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1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관해 묻다

현대자동차그룹
nav-menu
현대자동차그룹이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 임원과의 문답을 통해 E-GMP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일 유튜브를 통해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공개했다. 전기차에 최적화된 설계를 통해 높은 효율을 확보한 E-GMP는, 오랫동안 축적한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기술과 노하우로 전기차 시대의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E-GMP에 관해 궁금한 점을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장 파예즈 라만 전무, 차량아키텍처인테그레이션실장 고영은 상무, 전동화개발실장 정진환 상무에게 보다 자세히 물어봤다.

Q. 내연기관 파생 전기차와 비교했을 때, E-GMP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고영은 상무 |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파생된 EV와 E-GMP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자면, E-GMP는 전용 전기차이기 때문에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더 먼 거리를 주행하고, 더 큰 동력을 수용할 수 있다. 넓어진 실내 공간 또한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이를 위해 휠베이스(앞, 뒤 차축 사이의 길이)를 최대한 늘리고, 기존의 엔진보다 혁신적으로 크기를 줄인 차세대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 전기차의 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실내 공간을 최대로 확보했다. 또, 기존 엔진룸과 달라진 구조적 변화를 통해 중량을 최적화하고, 전륜과 후륜에 고성능 모터를 탑재해 성능을 크게 높인 고성능 전기차의 개발 가능성도 열었다. 

정진환 상무 | 전기차의 충전 과정으로 인한 고객의 스트레스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E-GMP는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내연기관 파생 전기차 대비 충전 시간을 대폭 줄였다. 급속 충전 시 18분 이내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 가능하고,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추가해 언제 어디에서나 차량의 전원으로 가전제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고효율 구동계 등을 만들기 위해 내구성과 효율성이 뛰어난 SiC(차세대 전력반도체)를 적용해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에 적합한 기술을 적용했다.

전기차에 최적화된 설계로 완성된 현대차그룹의 E-GMP

파예즈 라만 전무 | ICE(Internal Combustion Engine, 내연기관) 플랫폼은 엔진룸이 매우 크지만, EV 차량에는 엔진룸이 필요 없다. 따라서 휠을 차의 구석으로 위치시킬 수 있고, 그 결과 완전히 새로운 미래 지향적인 인테리어 콘셉트를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차량 하부에 센터 터널이 없어 바닥이 편평한 플랫 플로어(Flat Floor), 대시보드 내 공조 장치를 엔진이 사라진 공간으로 이동해 대시보드 부피를 줄인 슬림 콕핏(Slim Cockpit), 유연하고 넓은 실내 공간 등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아울러 더 큰 직경의 타이어를 통해 새로운 디자인 비율을 구현할 수도 있다.

Q. 경쟁사의 전기차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E-GMP의 장점과 차별점에는 어떤 것이 있나?

알버트 비어만 사장 |  100km를 가기 위한 전력을 얻기 위해 충전에 필요한 시간을 계산해보면 SiC(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를 적용한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갖춘 현대차그룹이 아마도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E-GMP를 바탕으로 한 전기차는 최대 600마력까지 발휘할 수 있는 고성능, 고출력의 퍼포먼스를 구현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레이스 트랙 기능을 포함한 가장 빠른 가속 성능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E-GMP를 적용한 차량을 보게 되면, 공간과 활용성뿐만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매우 큰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GMP를 기반으로 한 차량은 디자인 자유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요즘 출시된 대부분의 전기차는 외관이 서로 비슷한 편인데, E-GMP를 바탕으로 하는 차량은 디자인적으로 확실히 차별화된다는 강점이 있다. 이처럼 독특한 디자인은 고객에게 아주 매력적인 요소가 될 것이고,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 자유도가 높은 E-GMP 기반의 전기차는 독창적인 스타일링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은 201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EV 콘셉트 45

E-GMP에서 비롯되는 차량 스타일링 역시 강점이다. 특히 크고 독창적인 휠에도 중점을 뒀다. 일부 경쟁 모델은 스타일링이 매우 비슷하지만, 현대차그룹만의 독특한 디자인의 EV를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매우 넓은 실내 공간을 기반으로 새로운 UX와 유틸리티를 제공할 수 있다.

