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은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전기차의 구동 시스템으로서 모터, 감속기, 인버터, 배터리로 구성된다. 특히 E-GMP의 PE 시스템은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향상시키고 구동 효율을 극대화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전동화 기술에 대한 노하우로 탄생한 PE 시스템의 핵심 기술에 대해 들어봤다.
전기동력구동설계팀 김민성 책임연구원, 전력변환설계팀 신동민 책임연구원, 전동화변속기설계1팀 홍성화 책임연구원
Q. E-GMP에 탑재된 PE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모터, 인버터, 감속기를 일체화 한 점이다. 부품 일체화로 인한 장점이 무엇이고, 기술 구현이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민성 | 기존 내연기관 파생 전기차는 모터, 인버터, 감속기 등의 각 부품이 서로 독립된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했다. 반면, E-GMP는 모터에 인버터와 감속기 구조를 포함시켜 하나의 부품으로 설계했다. 이처럼 하나의 부품으로 설계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각 부품의 설계, 개발, 생산 기술을 모두 내재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부품 일체화로 인한 장점은 확실하다. 우선, 부품의 크기가 줄어든다. 이로 인해 PE 시스템을 플랫폼 내부에 적용할 때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도록 크기(높이, 전장)를 최적화할 수 있었다. 시스템 모듈화도 가능하다. 모듈화는 자동차의 각 구성 부품을 최소 단위로 구성하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기존보다 부피가 작아진 모터 구조 덕분에 구동계를 모듈화 시킬 수 있었다. 그 결과, 차체 앞쪽의 적재 공간을 의미하는 프렁크를 만드는 동시에 뒷차축 상부 등에서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고, 배터리 장착 공간도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었다.
신동민 | 모터와 인버터는 고전압 연결이 필요한 부품이다. 기존 내연기관 파생 전기차는 외부와 이어진 고전압 케이블을 통해 모터와 인버터를 연결했다. 그러나 모터와 인버터가 일체화된 E-GMP의 PE 시스템에서는 외부 케이블을 추가하는 대신 내부 연결이 가능한 구조로 변경했다. 그 결과, PE 시스템의 부품 크기를 축소하고 원가와 중량을 절감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충돌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외부 케이블을 추가할 필요가 없어 안전성도 향상시킬 수 있었다.
Q. 내연기관 파생 플랫폼에 기반한 전기차와 비교했을 때, PE 시스템의 부품을 일체화한 E-GMP의 모터는 얼마나 작아졌는지 궁금하다.
김민성 | 기존 내연기관 파생 플랫폼과 E-GMP의 구동 방식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크기 비교는 어렵다.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에서 선보인 내연기관 파생 전기차는 전륜구동 방식이었지만, E-GMP는 후륜구동 방식을 기본으로 적용하고, 트림에 따라 전륜 모터를 추가해 4WD 구동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모터 크기 축소로 인한 공간 활용성은 내연기관 파생 플랫폼 대비 높아졌다고 본다. 일단 후륜구동 방식의 E-GMP는 전륜에 모터가 위치하지 않기 때문에 이 공간을 프렁크로 활용할 수 있다. 네 바퀴를 모두 사용하는 성능형 4WD E-GMP의 경우에도 프렁크를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전륜에 모터가 추가되기 때문에 후륜구동과 비교했을 때 프렁크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지지만, 비교적 소형(70kw) 모터가 탑재된 덕분에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E-GMP는 후륜 쪽의 공간 활용성도 뛰어나다. 후륜 모터를 서브프레임 내부에 탑재하는 한편, 높이를 최소화해 배터리 장착 공간과 뒷좌석 실내 공간 등을 확보할 수 있었다. E-GMP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 5를 직접 체험했을때, 한층 넓어진 실내 공간의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E-GMP는 후륜구동 방식을 기본으로 하고, 트림에 따라 전륜 모터를 추가해 4WD 구동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감속기 디스커넥터’ 기술을 통해 2WD와 4WD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고 알려졌는데, 해당 기술의 장점은 무엇인가?
홍성화 | 감속기 디스커넥터 구조는 기존 전기차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기술이다. 이 기술은 전륜에 위치한 구동 모터와 구동축을 물리적으로 자유롭게 분리하거나 연결한다. 모터 방식의 액추에이터로 구동축에 위치한 클러치를 붙이거나 떼어내 0.4초 만에 전륜의 구동 연결을 체결하거나 해제할 수 있다. 따라서 감속기 디스커넥터 기술을 적용하면 전륜 PE 시스템의 드래그 부하를 차단해 연비 효율성을 높이고, 동시에 역동적인 운전이 가능해져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 전기차 기준으로 주행거리를 약 6~8% 개선할 수 있다.
