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9 현대자동차그룹

하늘로 인류의 이동성 확장을 예고한 슈퍼널의 CES 2024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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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AAM 사업 독립 법인 슈퍼널이 차세대 기체 S-A2와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2028년 시작될 AAM 상용화와 함께 인류의 이동성은 다시 한번 확장될 것이다.


인류가 동력의 힘을 빌려 하늘을 날기 시작한 지 120여 년이 지났다. 항공 산업의 발전과 함께 인류의 이동성은 확장됐지만 하늘의 잠재력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지금의 항공기는 고도가 높고 도심을 벗어나 지정 공역에서만 운항할 수 있다. 하지만 낮은 고도에서 운항할 수 있고, 소음을 최소화하며,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새로운 이동 수단이 출현한다면 미래의 도심 곳곳을 자유롭게 날 수 있다. 인류의 이동성을 다시 한번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항공 모빌리티는 도심 내 이동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거점을 연결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도심 내 이동 효율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와 지역 거점 사이를 연결하는 ‘지역 간 항공 모빌리티(RAM, Regional Air Mobility)’를 포함한 개념인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Advanced Air Mobility)’로 인류가 제한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을 열고자 한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AAM 사업 독립 법인인 ‘슈퍼널(Supernal)’을 세운 이유다.

슈퍼널의 차세대 기체 S-A2

슈퍼널은 현대차그룹의 AAM 전략에 발맞춰 2020년부터 ‘전기 수직 이착륙장치(eVTOL,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의 개발을 진행했다. 또한, AAM의 빠른 실용화를 위해 기존 교통망과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의 통합, 운영을 위한 다양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 이하 CES)에 참가해 차세대 기체 ‘S-A2’의 실물을 최초 공개하고 미래 AAM 생태계 구축 전략을 발표했다.


AAM을 위한 공항, ‘버티포트’를 담은 전시장

슈퍼널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외부에 버티포트와 같은 1:1 스케일의 전시장을 마련했다

CES를 처음 찾은 슈퍼널은 미래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전시 시설을 마련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외부에 실제 크기의 ‘버티포트(Vertiport, 수직 이착륙 비행장)’와 같은 1:1 스케일의 전시장을 마련한 것이다. 유리로 벽을 세운 건물은 작은 공항을 닮았다. 전기차를 타고 와서 충전을 맡긴 다음 AAM으로 갈아타고 순식간에 도심에 들어가는 미래를 상상하게 됐다.

버티포트와 같은 전시장의 실내는 휴게 공간과 같은 아늑함을 뽐냈다

실내는 공항과 휴게 공간의 특성을 합친 아늑한 분위기다. 곳곳에 자리한 대형 디지털 스크린은 슈퍼널의 신형 기체 S-A2에 대한 설명, 지상 교통과 AAM을 연계하는 끊김없는(Seamless) 모빌리티 개념, LA 시내 출발/도착 포인트 및 관련 시스템 등 다양한 정보를 소개했다. 스크린에 비행편 이착륙 시간만 띄운다면 현재 실제 운영되는 공항으로 보일 만큼 완성도 높은 구성이었다.

슈퍼널은 대형 키오스크를 통해 마치 오늘날의 공항처럼 여러 노선으로 운항하는 AAM의 편명과 정보를 볼 수 있게 했다.


테이블과 편안한 소파를 여럿 갖춰 마치 라운지와 같은 실내 구성에서 슈퍼널이 생각하는 미래를 읽을 수 있었다. 공항 대부분은 입장부터 탑승까지의 동선이 상당히 길다. 하지만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S-A2를 활용한다면 활주로가 필요하지 않으니 입장부터 탑승까지의 동선을 줄일 수 있다. 아늑한 실내에서 잠깐의 대기 후 S-A2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슈퍼널은 S-A2를 소개하며 기체 뒤로 LA 상공을 누비는 시뮬레이션 영상을 제공했다

슈퍼널이 준비한 전시의 핵심은 S-A2다. 슈퍼널은 360° 회전하는 S-A2 뒤에 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해 LA 상공을 누비는 시뮬레이션을 상영했다. 전시장에 마련된 제어실에서는 AAM이 이륙해서 착륙하기까지의 과정과 다양한 기상 상황에 따라 항공관제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새로운 모빌리티인 AAM이 활용될 미래를 제시하는 동시에, 안전을 위한 노력 또한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을 배려하는, 자동차의 디자인을 담은 S-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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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널은 S-A2를 개발하며 자동차 디자인 프로세스를 접목했다