파예즈 라만 전무 | E-GMP를 개발할 때 고객의 니즈를 중심으로 생각했다. 따라서, E-GMP는 인간 중심적(human-centered)인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배치 설정(configuration)을 통해 높은 수준의 편의성, 편안함, 안전성과 넉넉한 주행 거리를 구현할 수 있다. 아울러 확장성을 높인 PE 콘셉트와 기술 개발을 통해, 앞으로 다양한 시장의 요구 사항에 유연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Q. 현재 국내외 대다수 급속 충전 인프라는 400V급 충전 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위한 충전기가 대부분인데, 왜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개발했나?

정진환 상무 | 기본적으로 충전기는 케이블이나 커넥터 등의 크기가 전류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전류가 커지면 케이블 등의 무게나 사이즈가 커져 충전 시 불편해진다. 이를 고려하면서 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전압을 높이는 것이다.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은 400V 시스템 대비 출력을 2배로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충전 시간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아직까지는 시장에 400V 충전기가 많이 적용돼있기 때문에, E-GMP 차량은 800V는 물론 400V로도 급속 충전이 가능한 멀티 충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일반적으로 보급된 400V 충전기를 연결해 800V로 승압하려면 무게가 약 20kg에 달하고, 약 100만 원 정도에 판매되는 부스터 컨버터라는 부품이 필요하다. 하지만 E-GMP는 차량 내 구동 모터 시스템을 활용해 전압을 높이므로 추가적인 부품 없이 승압이 가능하다. 이 방식의 멀티 충전 시스템은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특허를 갖고 있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 | 고전압 충전 시스템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현대차그룹은 800V 시스템을 대량 생산한 첫 번째 제조사다. 일부 스포츠카에서 800V 충전 시스템을 지원하긴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향후 800V 충전 시스템은 보다 대중화될 것이고, 좀 더 높은 전압의 배터리 시스템을 지속 개발하려고 한다.

E-GMP는 세계 최초로 400V와 800V 충전을 모두 지원하는 멀티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Q. 400V급 충전기에서도 높은 효율로 충전이 가능한가? 또, 향후 800V 충전기 보급 현황이 궁금하다. 

정진환 상무 | 앞서 설명한 것처럼 SiC(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를 적용했기 때문에 높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E-GMP 기반의 차량을 400V 충전기에 연결하더라도, 충전기의 최대 효율로 충전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현재 급속 충전 인프라는 400V 충전 시스템을 갖춘 50~150kW급 충전기가 갖춰져 있는데, E-GMP 차량은 150kW의 전력까지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현재 800V 충전기를 여러 군데 설치하는 것을 계획 중이며, 고속도로에 12개의 충전소를 만들고 도심에 8개의 충전소를 만들 계획이다. 각 충전소마다 충전기는 6기를 구축할 예정이고 현재 계획한 것은 120기 정도이며,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다.


Q. E-GMP에 무선 충전 기술이 적용되는가?

정진환 상무 | 현재는 무선 충전 기술을 차량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며, 무선 충전 기술 구현에 빚어지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무선 충전 기술을 구현하려면 차량에도 기술 개발이 필요하고, 플랫폼 바닥면에 전기를 만들어 전달하는 송신부 개발도 필요하다. 즉, 양쪽의 기술 개발이 모두 필요한 셈이고, 부품 개발이 완료된 후 양산차에 적용 가능하다. 적용 시점은 유동적이나, 향후 시장 반응이나 환경 변화에 따라 무선 충전 기술을 E-GMP에 적용할 예정이다. 


E-GMP에 탑재된 파우치형 배터리 셀. 큰 용량과 탑재 효율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Q. E-GMP는 파우치형 배터리 셀을 사용한다. 원통형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파우치형 배터리 셀의 장점은 무엇인가?