배터리설계팀 최용환 책임연구원, 배터리성능개발팀 김우성 책임연구원
Q. E-GMP에 탑재된 배터리는 셀 단위부터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것인가? 기존 내연기관 파생 전기차의 배터리와 비교해 구성이나 제조 공정 등에서 어떤 점이 다른지 알고 싶다.
최용환 | E-GMP를 위해 고밀도의 표준화된 배터리 셀을 새로 개발했다. 기존의 내연기관 플랫폼 파생 전기차와 동일한 방식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전용 플랫폼의 전개 방향을 고려해 배터리 셀과 모듈을 1종으로 표준화해 개발한 것이 결정적인 차이다. 이처럼 배터리 설계를 표준화하면 차의 제원에 따라 모듈을 더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배터리 용량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고에너지 밀도 달성을 위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에 하이니켈(Hi-Ni) 소재를 적용했다. 배터리의 니켈 함유랑을 높이면 더 많은 양의 리튬이온이 배터리 내부에서 쉽게 이동할 수 있고, 이는 결국 에너지 밀도가 향상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 밖에도 음극에 배터리 셀의 저항을 축소시킬 수 있는 듀얼 코팅 방식을 적용해 급속 충전 성능을 향상시켰다는 점이 특징이다.
Q. E-GMP는 배터리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기존 전기차 대비 주행거리를 높였다. 비결이 무엇인가?
김우성 | 전기차에 쓰이는 일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효율은 96% 수준으로 비슷하다. 따라서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향상시키는 데 있어 중요한 요인은 정해진 배터리 용량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용하는 지에 달려 있다. 즉, 배터리 충전 시 목표한 충전량을 정확하게 채우는 것과 목표한 용량을 정확하게 소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두 가지 목적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정확한 ‘상태 추정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는 E-GMP 개발 시 배터리의 상태 추정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여러 조건에 대한 충전 및 주행 상황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다양한 조건에 대한 E-GMP 배터리 시스템의 사용 패턴을 학습할 수 있었고, 상온 조건(섭씨 20~30˚C)에서는 오차율 1% 이내의 높은 배터리 상태 추정 정확도를 확보했다.
Q. E-GMP는 커다란 배터리가 차체 하단에 위치한다. 안전성 강화를 위한 배터리 보호 기술에는 어떤 것이 있나?
최용환 | E-GMP의 배터리 팩은 관통 볼트 체결 구조를 통해 차체와 견고하게 연결돼 있다. 또한, 배터리 케이스와 연계해 차체 강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동시에 측면 충돌을 대비해 배터리 케이스의 격자 구조가 차체와 견고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보호 구조를 설계했다. 따라서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에 대해서는 배터리 안전이 충분히 보장된다.
다만 비정상적인 주행 혹은 도로 상황에 따라 예기치 못한 충격이 배터리 하부에 가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배터리를 충분히 보호하기 위해 견고한 구조의 하부 보호 커버를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고전압 커넥터 숨김 구조 등을 적용해 다양한 충돌 상황에서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제거했으며, 수없이 많은 자체 평가를 통해 안전성을 끊임없이 검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충돌에 의해 배터리 케이스 등이 손상될 경우에는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Battery Management System)가 실시간으로 배터리 셀의 안정성을 살핀다. 부품이 손상된다 하더라도 배터리 모듈만 부분 교체하는 방식으로 수리할 수 있으며, 수리 비용 역시 상당히 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
Q. E-GMP에는 겨울철 배터리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승온 히터가 적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인가?
최용환 |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통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며 충전과 방전을 반복한다. 겨울철 배터리의 출력이 줄어드는 것은 액체 상태의 전해질이 저온에서 굳기 때문이다. 전해질이 굳어진 탓에 리튬이온의 이동이 둔해지고 이는 결국 배터리 내부 저항을 키워 충·방전 성능 하락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이런 이유로 겨울철 배터리를 충전할 경우, 상온 상태보다 충전 시간이 길어진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E-GMP에 적용된 기술이 바로 배터리의 온도를 강제로 높여주는 승온 히터다. 순간적으로 배터리의 온도를 빠르게 높임으로써 전해질을 상온 상태로 유지할 수 있고, 덕분에 저온에서도 보다 원활한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 E-GMP를 적용한 전기차를 경험해본다면 겨울철 배터리 충전 시간 지연으로 인한 불편함이 한층 해소됐음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우성 | 최근 현대차그룹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는 기술 외에도 배터리 자체의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배터리 제조 공정부터 실제 사용 조건까지 안전 확보를 위한 활동 및 검출 기능을 강화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배터리 사용 중 움직임이 이상한 배터리 셀을 검출하는 기능이 있다. 덕분에 배터리 충전 상황 및 사용 대기 중에도 비정상적인 배터리 셀이 검출 될 경우, 즉시 문제 상황을 서비스 센터 및 고객에게 알려 비상 상황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다.
