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3 현대자동차

3人 3色, 쏘나타 디 엣지를 만나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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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매력으로 무장한 쏘나타가 ‘디 엣지’로 거듭나며 세단의 묘미를 더욱 뾰족하게 다듬었다. 세 명의 자동차 칼럼니스트가 쏘나타 디 엣지의 다양한 면모를 면밀히 살펴봤다.

쏘나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패밀리 세단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해왔다. 탄탄한 기본기와 우수한 신뢰성으로 수많은 고객으로부터 신임을 얻었고 그 입지를 넓혔다. 또한 쏘나타는 디자인 측면에서도 앞서 나아갔다. 쿠페 스타일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제시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불어 넣은 점이 대표적이다. 이런 쏘나타가 ‘디 엣지’로 날카롭게 변모하며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정립하고자 한다. 쏘나타 디 엣지는 풀체인지에 가까운 부분변경 모델로 안팎 디자인에 신선함을 부여하고 첨단 편의 사양을 대거 탑재한 점이 특징이다.

좌측부터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 1.6 터보, N 라인

그러나 쏘나타 디 엣지의 진정한 가치는 세단 본연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한 데 있다. SUV가 보편화된 시대에 세단의 새로운 역할과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중형 세단의 매력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은 쏘나타 디 엣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세 명의 자동차 칼럼니스트가 나섰다. 20년 이상 자동차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해 온 베테랑 자동차 전문가 이병진 칼럼니스트, 해박한 자동차 지식을 자랑하는 윤수정 기자, 1991년 자동차 기자로 시작해 자동차 전문지 편집장과 편집위원을 역임한 이수진 칼럼니스트가 각각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 1.6 터보, N 라인을 바라본 시각을 전한다.

호기롭게 시대를 헤쳐 나아가는 기술의 정점,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 나오는 대사 중 일부다.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를 경험하면서 왜 이 대사가 문득 떠올랐을까? 변화하는 시대에서 여전히 명불허전인 쏘나타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가족 중심의 세단에서 트렌디하고 경쾌한 이들의 취향까지 품는 유연한 변화를 느껴서? 


어쩌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의 과도기적 기술의 간극을 메우는 현명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때문에 자꾸만 이 대사가 떠올랐을지도 모른다. 무수한 현실적 장애물을 극복하고 대중과 시대의 흐름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의 노력은 쏘나타가 현대차의 상징적 모델이라는 존재감을 떼고서도 칭찬할 만하다.

쏘나타 디 엣지의 외관은 N 라인을 제외한 모든 파워트레인(2.0, 하이브리드, 1.6 터보, 2.0 LPi)이 동일하다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는 성숙하게 진화했다. 그중 하나가 외관이다. 다른 파워트레인 모델과 동일한 외관에서는 ‘파란색 H 엠블럼’이나 ‘에코 배지’를 더는 찾아볼 수 없다. 친환경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촌스러운 마케팅이 된 환경친화적인 사회로의 변화이기도 하고, 농익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 현대차의 암묵적 자존심이기도 하다. 그만큼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는 전반적으로 훌륭하고 만족스럽다. 정숙하고 부드럽고 매끈하고 안락하면서 동시에 단호하고 탄탄하고 기대보다 재미있고 경쾌하다.


디 엣지라는 이름을 달고 부분변경을 거친 8세대 쏘나타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길게 이야기하지 않겠다. 앞뒤 모습의 변화는 기대 이상으로 극적이었고 부분변경 이상의 파격적 진화를 가져왔다. 보닛 끝을 가로지르는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 앞범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라디에이터 그릴, 그릴의 일부처럼 보이는 헤드램프와 에어댐 등이 다부지고 다이내믹한 인상을 만든다. 쿠페 같은 지붕 선의 매끈한 실루엣은 여전히 매력 넘치고, ‘H’형 테일램프와 정갈하게 가다듬은 뒷범퍼는 제원보다 더 넓고 듬직한 인상을 완성한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를 하나의 곡면 디스플레이로 통합했다