정진환 상무 | 파우치형 배터리 셀의 장점은 차량에 탑재하기에 가장 적합한 모양을 갖추고 있고, 차량 크기에 따라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파우치형 셀은 용량 자체가 원통형 배터리보다 훨씬 크다. 따라서 훨씬 적은 수의 배터리 셀로 원하는 에너지 용량을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제조 비용이나 제조 과정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한편, 원통형 배터리도 용량이 계속 늘어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그룹도 개발의 관점에서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E-GMP는 승객의 안전과 배터리팩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설계했다

Q. 배터리팩 안전은 어떻게 확보했나?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E-GMP만의 방안이 있나?

고영은 상무 | E-GMP 개발 시 가장 유념했던 부분 중 하나다. 전기차는 충돌 시 승객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배터리 안전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E-GMP는 전방이나 후방 충돌 시 하중을 분산하는 구조를 기본 채택하고, 배터리 자체를 보호하기 위해 배터리 주변에 초고장력강을 적용해 강성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사이드실 쪽에 알루미늄 압축재를 적용해 이중, 삼중으로 보호하는 구조를 적용했다. 개발 과정에서 모든 차량에 충돌 시험을 진행했고, 충분히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또, PE 시스템에도 안전 확보를 위한 설계가 반영됐다. 만약 충돌 시 냉각수가 흘러 내부 셀과 결합하게 되면 단락이 일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배터리 본체와 별개로 분리하고, 배터리 외부에 냉각수를 흘림으로써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현대차그룹은 E-GMP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Q. E-GMP를 적용한 차량의 출시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알버트 비어만 사장 | 처음으로 선보일 차량은 현대차 아이오닉 5가 될 예정이다. 또, 내년에 기아차의 첫 번째 전용 전기차를 E-GMP 기반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아이오닉의 다양한 라인업과 같이 기아차에서도 세단, CUV, SUV, 7인승 SUV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일 것이다. 동시에 기존의 내연기관 파생 전기차 모델 역시 소형차급으로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Q. E-GMP를 활용한 N 브랜드의 고성능차 출시 계획도 있나? 만약 고성능 전기차를 출시한다면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구현할 수 있나?

알버트 비어만 사장 | 물론 고성능차 출시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도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고려 중이며 해당 기술도 이미 갖추고 있다. 내년에 많은 고성능 모델을 출시할 예정인데, N 브랜드뿐만 아니라 기아차와 제네시스의 고성능 모델도 생각하고 있다. 

고성능차 특유의 주행 감각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 없다. E-GMP를 첫 적용한 차량인 아이오닉 5를 여러 차례 시승해봤는데, 고성능 전기 시스템과 큰 배터리를 탑재했음에도 굉장히 즐거웠고 강렬한 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핸들링과 반응성이 굉장히 좋았다. 따라서 E-GMP를 기반으로 한 N 브랜드 모델도 감성적인 측면에서 놀라운 경험을 제공할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GMP는 우수한 확장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바디 형태나 다양한 크기의 차량에 사용할 수 있다

Q. E-GMP 플랫폼의 확장성이 궁금하다.

파예즈 라만 전무 | E-GMP는 C세그먼트, E세그먼트, CUV, 세단, SUV, 7인승 SUV 등 바디 형태나 크기에 상관없이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확장성뿐만 아니라, 모듈러 시스템과 기술, 솔루션의 확장성 등이 플랫폼과 결합되어 다양한 제원과 특성을 아우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E-GMP를 통해 상용차 또는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로 확장할 수 있나?

알버트 비어만 사장 | 현재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전문 기업 모셔널(Motional)과 협력하고 있으며 E-GMP 기반의 로보택시를 준비하고 있다. 로보택시는 첨단화된 대규모의 운송 사업이며, 현대차그룹은 상용 사업을 E-GMP로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E-GMP의 높은 효율과 긴 항속 거리, 빠른 충전 등이 운송 사업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한편, E-GMP는 BEV(Battery Electric Vehicle, 배터리 기반의 순수전기차)에 최적화돼 있다. 수소 연료전지 적용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재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우수한 수소전기차 기술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수소 중심 기술만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HMG 저널 운영팀

group@hyundai.com

HMG 저널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CL) 2.0 정책에 따라 콘텐츠의 복제와 배포, 전송, 전시 및 공연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저작권에 의해 보호됩니다. 단, 정보 사용자는 HMG 저널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개인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HMG 운영정책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