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현대자동차

갖고 싶은 첫 전기차가 생겼다, 현대자동차 더 뉴 아이오닉 5 시승기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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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가 한층 새로운 모습과 편안해진 사용성을 갖추고 돌아왔다. 이전까지 전기차를 갖고 싶은 마음은 단 ‘1’도 없었지만, 더 뉴 아이오닉 5를 경험한 뒤로 생각이 크게 달라졌다.

그동안 다양한 전기차를 경험했지만, 정작 마음에 쏙 들어오는 전기차는 없었다. 전기차마다 조금씩 다르긴 했으나 낯설고 어설픈 생김새와 조악한 만듦새, 익숙하지 않은 주행 감각과 조작성, 대중화되지 않은 탓에 비싼 가격 등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무엇보다 아직까지는 엔진이 돌아가는 과정을 몸으로 느끼고 변속하며 차를 직접 다루는 게 더욱 편하고 즐거웠다. 소위 말하는 ‘손 맛’이다. 그런데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첫 계기는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였다. 


아이오닉 5는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다. 현대차가 전동화 모빌리티 시대로 나아가는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세운 모델이자,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끈 기폭제 역할도 해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흐름은 아이오닉 5의 등장 전후로 나뉜다. 이전까지 내연기관차를 바탕으로 전기 파워트레인만 바꿔 구색만 갖춘 전기차가 대다수였다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위에서 태어난 아이오닉 5의 등장 이후로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열렸다는 데에 반박할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아이오닉 5는 포니 헤리티지에 대한 헌정의 의미와 미래적인 분위기를 모두 담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편안한 거주 공간을 뜻하는 ‘리빙 스페이스(Living Space)’ 콘셉트의 실내는 간결한 구조와 사용 편의성을 중심으로 설계된 이동형 유니버설 아일랜드(Universal Island) 센터 콘솔, E-GMP 전기차의 특징 중 하나인 평평한 바닥 등에 기반해 쾌적한 공간을 제공했다. 


2020년 출시 뒤로 아이오닉 5를 경험해본 주변 지인들은 하나같이 내연기관차와 다를 바 없이 편안한 승차감과 부드러운 주행 감각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전기차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이질감 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완성됐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즉, 많은 소비자를 위해 대중적인 차를 만들어 온 현대차의 역량이 아이오닉 5에 집중됐으며, 아이오닉 5는 진정한 전기차 시대를 여는 마중물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로부터 3년 만에 상품성이 개선된 더 뉴 아이오닉 5가 등장했다. 디테일한 변화를 가미해 완성도를 높인 외장 디자인은 모니터 화면 너머로 구석구석 수도 없이 살펴봤다. 개인적으로는 실제로 차 안에 앉아서 이동하는 동안 얼마나 편리할지, 그리고 운전할 때의 느낌은 어떨지 궁금했다. 더 뉴 아이오닉 5의 새로운 디자인 요소를 비롯해 사용 편의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바뀌거나 추가된 특징들에 대한 설명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더 뉴 아이오닉 5, 강화된 상품성으로 더 완벽한 전기차 라이프를 선사하다

시승은 서울 양재에서 출발해 경기도 양평 중미산에서 촬영을 마치고 귀가하는 코스로 진행했다. 교통량이 많은 일상적인 시내 및 국도 주행, 그리고 와인딩 도로를 곁들인 구성을 택한 이유는 다양한 환경에서 더 뉴 아이오닉 5의 진면목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가정의 패밀리카로 두루 쓰이고 있는 대중적인 전기차의 실제 활용도는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실물로 마주한 더 뉴 아이오닉 5는 그리 커 보이지 않는데, 예상보다 내부 공간이 굉장히 넓고 편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중형 이상의 SUV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밝은 톤으로 꾸민 실내에 앉아 있으니,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마치 집 거실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카시트와 유모차를 비롯한 3인 가족의 짐을 싣기에 트렁크도 넉넉하고, 후륜구동 모델인 시승차에는 제법 쓸모 있는 프렁크 공간도 마련돼 있다.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유니버설 아일랜드 센터 콘솔과 2열 전동 슬라이딩 시트를 활용하면 더 뉴 아이오닉 5의 공간이 가진 매력은 더욱 커졌다. 