실내 변화는 겉모습 이상으로 인상적이다. 이는 12.3인치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를 곡면 패널 하나에 몰아넣은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덕분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화질이 선명한 것은 물론 메뉴 구성도 단정하다. 또한 누구나 손쉽게 다룰 수 있을 만큼 간명하고 직관적인 UI를 갖췄다.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2열 시트 아래로 옮긴 덕분에 다른 내연기관 쏘나타 디 엣지와 동일한 트렁크 용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꼼꼼하고 완벽하게 마무리한 실내 조립 품질과 실용성도 나무랄 데 없다. 시대는 변했고 대표 패밀리카 타이틀을 SUV에 넘겨주기는 했지만, 패밀리 세단으로써 여전히 훌륭하다. 성인 다섯이 먼 길 떠나도 좋을 실내는 물론, 480L(VDA 기준)에 이르는 트렁크 공간도 쓰임새가 좋다. 트렁크 바닥에서 2열 시트 아래로 옮긴 하이브리드 배터리 설계 덕분에 평평하고 넓어진 적재 공간이 화룡점정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건다. 엔진과 전기모터의 적절한 교감을 통해 최대의 효율을 구현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답게 엔진이 쉽사리 깨어나지 않는다. 클러스터를 통해 출발 가능한 상태를 확인하고 스티어링 칼럼으로 자리를 옮긴 전자식 변속 칼럼 레버를 조작한다. 앞뒤로 돌려 전진 및 후진을 결정하고, 버튼을 눌러 파킹하는 직관적인 구성의 기어 레버가 처음 한두 번만 어색할 뿐, 이내 익숙하고 편리하게 느껴진다. 인체공학적인 설계 덕에 봄볕에 눈 녹듯 순식간이다.

가속 페달을 부드럽게 밟아 출발한다. 물 위를 항해하듯 고요하고 부드러운 가속은 전기차 감성, 그 자체다. 가속 페달을 더 깊이 밟자 잠들었던 엔진이 깨어나 본격적으로 힘을 보탠다. 2.0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152마력과 19.2kgf·m의 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전기모터가 추가적인 힘을 보태고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가 호흡을 맞춰 앞바퀴를 굴린다.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이 꺼지고 켜지기를 반복하지만, 동력 전달 과정에서의 이질감은 느낄 수 없다. 엔진회전수를 높이면 4기통 자연흡기 엔진의 평범한 사운드만 부각될 뿐, 대체로 정숙하고 부드럽다.


이런 감각은 변속기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에 최적화된 변속기를 완성하기 위해 변속 정밀 제어 기술인 ASC(Active Shift Control)를 개발해 적용했다.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위치한 전기모터가 초당 500회씩 회전 속도를 모니터링하며 변속기 회전 속도와 엔진회전수를 일치시켜 부드럽고 빠르게 변속하는 기술이다. 효율을 위해 일부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변속 및 주행 감각까지 챙긴 최신 하이브리드 변속 기술인 셈이다.

친환경 모델인 하이브리드에서도 18인치 피렐리 올시즌 타이어를 선택할 수 있다

정숙하고 안락하지만 운전의 재미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직관적인 핸들링과 기대 이상으로 탄탄한 하체가 생김새만큼이나 단호하고 다부지다. 기존 쏘나타보다 노면을 읽고 잔진동을 걸러내는 능력이 한층 좋아졌기 때문이다. 상위 모델에서 기대할 수 있는 고급스러운 주행 질감에 가까웠다.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탄력적인 하체가 유연하게 대처했고, 흐트러진 자세를 추스르는 시간이 눈에 띄게 짧아졌다. 고속 주행에서의 높아진 자신감이나 급제동 시에도 안정적으로 차체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발군이다.

전기모터의 구동 토크를 제어해 승차감과 주행 품질을 향상하는 e-라이드와 e-핸들링 기술 등이 적용됐다

여기에 전기모터를 품은 하이브리드이기에 가능한 몇 가지 기술을 더해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방지턱을 넘은 뒤 가속할 때는 전기모터의 토크를 섬세하게 제어하는 e-라이드 기술로 피칭(차체 앞뒤가 상하로 번갈아 흔들리는 현상)을 최소화해 편안한 승차감을 챙겼다. 코너 진입과 탈출 시에는 e-핸들링 기술을 통해 전기모터가 발휘하는 토크로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며 보다 날카로운 핸들링과 코너링 성능을 구현했다. 


뿐만 아니라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는 e-트랙션 기술로 급가속이나 급코너에서 보다 경쾌한 반응과 움직임까지 만들었다. 전기모터로 각 바퀴의 토크를 세심하게 조절하며 주행 성능을 챙기는 덕분이다. 그러면서도 실제 연비는 18km/L를 쉽게 넘어선다. 그야말로 다재다능하고 기특하다. 참고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표준 연비는 트림에 따라 17.1~19.4km/L를 기록한다.

