EV9의 주행 모습

EV9은 대형 SUV가 필요로 하는 실내 공간과 전기차의 필수 조건인 주행 가능 거리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공기역학적으로 개발됐다

Q. EV9의 공력 성능(CD 0.28)과 복합 전비(4.2km/kWh, 국내 2WD 19인치 휠 기준)는 얼핏 아주 뛰어난 수치는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너비가 2m에 육박하고 길이가 5m가 넘는 3열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효율을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듯합니다. 


신용수 책임 | 차량의 공력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뒤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유선형의 프로파일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EV9 개발 초기부터 견고하고 강인해 보이는 SUV 디자인 콘셉트 구현, 3열 및 적재 공간 확보라는 목표가 확실했기 때문에 유선형 차체를 구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디테일한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전륜 휠 아치 가니시가 대표적입니다. 이곳의 미묘한 곡률 변화는 담당 디자이너와 함께 수작업으로 클레이 모델을 수차례 깎아가며 풍동 테스트에 투입한 뒤 공기 저항에 미치는 변화를 거듭 확인하는 작업을 통해 공기 저항을 줄이는 데 최적의 형상을 찾아낸 결과물입니다.

기아 EV9의 통합형 전동 부스터

EV9에 처음 적용된 2세대 통합형 전동 부스터는 중량과 패키징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기아 EV9의 열선 시트 모습

EV9에는 소비전력 저감을 위해 1, 2열 시트에 저전력 열선이 적용됐다

시트설계2팀 이상수 책임 & 전기차성능시험1팀 정대기 PL(Project Leader) | 기존 열선 대비 1열 시트(운전석, 동승석)를 1시간 사용하는 조건에서 약 20~25W의 전력을 저감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난방 성능의 최대 온도 조건은 기존 제품과 동일하지만, 승온 속도를 개선해 목표 온도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약 10% 단축됐습니다. 시트 열선 사용 시 주행 거리 및 전비를 측정하는 평가 모드가 법규로 따로 마련된 게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를 수치로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히터 대신 열선을 사용하는 게 전기차의 난방 전력을 저감하는 데 효과적이긴 합니다. 공조 및 시트 열선을 사용하지 않는 상온 주행 거리에 대한 영향도 측면에서 설명하자면, 전장에 걸리는 부하 10W당 주행 거리 및 전비에 약 0.2%의 영향을 미칩니다. 공조 장치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 시트 열선의 영향도는 줄어들기 때문에 10W당 0.1~0.2% 정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최대일,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