S-A2의 디자인은 기존의 AAM과는 다르다. 슈퍼널은 S-A2를 개발하며 기존 항공기의 제작 방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동차 디자인 프로세스를 접목했다. 모든 엔지니어링과 통합 기체 디자인은 슈퍼널이, 스타일링은 현대차·기아 CCO인 루크 동커볼케(Luc Donckerwolke) 사장의 주도 아래 현대차·기아 글로벌디자인본부가 맡았다. 덕분에 S-A2는 감각적이면서도 승객의 편의와 안전을 세심하게 고려한 스타일까지 모두 갖춘 모습이다.

S-A2는 한층 역동적인 디자인과 매력적인 디테일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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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2의 실내는 조종석과 4인 승객석을 분리했다. 조종사가 비행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실내는 조종석과 4인 승객석을 분리했다. 조종사가 비행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수화물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수화물 적재 공간은 여행용 가방 여럿을 실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시트는 인체공학을 고려하는 동시에 수직 비행 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리고 시트 사이에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수납, 스마트폰 충전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센터 콘솔이 위치한다. 

S-A2의 조종석. 디지털 콕핏의 높은 시인성이 돋보인다

S-A2의 실내 좌석 배치는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다양한 사용 목적에 부합하는 AAM의 특성을 고려해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구현한 것이다. 기본은 4인 승객석이지만, 필요에 따라 VIP를 위한 2인석으로 쓸 수 있으며 모든 시트를 들어내 커다란 화물을 싣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S-A2의 실내. 각 좌석은 수직 비행 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배치는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탑승 공간에서도 현대차·기아의 디자인 철학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다. 풍부한 조명과 반투명한 소재를 활용하면서 공간감을 키운 데다 표면은 매끈하게 다듬어져 있다. 일례로 S-A2의 실내에서는 에어컨 송풍구를 찾을 수 없다. 천장에 숨긴 송풍구에서 나온 바람이 내벽을 타고 자연스럽게 순환하도록 만들어 디자인 완성도를 높인 것이다. 

S-A2의 도어는 승객의 탑승, 하차 시 승객을 보호할 수 있게 설계됐다


승객의 편안함을 위해 세심하게 가다듬은 디자인 또한 인상적이다. S-A2의 실내조명은 승객이 기체에 탑승할 때는 내부를 비추고 내릴 때는 바깥을 향한다. 덕분에 어두컴컴한 밤에도 안전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도어 또한 타고 내릴 때의 편안함을 고려하되 로터로부터 승객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처럼 S-A2는 기능적이면서도 안전을 최우선에 둔 인간 중심적 디자인을 적용한 모습이다.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철학은 차량이나 AAM 기체에서나 동일하다”고 말했다

S-A2의 내·외관 스타일링을 주도한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장식적 요소를 최소화하면서도 공기역학 성능을 고려한 역동적인 형상을 담은 ‘키네틱 퓨어리즘(Kinetic Purism, 역동적 순수주의)’ 철학을 적용했다. S-A2 기체는 슈퍼널의 항공 기술과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디자인이 만나 탄생한 ‘Auto Meets Aero(자동차와 항공기의 결합)’의 대표 사례다. 언제나 승객 관점에서 생각하는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철학은 차량이나 AAM 기체에서나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혁신적인 추진 방식을 채택한 S-A2

S-A2에 담긴 기술 또한 많은 주목을 받았다. S-A2는 틸트 로터(Tilt-Rotor) 추진 방식을 사용한다. 회전 날개인 로터가 상황에 따라 상하 90°로 꺾이는 구조로, 이착륙 시에는 양력을 얻기 위해 로터가 수직 방향을 향하다가 순항 시에는 전방을 향해 부드럽게 방향을 바꾼다. 이와 같은 변형 구조 때문에 틸트 로터 방식은 현재 AAM에 적용되는 추진 방식 중 가장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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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널은 업계 최초의 독자적인 추진 방식을 S-A2에 적용했다

S-A2는 틸트 로터 방식 중에서도 한층 혁신적인 추진 방식을 택했다. 수직 이착륙 시 8개의 로터 중 전방 4개는 위로, 후방 4개는 아래로 꺾이는 방식이다. 이는 슈퍼널이 업계 최초로 도입하는 독자적인 방식이다. S-A2의 이와 같은 추진 방식은 수직 비행을 위한 별도의 로터가 필요하지 않으며 이착륙 시와 순항 중 8개의 로터가 모두 추진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슈퍼널은 최대 400~500m의 고도에서 시속 200km의 순항 속도로 60km 내외의 거리를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S-A2를 개발 중이다. 도심 위를 비행하는 것을 고려해 작동 소음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S-A2 기체는 운항 시 소음을 45~65dB로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식기 세척기의 작동 소음에 불과한 수준이다.