클러스터에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에너지 흐름도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세상은 변하고 흐름도 바뀐다. 그러나 쏘나타는 여전히 현대차를 상징하는 모델 중 하나로 언제나 기술의 정점을 통해 시대를 호기롭게 이끌며 또 다른 역사를 담담히 써내려 나아간다. 세상의 무수한 장애물을 넘고 벽을 허물며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정점에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가 존재한다. 


글. 이병진(자동차 칼럼니스트)

ESFJ가 바라본 쏘나타 디 엣지 1.6 터보

사람의 성격 유형을 16가지로 분류한 MBTI에서 나의 성격 유형은 ‘ESFJ(사교적인 외교관)’다. ESFJ는 정이 많고 사회성이 풍부하다는 장점 외에도 빠른 변화를 두려워하고 보수적이라는 단점을 모두 갖고 있다. 여기서 빠른 변화를 두려워한다는 건 다시 말해서 대중적인 시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향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ESFJ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친숙한 것에 쉽게 마음을 연다. 이는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1열 측면과 윈드실드에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를 적용해 외부 소음 차단 효과를 높였다

세단, 해치백, 스테이션왜건, SUV, 픽업트럭 등의 다양한 차종 가운데 내게 가장 친숙한 건 세단이다. 지금이야 도로에서 SUV가 흔하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도로 위를 가장 많이 활보하고 다닌 건 세단이었다. 우리 가족 역시 중형 세단을 탔고, 지금은 남편과 함께 중형 세단을 탄다.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코로나19 이후 SUV가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세단이 설 자리를 잃었다’고. 그러나 세단 판매는 이런 우려와 달리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판매량 집계 기준, 현대자동차그룹 판매 상위 차종 3가지를 세단과 SUV로 나눠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먼저 세단에서는 그랜저, 아반떼, 쏘나타의 순서로 많이 판매됐고 이는 총 1만 6,579대에 달했다. 이어서 SUV에서는 쏘렌토, 스포티지, 캐스퍼가 총 1만 6,190대 판매됐다. 이처럼 SUV 인기가 높다지만, 세단의 판매량은 이를 앞선다. 즉, 세단의 대중성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다.

전자식 변속 칼럼 레버는 직관적인 사용 방법으로 편리함을 제공한다

결혼 후 중형 세단을 선택한 이유도 이런 대중성의 연장선이다. 중형 세단이라면 비좁은 주차 공간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고, 충분한 실내 공간과 안락한 승차감을 누릴 수 있다. 쏘나타 디 엣지는 대표 중형 세단답게 위 장점을 두루 갖췄다. 성별과 세대를 불문하고, 주말 나들이에 나섰을 때 주차 전쟁은 그야말로 고역이다. 가끔 좁은 구석에 쏙 집어넣은 경차를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차박이 유행하면서 큰 차 선호도가 높아졌다지만, 커지는 차체에 비해 주차칸은 여전히 협소하다. 그러나 쏘나타 디 엣지에겐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길이 4,910mm, 너비 1,860mm, 높이 1,445mm의 쏘나타 디 엣지도 작지는 않지만, 주차 난이도를 따졌을 때는 상-중-하 가운데 ‘하’에 속한다. 양쪽에 대형 RV가 주차한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타지 않고도 스마트키 조작만으로 전후진이 가능한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를 활용하면 쏘나타 디 엣지를 주차칸 밖으로 손쉽게 꺼낼 수 있다.

2열은 성인이 앉아도 여유로운 공간이다. 이번 부분변경에서는 60:40 시트 폴딩까지 지원해 공간 활용성이 향상됐다

실내 공간도 충분하다. 2열은 키 160cm 성인 여성을 기준으로 무릎 공간 주먹 2개 반, 머리 공간 주먹 1개 반이 들어간다.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기꺼이 뒷문을 열어줄 만큼 넉넉한 공간으로 시트 등받이 각도 역시 적당하다. 이번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60:40 시트 폴딩도 지원한다. 덕분에 적재 공간 활용성이 높아졌다. 트렁크 턱이 낮아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물건을 실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렇다면 자동차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마지막 퍼즐인 승차감은 어떨까? 보통 시승 행사에서 자동차와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은 반나절 정도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코로나19 이후에는 2~3시간으로 짧아졌다. 자동차 전문 기자라도 이처럼 짧은 시간에 새 모델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건 늘 어려운 일이지만, 며칠 내내 탄 것처럼 편안한 자동차를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게는 쏘나타 디 엣지가 그런 차였다.

