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2 현대자동차그룹

전 지구적 협력과 공존의 미래로 나아가는 대전환, 2030 부산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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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월드엑스포 개최지 선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의 저자 오룡이 엑스포 개최지 선정 현황을 소개하고, 개최 후보지인 부산이 가진 의미를 되짚었다.

2030년 월드엑스포의 개최지 선정이 막바지 절차에 돌입했다. 국제박람회기구(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 이하 BIE)는 오는 11월 28일 제173차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로 개최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표결에 앞서 3개 후보국의 최종(5차)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된다. BIE는 지난 6월 20~21일 제172차 총회에서 대한민국 부산,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최종 후보지로 의결한 바 있다.

2030년 월드엑스포의 개최지 최종 후보는 대한민국 부산,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다. 최종 결과는 11월 28일 투표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출처: https://www.bie-paris.org/)

애초 유치 신청국은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5개국이었으나 러시아가 전쟁 개전 이후인 2022년 5월 신청을 철회했고, 우크라이나는 지난 3~4월 현지 실사와 집행위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다. 이로써 남은 3개국 중 최종 개최지 선정에 대한 표결은 BIE 182개 회원국 3분의 2 이상 출석, 1국 1표 비밀 전자투표, 투표 참여국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결정된다.

2027 엑스포의 개최지는 4차 투표까지 이어진 치열한 접전 끝에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결정됐다(출처: https://www.bie-paris.org/)

가결 요건이 엄격한 만큼 투표는 2~4차까지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3분의 2 이상 득표국이 없을 경우 최하 득표국을 배제하고 다음 라운드로 넘어간 뒤, 2개국만 남은 최종 투표에서 다수결로 결정한다. 제172차 총회에서 진행된 2027년 엑스포 개최지의 경우 4차에서 가결됐다. 후보국은 미국, 태국, 세르비아,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 5개국이었다.


투표 결과 1차에서 아르헨티나, 2차에서 태국, 3차에서 미국이 순서대로 탈락했다. 이어 4차 투표 결과 세르비아 81표, 스페인 70표, 기권 3표로 집계돼 세르비아가 개최지로 선정됐다. 등록박람회(월드엑스포)보다 규모가 작은 인정박람회(전문엑스포)인 2027년 엑스포는 5월 15일~8월 15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개최된다.

우리나라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는 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띤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출처: https://www.expo2030busan.kr/kor/index.do)

2030년 월드엑스포 후보지는 3개국으로 압축돼 있어 1~2차 투표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그동안 유치활동과 회원국 지지 동향을 감안하면 부산은 1차에서 로마를 제치는 동시에 리야드의 3분의 2 이상 득표를 저지한 뒤, 2차 결선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진검승부를 겨룰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이탈리아를 지지하는 회원국들의 표심을 흡수하는 것이 관건이다.


물론 어떤 경우든 1차 투표에서 최대한 많은 표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역대 개최지 선정 표결에서 1차 최다 득표국이 대세를 이뤄 최종 선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회원국 대표단은 자국 정부와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어 막판까지 유치 활동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11월 28일, 2030 월드엑스포 개최지 선정 표결 카운트다운

대한민국 정부와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는 부산을 방문한 BIE 실사단에게 부산엑스포 유치의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출처: https://www.bie-paris.org/)

대한민국 정부는 부산광역시와 함께 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 엑스포 교섭본부를 설치하고 회원국 대표들을 상대로 전방위 외교전을 벌여왔다. 아울러 아세안(ASEAN)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엔 총회 등에서 기록적인 연쇄 정상외교를 통해 지지세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초기 판세는 2020년 두바이엑스포를 계기로 대대적인 유치 활동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서나갔으나, 2023년 들어 대한민국이 맹추격하면서 팽팽한 경합 양상을 보여왔다. 


참고로 개최지 선정 투표는 강대국이나 약소국 모두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한다. 개발도상국, 소국일수록 엑스포에 참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제·산업 파급효과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유치 활동에 나선 우리 정부와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는 기술혁신 대중화를 통해 인류 번영에 기여하고, 많은 나라가 그 비전에 동참할 수 있는 지원책을 강조했다. 재계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적극적 유치 활동에 나서는 한편, 파리에서 대규모 K팝 콘서트를 여는 등 측면 지원에 공을 들였다.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적극적인 현대자동차그룹은 부산의 상징성을 알리는 전기차 아트카를 통해 부산엑스포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전담조직을 꾸리고 유치위원회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 9월 자카르타 아세안 정상회담과 뉴델리 G20 정상회의 때는 전면에 ‘부산’을 새긴 전기차 3종 아트카를 앞세워 분위기를 띄웠다.