더 뉴 아이오닉 5의 실내에서 느낀 편안한 인상은 주행감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유경험자들과 국내외 매체들의 평가를 통해 여러 차례 보고 들은 덕분에 아이오닉 5가 편안한 승차감과 주행 감각이 인상적인 전기차라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다. 차급은 크로스오버에 속하지만, 단단한 해치백 분위기가 진한 외모 탓에 구석구석 잘 조인 듯 옹골찬 느낌이 들진 않을지 내심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더 뉴 아이오닉 5는 예상보다 더 푸근하고 안락했다.

크고 무거운 고전압 배터리를 비롯한 전기차 부품을 탑재한 까닭에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수백 kg은 무거워진다. 늘어난 무게에 알맞게 서스펜션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대다수 전기차들이 선택한 방안은 승차감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하체를 단단하게 조이는 방법이다. 물론 에어서스펜션을 탑재하면 승차감과 주행 성능을 아우를 수 있지만, 높은 가격 탓에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나 스포츠카 브랜드 전기차에만 해당하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더 뉴 아이오닉 5의 승차감은 고급스럽다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훌륭하고 풍요로운 느낌이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진동은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흡수했고, 도로 이음매나 요철은 부드럽게 걸러냈다. 과속방지턱처럼 큰 둔덕을 통과할 때도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진동과 충격을 간결하게 처리하는 모습이 놀라웠다. 서울에서 양평으로 향하는 길의 노면이 좋지 않아 자잘한 진동이 많이 올라오는데도 부드럽게 흡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이유는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신차에 두루 적용되고 있는 주파수 감응형 쇽업소버(Selective Damping Control)에서 찾을 수 있다. 더 뉴 아이오닉 5를 개발한 담당 연구원은 주행 속도와 노면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주파수를 활용해 감쇠력을 조절함으로써 서스펜션 스프링이 압축됐다가 늘어날 때의 리바운드 현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해 승차감을 한결 부드럽게 다듬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운전석 앞쪽에 있는 카울 크로스바의 강성을 높이 운전대로 전달되는 진동도 줄이는 등 전반적으로 승차감을 한층 편안하게 업그레이드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같은 개선점 덕분인지, 더 뉴 아이오닉 5는 잘 다듬은 세단과 푸근한 SUV의 성향을 모두 갖고 있었다. 그간 두루 타본 전기차들의 감각과는 분명 달랐다. 좀 더 익숙한 내연기관차의 느낌에 가까웠다. 더 뉴 아이오닉 5의 주행 감각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으로,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편안하게 느낄 수 있을 만한 세팅이었다. 

더 뉴 아이오닉 5의 편안한 승차감에 기여하는 또 다른 요소로는 작동 감각이 부드러워진 전기 모터를 꼽을 수 있다. 출발하는 순간부터 많은 토크를 발휘하는 전기 모터의 특성상 전기차의 가속이 빠르게 이뤄지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더 뉴 아이오닉 5는 주행 모드, 회생제동 단계, 후륜구동과 사륜구동 모델에 따라 모터 작동감을 세부적으로 튜닝해 더욱 부드러운 승차감과 운전 감각을 제공했다.

가령 에코 모드로 주행하거나 일상 주행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을 때는 부드러운 가속과 감속이 이뤄지도록 하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제동 토크가 강하게 발휘되지 않았다. 회생제동을 최대로 가동하는 3단계에서도 이전보다 감속 정도가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곧게 뻗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물론이고, 내리막길에서도 회생제동 감도가 한결 부드러웠다. 뒷좌석에 탄 승객도 승차감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거나 빠르게 가속하기 위해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는 경우에는 최대토크와 가속력을 즉각적으로 발휘하는 전기차의 특징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중미산을 오르내리는 와인딩 도로를 달리면서 더 뉴 아이오닉 5는 패밀리카 용도뿐만 아니라 역동적인 운전을 즐기는 운전자에게도 만족감을 주는 전기차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차의 중앙 하단부에 배치된 배터리의 무게에서 비롯된 안정적인 앞뒤 무게 배분, 뒷바퀴를 굴리는 168kW(약 229PS) 출력의 후륜 전기 모터 등의 구조는 더 뉴 아이오닉 5에 준수한 핸들링 성능을 선사했다. 

차가 무거워서 비슷한 구조의 미드십 후륜구동 스포츠카만큼 민첩하고 한계가 높은 건 아니었지만, 코너를 탈출할 때 가속 페달을 깊숙하게 밟자 꼬리가 바깥쪽으로 흐르면서 운전의 쾌감을 높여주기도 했다. 일상적인 용도의 전기차를 이토록 즐겁게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운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이었다. 