1.6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180마력으로 일상적인 주행에서 부족함이 없다

1.6 터보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디 엣지는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이 돋보였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분하게 속도를 올렸고 속도가 붙은 후에는 지치지 않고 여유로운 모습을 유지했다. 고속에서의 자세도 준수했다. 3세대 플랫폼의 낮은 무게 중심 덕분에 직진 구간과 코너를 돌아 나갈 때도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보여줬다. 간혹 과속방지턱을 맞닥뜨릴 땐 안정적인 제동으로 이를 부드럽게 넘었다.


운전대는 유턴하거나 후진 주차를 할 때 한 손으로 돌릴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웠다. 이 역시 편리한 주행을 추구하는 내게 장점으로 다가왔다. 정숙성도 기대 이상이었다. 1열 측면과 윈드실드에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를 적용한 덕분이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잘 작동했다. 차로 유지 보조(LF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등의 기본적인 조향 보조 기능부터 후측방 주행 차량에 대한 위험을 감지하는 후측방 충돌 경고 등으로 군더더기 없이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전자식 변속 칼럼 레버 적용 등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한 실내 레이아웃

쏘나타 디 엣지는 대중을 공략할 채비를 모두 마쳤다. 강렬하고 스포티한 디자인과 풍부한 편의 사양, 더욱 안락한 승차감 등을 무기로 삼았다. 범용성이 중요한 세단 시장에서 쏘나타 디 엣지는 자신만의 영역을 계속해서 확장해 나아가고 있다. 이처럼 쏘나타의 시대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글. 윤수정(모터플렉스 기자)

쏘나타 디 엣지 N 라인, 패밀리카와 스포츠 주행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한 번에 해결하다

신발에 관심이 없어도 다른 종류의 신발 서너 켤레는 갖고 있기 마련이다. 여기에는 정장에 어울리는 구두, 편하게 신을 수 있는 로퍼, 테니스화나 농구화처럼 종목에 특화된 운동화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용도에 딱 맞는 도구는 삶의 질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어 주지만, 값비싼 자동차는 용도에 따라 여러 종류로 마련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필요와 욕망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한 자동차를 한두 대 사는 것이 보통이다.

외관 곳곳에는 N 라인임을 알 수 있는 전용 레터링을 달았다

중형 세단이라는 카테고리는 그 성격과 용도가 무척이나 명확하다. 5개의 시트를 갖춘 넉넉한 공간은 자연스레 ‘가족’이라는 단어와 맞닿아 있다. 아이들을 태우거나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오너라면 가장 먼저 중형급 이상 세단에 눈이 가기 마련. 그러나 이 수요를 SUV가 빠르게 대체하면서 세단의 입지가 예전 같지 않아졌다. 세계에서 중형 세단이 가장 많이 팔리는 미국에서도 이제는 베스트셀러 상위 10개 모델에서 세단을 찾아보기 쉽지 않을 정도다. 8세대 쏘나타(DN8)는 이처럼 세단이 부침을 겪고 있던 2019년에 등장해 고객으로부터 관심을 모았다. 다소 무던했던 디자인을 강렬하게 다듬는 한편, 고성능 N라인을 추가하는 파격도 함께 꾀했다.

쏘나타 디 엣지 N 라인은 무게 중심이 낮은 3세대 플랫폼의 장점을 극적으로 활용했다

쏘나타의 고성능 감성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알고 보면 탄탄한 실력과 준비 과정을 거쳤다. 지난 2013년 현대차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 인근에 기술 연구소를 열고 ‘녹색 지옥’이라 불리는 북쪽 서킷 노르트슐라이페(Nordschleife)에서 개발 차량들의 주행 성능을 담금질했다. 150개가 넘는 코너로 구성된 길이 20.8km의 이 코스는 수많은 수퍼카를 단련시킨 요람이자 테스트 필드로 유명하다. 아울러 2012년에는 독일 알체나우(Alzenau)에 현대모터스포츠법인(Hyundai Motorsport GmbH)을 설립하고 WRC, TCR 등 레이싱 활동에도 힘을 실었다. 이렇게 쌓은 주행 성능 기술은 고성능 감성을 표방한 쏘나타 디 엣지 N 라인은 물론, 현대차의 여러 모델에 유·무형적인 영향을 주었다.

