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7 현대자동차그룹

폐자원을 청정 에너지로 만드는 방법,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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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손꼽히는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그리는 수소 사회는 생산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는 그린 수소의 개념과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을 소개한다.

574억 톤. 지난 2022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온실가스의 양이다. 국가라는 개념이 생겨난 이래 역대 최대치였던 온실가스 중 무려 4분의 3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열역학적으로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의 완전한 배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탄소중립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에너지원은 존재한다. 바로 차세대 청정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수소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흔한 원소다. 자연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고 화학에너지 함량도 굉장히 높다. 게다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화석연료와 달리 에너지로 사용 시 유해물질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이렇게 청정 에너지원으로써 가치가 높은 수소의 생산을 위해 각국의 정부와 글로벌 기업이 손을 잡고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수소의 저장과 운송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그 결과 전 세계 수소 생산량은 *9,500만 톤 수준으로 2019년 대비 약 20% 늘어나며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또한 업계는 2030년에 수소 생산량이 무려 1억 1,0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2022년 기준


수소의 컬러가 담고 있는 의미

그러나 수소의 생산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탄소중립에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수소는 대부분 화석연료의 수증기 개질을 통해 생산되는데, 이 방식은 생산되는 수소 질량의 10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한다. 에너지 업계는 ‘그레이 수소’라고 불리는 화석연료 기반의 수소 생산 기술을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친환경 공법을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개선한 ‘블루 수소’ 기술이 있다. 블루 수소의 경우, 생산 방식은 그레이 수소 기술과 동일하지만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Storage) 기술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6%나 줄일 수 있어 환경 보호 측면에서 높은 성과를 보인다. 그러나 추가적인 공정 탓에 생산 비용이 다소 높은 편이다.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그린 수소기술은 가장 이상적인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이다. 그중 수전해 방식은 대표적인 그린 수소 기술로, 물에 전기 에너지를 가할 때 일어나는 산화와 환원 반응을 통해 산소와 수소를 만들어 낸다. 수전해는 사용하는 전해질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나뉘며,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전력원으로 사용하면 모든 과정에서 단 1g의 온실가스도 배출하지 않는다.

온실가스 없는 수소의 대중화 이끌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


블루 수소, 그린 수소와 같은 청정 수소 생산 기술은 이와 같은 친환경성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 중이다. 실제로 13개 에너지 기업이 엮인 협의체,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는 리포트를 통해 2030년 블루 수소와 그린 수소의 생산량이 각각 1,300만 톤, 2,500만 톤으로 전체 수소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현황 속에서 폐자원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자원순환형 기술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 중이다. 기술은 환경에 영향을 주는 폐기물 오염 문제를 해결하면서, 에너지원을 생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로 수소 생산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기기 위한 현대자동차그룹 수소 밸류 체인의 핵심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자원순환형 기술이다. ‘HTWO Grid’라는 솔루션 아래, 현대차그룹은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과 운송, 그리고 활용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 그룹사의 수소 관련 기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생산 단계에서는 수전해와 폐자원을 활용해 탄소 배출 없는 수소 생산을 목표로 삼았다. 

현대차그룹의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은 크게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만드는 W2H(Waste to Hydrogen)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P2H(Plastic to Hydrogen) 이루어진다음식물 쓰레기나 가축의 분뇨, 하수 찌꺼기 등을 자원으로 삼는 W2H 기술은 폐기물을 모아 이물질을 골라내고 파쇄하는 등의 전처리 공정으로 시작한다. 전처리 공정을 통해 폐기물의 *혐기성 소화 효율을 높이고 안정적인 소화 공정이 이뤄질 있도록 가공한다.

 

*혐기성 소화: 생분해성 유기물이 무산소 상태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


전처리를 거친 유기성 폐기물은 혐기성 소화조의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발효 처리 과정을 밟는다. 여기서 메테인(CH₄)과 이산화탄소로 이뤄진 기체혼합물, ‘바이오가스’를 생성한다. 이후 바이오가스를 탈황장치로 정제 및 *고질화(Upgrading)하여 바이오메탄(CH₄)으로 만든다. 그리고 다시 고온의 수증기로 개질(Reforming)하면 수소와 일산화탄소의 기체혼합물(3H₂ + CO)인 합성 가스가 된다.