전력변환설계팀 이기종 책임연구원, 전동화시스템시험팀 이중우 책임연구원
Q. 400V/800V 충전 시스템 급속충전 인프라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멀티 충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 보다 급속 충전용 어댑터를 기본 제공하는 것이 ‘가성비’가 더 좋은 구성이라는 일부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이기종 | 흔히 알고 있는 충전용 외부 어댑터는 충전 전류가 작기 때문에 충전 속도도 느려질 수밖에 없다. 반면, 짧은 시간에 많은 전력을 배터리로 전달하는 급속 충전을 위해서는 충전 전류가 커야만 한다. 이런 이유로 400V 충전 시스템에서 800V 고전압 초고속 충전을 할 수 있는 어댑터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신 타사의 경우, 어댑터가 아닌 승압 시스템이 내장된 별도 장착형 제어기를 이용해 400V 충전 인프라에서도 800V 충전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그러나 이 경우 소비자가 제어기 구입을 위해 150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이를 적재하게 된다면 차량에 약 20kg의 무게도 추가된다.
반면, E-GMP의 멀티 충전 시스템은 400V 고속 충전기를 이용하더라도 차체에 이미 탑재된 구동용 모터와 인버터를 그대로 활용해 400V 전압을 800V로 승압 할 수 있다. 이처럼 가성비라는 측면에서 접근해도 E-GMP의 멀티 충전 시스템이 훨씬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Q.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충전 상태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E-GMP의 충전 시스템에도 이와 같이 배터리 충전 상태를 고려한 제어 기술이 구현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이중우 | E-GMP에는 충전 시 배터리를 포함한 차량의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충전 전 과정을 제어하는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다. 배터리의 온도 정보에 따라 충전 속도를 가변하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통상적으로 배터리는 충전 전류의 크기에 따라서 충전 속도와 충전 성능, 내구 신뢰성 등이 상호 영향을 끼친다. 상온 이상인 조건에서는 배터리 충전 성능 극대화 및 속도 향상을 위해 전류량을 증대시킨다. 반대로 상온 이하에서는 배터리의 내구 신뢰성을 확보하면서 충전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충전 전류를 최적으로 감소시키는 전략을 택한다. 이렇게 E-GMP는 배터리의 충전 성능과 내구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온도별로 최적화된 충전 전류를 제어한다.
Q. E-GMP에는 멀티 충전 시스템 같이 새롭게 개발한 충전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신규 시스템과 기존 충전 시스템 사이의 호환성 문제나 작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중우 | 멀티 충전 시스템의 기능 안전성 확보, 그리고 기존 400V 충전 설비와 새로운 800V 고전압 충전기 사이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페일 세이프(Fail Safe) 평가 절차’와 ‘협조 제어 기술’을 마련했다. 먼저 페일 세이프는 시스템의 고장으로 인해 탑승자 또는 전체 시스템에 해를 끼치지 않거나 최소화 할 수있도록 하는 일련의 엔지니어링 활동을 의미한다. 평가 절차는 총 다섯 단계로 구성되며, 이 과정을 통해 충전 시스템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구현되는지 확인한다. 만약 이 과정에서 오류나 고장이 확인되면 협조 제어를 통해 사용자의 안전 및 차량 시스템 보호를 수행한다.
페일 세이프 평가 절차는 첫 번째 단계인 시스템 모델링으로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는 하위 시스템의 기능 및 관계를 확인한다. 이 절차에 따라 멀티 충전 시스템의 하위 시스템에 모터, 인버터, 배터리, 충전 관련 제어기 등을 포함시킨다. 그리고 각각의 하위 시스템을 다시 센서, 액추에이터, 제어기 등의 단위 시스템으로 세분화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일부 단위 시스템별로 대표적인 고장 상황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상호 영향성 분석을 수행한다. 단위 시스템 전체에 대한 고장을 평가하지 않는 것은 비용과 시간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단위 시스템의 다양한 고장 상황은 전체 또는 일부에 관계없이 결국 특정한 ‘단일 고장 정보(Fault Code)’ 하나로 귀결된다. 때문에 전체가 아닌 일부 고장 모드를 선정해 분석하는 것이 효율성과 최적화 측면에서 적합하다.