실내에는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주어 고성능 감성을 강조했다

‘디 엣지’라는 이름을 붙인 쏘나타에는 다시금 큰 변화가 생겼다. 카리스마 넘치는 앞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 N 라인 배지로 포인트를 준 디테일에서 고성능 N 브랜드의 DNA가 충분히 느껴진다. 볼륨을 키운 리어 스포일러와 우렁찬 배기음을 내뿜는 듀얼 트윈팁 머플러 역시 마찬가지다. 실내에서는 크러시패드와 스티어링 휠의 림을 수 놓은 빨간색이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사이드 서포트를 키운 1열 시트는 마찰력이 높은 스웨이드를 넓게 사용해 신체를 안정적으로 지지한다.

2.5 터보는 1,650rpm부터 4,000rpm까지 넉넉한 토크를 두텁게 발휘한다

290마력의 2.5 터보 엔진은 1,650~4,000rpm에 달하는 넓은 영역에서 43.0kgf·m의 넉넉한 토크를 발휘한다. 덕분에 어떤 속도에서도 가속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 8단 DCT는 습식 클러치를 사용해 허용 토크가 높으면서도 변속 충격은 최소화했다. 런치 컨트롤 기능을 통해 0→ 100km/h 가속을 6초대로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쏘나타 디 엣지 N 라인의 고성능 감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긴 휠베이스와 앞바퀴굴림 특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중형 세단에 스포츠 감성을 담아내는 일이 그리 만만할 리 없다. 그러나 쏘나타 디 엣지 N 라인의 주행 실력은 ‘스포츠’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충분하다. 현대차그룹 3세대 플랫폼에 바탕한 쏘나타 디 엣지 N 라인의 핸들링 성능은 동급 유럽 차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수준에 올랐다. 높은 감쇠력의 댐퍼가 차체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억제해 연속적인 코너에서 차체 자세가 무너지지 않도록 돕는다. 노면 정보를 섬세하게 읽어내는 능력과 높은 수준의 실내 정숙성도 만족스럽다.

노면 정보를 비교적 선명하게 전달하면서도 높은 정숙성을 유지한다

이 정도 성능에 만족하지 않을 운전자를 위해서 쏘나타 디 엣지 N 라인에는 모노튜브 속업소버와 로워링 서스펜션, 고성능 브레이크 등의 하드코어한 주행 성능 사양을 추가적으로 마련했다. 혹시라도 서킷 주행까지 생각한다면 모노블록 브레이크&경량 휠 패키지는 반드시 선택할 것을 추천한다. 중형 세단에 스포츠 캐릭터를 훌륭히 조화한 쏘나타 디 엣지 N 라인의 뾰족한 매력을 더욱 강렬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안락함과 주행 성능이라는 상반된 요소가 양립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쏘나타 디 엣지 N 라인은 스포츠 주행이 가능한 패밀리카라는 점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선택 가능한 흔치 않은 차가 분명하다.


글. 이수진(자동차 칼럼니스트)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쏘나타 디 엣지는 다채로운 캐릭터와 매력으로 중형 세단의 역할과 입지를 넓히고자 한다. 이런 쏘나타 디 엣지에서 이병진 칼럼니스트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높은 완성도에 주목했고, 윤수정 기자는 중형 세단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이수진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쏘나타 디 엣지 N 라인이 ‘스포츠 주행이 가능한 패밀리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렇듯 ‘디 엣지’라는 이름만큼 날카로운 변화는 쏘나타를 좋아하는 모두에게 반가운 이야기로 다가왔다.

이병진(자동차 칼럼니스트)

2003년 월간 <모터매거진>을 시작으로 월간 <모터트렌드> 한국판, <톱기어> 한국판 등 여러 자동차 매거진과 갤러리아 등 멤버십 매거진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다. 현재는 자동차뿐 아니라 폭넓은 분야에서 에디터로 활약한다.


윤수정(모터플렉스 기자)

자동차 전문 매체 <카이즈유>, 월간 <모터트렌드> 한국판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다. 현재는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플렉스>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수진(자동차 칼럼니스트)

1991년부터 자동차 기자로 활약한 베테랑 저널리스트. 월간 <카비전>과 <자동차생활>에서 편집장과 편집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활동 중이다.


기획/정리. 이인주

사진. 최진호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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