더 뉴 아이오닉 5의 핸들링 성능이 강화된 배경에도 보이지 않는 개선책이 숨어 있다. 뒷바퀴 쪽 차체 연결 부위와 차량 하부를 가로지르는 보강재의 두께를 2배가량 늘려 강성을 보강함으로써 한층 민첩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에 도움을 줬다. 물론 이뿐만은 아니다. 주파수 감응형 쇽업소버와 서스펜션 및 타이어 세팅이 조화롭게 맞물려야 하고, 그 조합에서 최적의 튜닝 포인트를 찾아내 완성도를 높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더 뉴 아이오닉 5의 큰 변화 중 하나는 에너지 밀도가 618Wh/L에서 670Wh/L로 높아져 용량(84.0kWh)이 늘어난 4세대 배터리가 탑재돼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458km에서 485km로 늘어났다는 점이다(2WD, 19인치 휠, 빌트인 캠 미적용 모델 기준). 배터리가 커지고 여러 편의 사양이 추가되면서 공차중량이 70kg가량 늘어났지만, 배터리와 PE 시스템의 효율도 함께 높인 덕분에 전비 효율은 이전과 동일한 수준이다. 시승차의 경우 뒷바퀴만 굴리는 프레스티지 트림에 20인치 휠을 탑재해 공차중량 2,025kg, 복합 전비 4.9km/kWh, 1회 충전 복합 주행 거리 453km의 제원을 갖췄다. 


더욱 큰 배터리를 탑재했음에도 급속 충전 성능을 함께 개선한 덕분에 350kW 초급속 충전 시 18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과 동일하다. 당연히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야간 충전 시 충전구가 잘 보이도록 LED 조명이 추가돼 충전 편의성이 한층 향상된 점도 빼놓을 수 없는 개선 사항이다. 더 뉴 아이오닉 5는 350kW 초급속 15분 충전으로 286km의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전기차 실사용자들의 가장 큰 걱정인 충전 문제에서 한결 자유롭게 된 셈이다. 

내연기관보다 진동과 소음이 훨씬 적은 전기 모터가 탑재된 까닭에 전기차 실내에서는 외부 소음이 비교적 잘 들린다. 이런 특성을 감안해 여러 방면에서 소음을 줄이려는 개선도 이뤄졌다. 저주파 부밍 소음을 개선하기 위해 차체 하부, 후륜 휠 하우스 등 주요 부위의 강성을 강화했으며, 후륜 모터의 흡차음 면적을 늘려 고주파 소음을 줄이고 모터 접지선을 개선해 실내로 유입되는 PE 시스템의 소음을 줄인 것이 대표적이다. 전기 모터의 작동음이 거슬렸던 사람들을 위해 세심한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 밖에도 흡음 타이어를 적용하는 등 소음 및 진동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 구석구석 배어 있다. 시승차에는 지붕을 통유리로 덮은 비전루프가 적용돼 있었는데, 터널 내부에서도 유리 1장 너머로 들리는 바람 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다. 햇볕을 가리기 위한 전동 롤 블라인드를 펼치면 비전루프 바깥의 소음도 한결 줄어든다. 일반 사이드미러보다 작고 날렵한 형상의 디지털 사이드 미러 또한 풍절음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줬다. 

이처럼 더 뉴 아이오닉 5는 디자인 및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한 것뿐만 아니라 전기차의 필수 요소인 배터리, 주행 가능 거리, 충전 성능 등 다방면으로 큰 폭의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이번 시승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에 남은 것은 더 뉴 아이오닉 5의 풍요로운 주행 질감이었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여러 전기차들을 경험해 보면서 이제 전기차도 정말 살 만하겠구나 싶었는데, 더 뉴 아이오닉 5는 처음으로 갖고 싶은 전기차로 자리 잡았다. 


더 뉴 아이오닉 5에 대한 구매욕을 자극하는 포인트 중 하나는 상품성을 대폭 강화했는데도 불구하고 판매 가격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욱 풍성해진 편리함과 효용성을 같은 가격으로 누릴 수 있으니, 실제로는 가격이 인하된 것과 다름없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기에 등장해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아이오닉 5는 전기차가 대중화된 지금에 이르러서도 더욱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더 뉴 아이오닉 5에 담긴 변화는 여러모로 완벽한 진화라고 말할 수 있다. 



사진. 최대일, 김범석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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