마지막으로 압력변동흡착(PSA, Pressure swing Adsorption) 정제기에 합성 가스를 넣어 일산화탄소를 분리하면 순도 99.9% 수소를 생산할 있다. 잉여물인 일산화탄소(CO) 전환 반응기를 거쳐 다시 한번 수소 생산 원료로 활용된다. 또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블루 수소 기술과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액화탄산과 같은 다른 에너지로 제조하여 판매한다. 이렇게 생산한 수소는 수소 생태계를 구성하는 여러 방면으로 활용된다. 가령 연료전지의 발전을 위한 연료나, 친환경 선박 연료, 수소차 충전 등에 쓰인다.

 

*고질화(Upgrading) : 메테인(CH) 함량 60% 정도의 바이오가스를 97% 이상의 고순도 바이오메탄(CH)으로 만드는 공정


HTWO Grid 솔루션에서는 현대건설과 현대로템이 협업해 W2H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2008년 바이오가스 연구 개발 원천 기술을 확보한 현대건설은 지역 단위 자원 독립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W2H의 기술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2016년부터 운영 중인 ‘충주시 음식물 바이오 에너지센터’가 좋은 예다. 이곳은 음식물 쓰레기에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지역 단위의 미니 수소 생산 허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생산한 바이오가스는 그린 수소 충전소에 공급되며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에 기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와 같은 운반 및 저장 과정의 비용 저감으로 수소 자원의 독립성을 높였으며,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지역 및 국가별로 특화된 자원순환 패키지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폐플라스틱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P2H 기술

플라스틱 폐기물은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약 3억 5,000만 톤이 발생하는 범지구적인 골칫덩이다(2022년 기준). 이렇게 생긴 플라스틱 폐기물은 현재 절반 이상을 태워 없애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유해 물질과 더불어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 및 기업들이 플라스틱의 다양한 재활용 방안을 고안 중인 이유다.

 

폐플라스틱을 자원으로 삼는 P2H 기술은 탄소와 수소가 연결되어 만들어진 플라스틱의 화학적 특성을 활용한다. 수소의 생산과 더불어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활용해 환경 문제까지 해결하는 만큼, P2H 역시 이상적인 수소 생산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대규모로 수소 생산이 가능해 많은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기술의 대중화를 시도 중이다.

폐플라스틱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의 기본적인 틀은 폐기물을 활용한 에너지 생산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주택/사업장에서 분리 배출한 폐플라스틱 중 재활용이 불가능해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복합 소재의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쓴다. P2H 전처리 공정은 수거한 폐플라스틱을 세척해 불순물을 제거한 후 크기와 원료 비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선별한다. 이후 분쇄한 플라스틱을 작고 균일한 알갱이(Pellet) 형태로 만들고, 압출기(Extruder)에서 고온 압출해 액체 상태의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뒤이어 용융된 플라스틱에 산소와 수증기를 주입해 가스화 반응을 일으킨다. 이 가스화 반응을 통해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이루어진 합성 가스를 만들어낸다. 이때 수소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산화탄소를 수소로 전환하는 수성전환공정과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정제 과정을 차례로 거친다. W2H와 마찬가지로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산업용으로 재활용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구축 예정인 P2H 사업장 조감도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 체인 완성을 위해 P2H(Plastic to Hydrogen)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은 P2H 기술이 연간 12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하며, 연간 2.3만 톤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렇게 생산된 수소를 연료전지발전, 수소 모빌리티 충전에 활용할 예정이다.

탄소중립의 실현을 돕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브레이니 인사이트(Brainy Insight)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생산 기술의 시장 규모가 2022 46 달러에서 2032 354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시장 규모의 증대는 자연스럽게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의 대중화로 이어져, 전체 수소 생산량 그린 수소의 생산 비중도 늘려 탄소중립에 점차 다가갈 전망이다.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에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이미 해당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활용해 소규모의 W2H 생산 허브를 구축한 것과 수소 에너지 기반의 산업단지를 조성한 인도네시아의 HTWO Grid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단계별 인프라 구축을 가능케 하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이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 체인을 완성하고, 전 세계의 탄소중립을 지원하는 기술로 자리하길 기대해 본다.

 

. 윤현수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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