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09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시대의 휠 디자인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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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를 맞아 휠 디자인 역시 새로운 도전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아름다움, 성능, 효율성 등 많은 토끼를 한 번에 잡아야 하죠.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를 디자인할 때 각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과 방향성을 모델의 성격에 맞춰 적용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에 브랜드와 해당 모델이 추구하는 디자인 언어를 담아내죠. 자동차의 바퀴, 즉 휠에도 자동차와 동일한 디자인 언어가 적용됩니다.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부품을 넘어 해당 모델의 성격을 보여주는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브랜드, 모델이 추구하는 디자인 언어와 다른 모양의 휠을 단다면 해당 차종의 디자인 통일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자동차 브랜드가 새 모델을 개발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휠을 만드는 이유죠.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의 뒷모습에서 강한 존재감이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휠 디자인에 있습니다

휠의 크기와 너비 또한 디자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자동차의 자세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죠. 자동차 디자이너나 마니아들은 종종 “스탠스가 좋다” 또는 “자세가 좋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이는 차량이 지면 위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서 있는지, 또는 존재감이 느껴지는지에 대한 감상을 담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존재감이라는 감상적인 요소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매우 다양합니다. 하지만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자동차의 실루엣이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죠. 자동차의 크기나 비례 대비 휠이 차지하는 면적이나 타이어의 크기 등의 요소는 심미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스펜션, 브레이크, 휠, 타이어 등 자동차의 하체 부품은 경량화의 이점이 상당히 큽니다


한편, 자동차는 달리는 기계이기에 휠은 자동차의 주행 성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부품 중 하나입니다. 가령 서스펜션, 휠, 타이어 등 자동차의 하체를 이루는 부품이 가벼울수록 자동차는 민첩하게 움직입니다. 가벼운 휠은 핸들링과 승차감 개선에 유리하며, 자동차의 무게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가벼운 휠이 전부는 아닙니다. 최근 자동차 휠의 디자인은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바로 전기차 시대의 도래 때문이죠. 같은 에너지로도 최대한 멀리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합니다. 손댈 수 있는 모든 부분을 꼼꼼히 다듬어 전비를 개선해야 하죠. 따라서 휠 디자인 또한 효율성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휠의 공기역학을 개선하면 주행 중 맞바람으로 인한 저항을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에너지 소모가 줄어듭니다. 가령 휠의 개구율(휠의 비어 있는 비율)이 5%만 차이가 나도 공기저항계수(CD)는 0.003 이상 벌어집니다. 0.001이라도 공기저항을 줄여 효율성을 개선하려 애쓰는 연구원과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0.003은 아주 중요한 수치죠. 

아이오닉 5의 휠에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개구율 감소를 양립하는 치밀한 계산이 녹아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의 휠은 공기역학에 유리한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휠의 테두리 등 바깥 부분을 편평하게 막거나 부풀려 도넛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거나, 플라스틱과 신소재를 사용해 휠의 표면부터 깊이 10mm까지의 개구율을 최대한 낮추는 것입니다. 이는 휠을 둘러싸고 생기는 와류를 줄여 공기저항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기아 EV6 GT는 주행 및 브레이크 냉각 성능 향상을 위해 21인치 전용 휠을 장착합니다

다만 휠의 개구율은 브레이크 냉각 성능에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모델의 성격에 따라 휠의 디자인을 세밀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효율성을 우선하는 모델의 경우 개구율을 낮추고, 성능을 중시하는 고성능 모델의 경우 브레이크 냉각에 유리하도록 개구율을 높이는 식으로 조율을 진행하는 것이죠. 

기아 EV6 GT의 사례처럼 각 모델마다 다른 휠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은 디자인과 성능 모두를 고려한 부분입니다

아울러 기존에는 휠에 쉽게 사용하지 못했던 기하학적이고 비정형적인 디자인 등 형태와 관련된 시도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점점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휠 디자인이 디자인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요소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기차 휠이 지닌 고충은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예컨대,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휠 오프셋*이 큽니다. 휠의 깊이가 줄어들면서 디자인에서 입체감을 구현하기가 어려워진 것입니다.

*오프셋(offset) : 휠에서 자동차의 축과 맞닿는 부분(허브 마운팅 포인트)과 타이어가 조립되는 면의 중심(휠의 중심) 사이의 거리. 오프셋 수치가 클 수록 타이어가 차체 안쪽으로 들어가며, 수치가 작을 수록 바깥쪽으로 나와 휠 중앙 부분이 입체적으로 보이게 된다. 

기아 EV9의 휠은 지금까지의 전기차에서 찾아볼 수 없던 파격적인 디자인을 담고 있습니다

기아 EV9의 휠은 이처럼 전기차 시대에 맞춰 진화하는 휠 디자인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삼각형, 바람개비, 네모 등 도형을 강조한 모습을 띄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따른 것입니다. 도형을 이용해 간결하면서도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낸 것이죠. 휠 디자인에서 가장 중시되는 전체 디자인과의 조화, 일체감 등을 강조하면서도 휠이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서 보이게 한 것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이란 디자인 철학을 디자인에 완전히 녹여낸 것입니다. 

기아 EV9의 휠은 합금 소재와 플라스틱 커버의 조합을 사용한 덕분에 가볍고도 효율이 뛰어납니다. 아름다움, 성능, 효율성을 모두 갖춘 휠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죠

기아 EV9의 휠은 성능적인 면에서도 훌륭합니다. 에어커튼과 짝을 이뤄 주행 중 공기의 흐름이 최대한 차량 측면에 붙도록 해 공기저항과 에너지 손실을 줄여 주죠. 게다가 가볍기까지 합니다. 만일 합금 소재로만 휠의 개구율을 8% 이하로 줄인다면 무게가 상당히 늘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강성과 내구성을 확보해야 하는 본체는 합금을 사용하고, 공기역학에 영향을 미치는 커버에는 플라스틱을 사용해 가볍고도 효율이 뛰어난 휠을 완성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휠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전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제약을 디자인과 기술로 극복해 나가고 있는 중이죠. 앞으로 자동차 휠 디자인은 이보다 더 극적인 변화를 겪을 것입니다. 플라스틱을 포함한 신소재의 도입이 늘어나면서 디자인 자유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죠. 라이팅(조명) 기술과의 결합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국가별 법규 제한이 있어 빠른 도입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라이팅을 이용하면 상호작용도 가능해집니다. 


아름다움, 효율성, 성능 등 모든 것을 갖춘 미래의 휠을 위해 외장디자인실, 타이어설계팀, 부품개발팀, 재료개발팀 등 현대자동차그룹의 여러 부서는 지금도 신소재 및 신공법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래의 도로 풍경이 더 다채로울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죠. 지금보다 더 효율적이고 아름다운 자동차들이 거리를 누비기를 기대해 봅니다. 


도움말. 기아외장디자인실 김승태 책임연구원, 기아외장디자인실 김현수 책임연구원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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