광안대교·갈매기 등 부산의 상징물과 ‘BUSAN is Ready’ 슬로건을 그라피티 디자인으로 랩핑한 아트카는 회의장 곳곳을 누비며 각국 대표단에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현대차그룹은 부산엑스포가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 확산과 글로벌시장 리더십 확대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부산의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하겠다는 염원을 담은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을 공개해 많은 호응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개최지 표결을 앞둔 10월 부산엑스포 홍보영상 최종 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대한민국의 경험을 전 세계 개발도상국과 나누는 ‘부산 이니셔티브’를 담았다. 성장의 원동력이 된 첨단도시 부산의 스토리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지지를 필요한 나라들에 돌려주겠다는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유치위원회는 엑스포를 향한 대한민국 정부의 열망을 전달한 유엔 47개국 정상외교가 지지세 확산의 분수령이 됐다고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엑스포에 대한 진정성과 철학, 한국적 모델이 전달되면서 우호적 분위기가 부쩍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대한민국, 엑스포 개최로 국제행사 ‘그랜드슬램’ 달성할까

우리나라는 1993 대전엑스포(위)와 2012 여수엑스포(아래) 등 2차례의 인정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출처: https://www.bie-paris.org/)

2030년 엑스포는 3세기에 걸친 전통에 뿌리를 박고 있다. 우리나라는 1893년 시카고박람회, 1900년 파리박람회에 참가하면서 엑스포와 인연을 맺은 뒤 국권 침탈로 참가가 중단됐다가 1962년 시애틀박람회 때 복귀했다. 이어 엑스포 개최에 도전하면서 1987년 5월 BIE에 가입했다. 참고로 엑스포 참가는 BIE 회원국 가입 여부와 무관하다.


우리나라는 1993년 대전엑스포, 2012년 여수엑스포 등 2차례 인정박람회(전문엑스포)를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번에 등록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가 성사되면 하계·동계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3대 글로벌 메가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7번째 나라가 된다. 초대형 국제행사 그랜드슬램을 완성하는 셈이다. 기존 3대 행사 개최국은 프랑스, 미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다.

2010 상하이엑스포(위)와 1970 오사카엑스포(아래)는 역대 최다 규모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유명하다(출처: https://www.bie-paris.org/)

부산엑스포는 인류의 공통 과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기념비적 행사로 기획됐다. 외형적 규모로도 최상급이다. 보편적 지표인 관람객 수는 대략 3,500만~5,000만 명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10년 상하이엑스포의 7,300만 명, 1970년 오사카엑스포의 6,420만 명에 이어 역대 3위급이다.

 

또한, 2025년 개최 예정인 오사카·간사이엑스포의 목표 관람객 수 2,800만 명을 크게 앞서는 목표이기도 하며, 2020년 두바이엑스포(2,410만 명), 2015년 밀라노엑스포(2,150만 명), 2005년 아이치엑스포(2,200만 명), 2000년 하노버엑스포(1,810만 명) 등 최근 개최된 월드엑스포 관람객 수의 2배 이상이다. 유치위원회는 부산엑스포를 개최할 경우 160개국, 20개 국제기구가 참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30 부산엑스포, 부산의 얼굴을 다시 그린다

부산 북항 일원에 조성될 2030 부산엑스포 예정지 조감도(출처: 부산광역시)

박람회장 규모와 구성도 특기할 만하다. 부산 엑스포장은 북항 일원 수역 60만㎡를 포함한 343만㎡ 부지에 조성된다. 비슷한 해안 조건이었던 여수 박람회장에 비하면 13배 이상 넓다. 물론 인정박람회는 규정상 박람회장 면적이 제한되긴 하지만, 부산 엑스포장은 다른 등록박람회와 비교해도 상당히 넓다. 참고로 인공섬에 조성되는 오사카·간사이엑스포는 155만㎡ 규모다.


2000년대 개최된 엑스포장의 규모를 살펴보면 2020년 두바이엑스포의 경우 438만㎡, 2015년 밀라노엑스포 110만㎡, 2010년 상하이엑스포 523만㎡, 2005년 아이치엑스포 173만㎡. 2000년 하노버엑스포 160만㎡ 등으로 제각각이다. ‘적당한 크기’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부산이 제시한 엑스포장은 최근 엑스포 중 역대 최대 규모였던 상하이와 도시 전체를 엑스포장으로 삼겠다고 할 정도로 의욕이 컸던 두바이를 제외하면 가장 넓은 수준이다.