S-A2의 비행 모습과 관제실 예시. 슈퍼널은 계기와 관제 지시에 따라 안정적인 운항이 가능하도록 S-A2를 개발하고 있다

안전 기술 또한 주목할 요소다. S-A2 기체의 로터와 배터리 제어기, 전력 분배 시스템, 비행 제어 컴퓨터 등 모든 주요 장치에는 비상 상황에 대비한 다중화 설계가 적용된다. 또한, 여러 개의 로터를 독립적으로 구동하는 ‘분산 전기추진(DEP, Distributed Electric Propulsion)’을 적용하고, 로터마다 모터를 이중으로 배치해 고장 등 문제가 생겨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했다. 더욱이 슈퍼널은 S-A2를 야간이나 악천후 등 악조건에서도 계기와 관제 지시에 따라 안정적인 운항이 가능하도록 제작해 2028년까지 상용 항공업계와 동등한 안전 기준을 만족하는 기체를 출시할 계획이다.

AAM의 상용화를 위한 전방위적인 협력체계

슈퍼널의 프레스 컨퍼런스 현장. 슈퍼널의 차세대 기체 S-A2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슈퍼널은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AAM의 상용화를 위한 전방위적인 협력 구상을 밝혔다. 우선, 현대차그룹의 전기차용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 개발 역량과 자동화 생산 기술을 활용해 최첨단의 기체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 특히 우수한 성능과 경량화, 안전성을 두루 갖춘 AAM용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의 슈퍼널 연구 개발 부문과 현대모비스가 지속적인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슈퍼널은 AAM 기체 이륙 전 안전 점검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슈퍼널은 AAM 기체 이륙 전 안전 점검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을 활용하는 등 그룹사 로보틱스 기술과 항공 모빌리티의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스팟은 현재 기아 오토랜드 광명, HMGICS를 비롯한 현대차그룹의 주요 생산 시설과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품질 검사 및 안전 환경 모니터링에 활용되고 있다.

물론 AAM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슈퍼널은 항공 모빌리티 유관 산업과의 연대에 나선다. 항공 산업에서 최고의 수준을 갖춘 파트너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AAM의 성공적인 상용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슈퍼널은 유럽 최대 방산 업체인 BAE 시스템즈와 협력해 비행 제어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또한, 항공기 부품 생산 업체인 GKN 에어로스페이스와 경량 기체 구조물 및 전기 배선 계통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AAM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서는 공역 관리 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AAM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선 공역 관리 시스템(Airspace Management System)을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하다. 슈퍼널은 미 항공우주국(NASA) 및 미연방항공청(FAA)과 협력해 지금의 교통 체계와 AAM을 안정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 밖에 무인 항공 교통관리, 위성 통신, 레이더 플랫폼, 마이크로 기상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과도 협력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AAM을 통해 인류의 이동성을 확장할 것이다

슈퍼널의 CES 2024는 치밀했다. 멀게만 느껴지던 AAM의 시대가 가까이 다가왔음을 완전히 실감할 수 있었다. 동시에 AAM을 통한 인류의 이동성 확장을 향한 현대차그룹의 진정성도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항공기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따라 형태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전문 기업의 시선에서 AAM을 다시 바라보고 있다. 

(왼쪽부터) 슈퍼널 CTO 벤 다이어천, 현대차·기아 AAM본부장 겸 슈퍼널 CEO 신재원 사장, 현대차·기아 글로벌디자인본부장 겸 CCO 루크 동커볼케 사장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추구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비전이 슈퍼널의 S-A2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이번 전시 현장에선 단순히 기능만이 아닌, 인간을 바라보고 인간을 위해 발전한 AAM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AAM 상용화의 구체적인 시기를 제시했다. 2028년, 현대차그룹의 AAM과 함께 인류의 이동성이 다시 한번 확장될 예정이다.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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