2030 부산 엑스포장은 긴 해안을 따라 조성돼 바다와 어우러진 전시 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출처: https://www.expo2030busan.kr/kor/index.do)

특히 면 형태인 다른 박람회장과 달리 부산 엑스포장은 해안을 따라 뻗은 긴 선형 구조다. 이동 거리가 5km로 다소 긴 반면, 바다와 어우러진 개성 있고 매력적인 공간 창출이 가능하다. 부산 박람회장은 노후한 항만 부지 개조 활용이란 점에서 유휴지 개발인 동시에 인근 도심권 재개발과 맞물린 도시재생의 의미도 갖는다.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던 콘크리트 호안에 창의력 넘치는 박람회장이 들어서면 그 자체로 재생 효과를 일으킨다. 부산엑스포는 ‘북항 시대’라는 비전과도 동행하고 있다. 항만시설 재개발에 엑스포란 강력한 추진 동력을 얹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구상이다. 북항 재개발사업은 2030년까지 사업비 20조 원 이상이 투입되는 부산 역사상 가장 큰 개발 프로젝트다.

부산엑스포 부지를 활용해 북항 재개발 프로젝트로 이어진 뒤의 예상도(출처: 부산광역시)

이처럼 부산 엑스포장 조성은 북항 재개발사업과 연계돼 있다. 신항 건설에 따라 재개발 대상이 된 항만시설을 엑스포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항은 상징 조형물, 랜드마크 전시관, 문화 플랫폼, 컨벤션센터, 수변 상업지구 등 존치 시설을 품은 해양·물류·금융 특화 국제 비즈니스센터로 개발될 예정이다. 


전체 부지의 30%에 이르는 공원·녹지계획, 상하수도·전기·통신망 등 지하 인프라는 재개발 설계를 그대로 활용해 투자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엑스포 개최국은 관례상 박람회장 내 가장 돋보이는 자리에 자국 전시관을 지어 항구적으로 보존한다. 즉, 부산엑스포 한국관도 랜드마크 건축물이 될 전망이다.

경제효과 61조 원의 메가 이벤트,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이 되다

부산 북항 재개발 프로젝트가 완성된 뒤에는 부산의 스카이라인이 새롭게 바뀔 예정이다(출처: 부산광역시)

부산엑스포는 인류가 직면한 공통 과제를 다루는 동시에 도시 공간 개조와 시민의식 혁신에 강력한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항이 열린 공간으로 돌아오면 부산 원도심으로 이어지는 도시재생의 축이 완성된다. 엑스포 시설물은 현재 건설 중인 오페라하우스, 재개발 건축물들과 함께 부산의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만들게 된다.


이는 개항 이래 가장 큰 변모로 후손에 물려줄 도시의 미래상을 만들어 나가는 과업이다. 한마디로 부산의 얼굴을 다시 그리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부산은 반경 100km 안에 자동차, 기계, 항공우주, 조선 등 핵심 산업단지가 있으며, 한·중·일의 중심이자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잇는 물류 허브다. 부산엑스포 참가국은 이 왕성한 경제권과의 접목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부산엑스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부산, 울산, 경남권을 아우르는 지역의 폭발적인 성장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출처: 부산광역시)

인구 800만에 달하는 부산-울산-경남권(이하 부울경)의 인프라 확충 등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첨단 산업 기반의 문화 콘텐츠 소프트파워에도 ‘퀀텀 점프’가 기대된다. 현재 전 세계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나노테크, 메타버스, 블록체인, 퀀텀 컴퓨팅, 첨단소재 등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분야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엑스포가 몰고 올 파급 효과 또한 미래산업을 향한다.


부산의 스마트 도시, 헬스케어, 블록체인, 영상·문화·게임 산업을 비롯해 창원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과 로봇, 거제의 조선 해양플랜트, 밀양의 나노융합, 울산의 3D 프린팅과 수소 기반 모빌리티, 진주·사천의 항공우주 산업 등 미래형 제조 기반이 글로벌 무대에 본격 진출할 기회가 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의 일환으로 제작한 홍보 영상에는 많은 내·외국인이 등장해 부산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모습을 보여준다

부울경이 미래기술의 산실로 떠오르면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이 된다. 대한민국 인구의 15%, 국내총생산(GDP)의 17%를 차지하는 부울경이 수도권에 이은 제2의 성장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울경에 조성될 새로운 산업생태계는 과도한 수도권 집중의 유력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는 직접 사업비만 4조 9,000억 원인 메가 프로젝트다. 엑스포 개최로 인한 경제 유발효과는 생산 43조 원, 부가가치 창출 18조 원을 포함한 총 61조 원이며 고용 인원은 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엑스포가 대전환의 시대정신으로 전 지구적 협력과 번영, 조화와 공존의 미래를 이끄는 새로운 대전환의 기회로써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바라는 온 국민의 기대와 더불어, 우리나라 미래 가치 창출의 장이 되길 바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 오룡(칼럼니스트)

언론인 출신 작가, 번역·집필가로 인문학·문화·역사 분야 글을 쓰고 있다. 인류문명의 쇼케이스가 돼온 엑스포 역사에 매료돼 온갖 산물의 미시사를 탐구하고 정리했다. 서강대와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한겨레신문 기자, 아시아기자협회 사무총장, 국제평화재단 사무국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201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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