세 번째 단계는 평가 항목 및 평가 방법 선정이다. 모터, 인버터, 배터리, ICCU(Integrated Charging Control Unit: 통합 충전 시스템), VCMS(Vehicle Charging Management System: 차량 충전 관리 시스템) , VCU(Vehicle Control Unit: 차량 제어 유닛), EVSE(Electric Vehicle Supply Equipment: 전기차 충전 설비)와 같이 최대 7개의 하위 시스템에 대해 57개 평가 항목을 선정한다. 평가 방법으로는 각 고장 대상에 인위적으로 고장 상황을 주입하는 고장 주입 시험을 적용한다. 상황에 따라 평가 시스템 및 항목의 개수는 유동적이며, 고장 대상과 고장 유형 선정, 발생 시점과 횟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행한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평가 개발 환경 구축 및 평가를 진행한다. 앞선 단계에서 준비한 항목에 대해 평가를 수행하기 위한 보다 본격적인 환경을 구축하는 과정이다. 그에 따라 평가 대상 차량과 평가용 충전기, 하드웨어 고장 상황 주입을 위한 핀보드와 케이블, 고장 상황 유발용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계측기, 분석을 위한 관련 장비 및 노트북 등으로 평가 개발 환경을 만든 뒤, 평가를 진행한다.
페일 세이프 평가 절차의 마지막 단계는 결과 분석 및 결론 도출이다. 각 고장 상황에 대한 사용자 안전, 시스템 보호, 멀티 충전 기능 구현 및 강건성을 검증한다. 구체적으로 신규 적용 부품에 대한 안전성 및 완성도를 검증하고, 충전 관련 제어기별 협조 제어 정확성 또한 확인한다.
이 페일 세이프 평가 절차 중 시스템의 하위 요소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협조 제어 기술이 상황별 전략을 통해 충전 시스템을 제어한다. 그에 따라 E-GMP의 충전 시스템 내 하위 요소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위험 상황’과 ‘아닌 상황’으로 구분해 각 상황별 전략으로 충전 시스템을 제어한다. 먼저, 고장이 아닌 정상적인 상황의 경우에는 다양한 사용자 조건과 환경(혹서 또는 혹한 여부)에서 시스템 본연의 충전 기능이 수행될 수 있도록 ‘기능 강건화 방향’으로 가는 전략을 취한다.
이와 반대로 고장 발생 상황에서는 충전 시스템을 구성하는 각 하위 요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고장 유형을 우선적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이 분석 결과를 설계, 품질관리 관점에서 정리한다. 그 후, 각 고장 유형에서 사용자의 안전 및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감전이나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 제어 전략을 구성한다.
전력변환제어설계팀 이혁진 책임연구원, 전력변환설계팀 이윤식 책임연구원
Q.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자유자재로 꺼내 쓸 수 있는 V2L 기술이 향후 전기차 대중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가?
이혁진 | E-GMP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에는 많은 강점이 있다. 그 중 하나가 기존 내연기관 파생 전기차와 달리 엔진룸, 변속기 터널 등의 공간을 실내 공간으로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향후 자동차는 성능 뿐만 아니라,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넓은 실내 공간 또한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 9월 공개된 ‘아이오닉 콘셉트 캐빈’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 전기차는 개인화 된 디지털 공간, 움직이는 사무실, 편안한 휴식 공간 등으로 확장될 것이다. 이와 같은 전기차의 실내 공간 확장성에, 전기차의 배터리 전력으로 외부 전자제품을 쓸 수 있는 V2L 기능이 합쳐지면 전기차 판매 확대와 함께 전기차 대중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Q. 타사 전기차에도 V2L과 비슷한 기능이 탑재된 것으로 알고 있다. E-GMP에 탑재된 V2L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이윤식 | 가장 큰 차별점은 차량 내·외부에 별도의 AC 전원 공급장치 없이도 V2L 기능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타사 전기차의 경우 3kW 이상의 대용량 전력이 필요한 전자제품을 V2L 기능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전원 공급장치를 구매해야만 한다. 그러나 가격이 500만 원 중반대부터 최대 1,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이며, 무게 또한 40kg 이상에 육박해 사용성이 낮다.
이와 달리 E-GMP 기반 전기차에서는 높은 전력이 요구되는 전자제품을 별도 장치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는 E-GMP에 통합 충전 시스템(ICCU : Integrated Charging Control Unit)이 적용됐기 때문에 가능하다. 통합 충전 시스템이란 차량에 있는 고전압 배터리와 보조 배터리 모두 충전이 가능하도록 현대차그룹에서 새롭게 개발한 기술이다. OBC(온보드차저, On Board Charger)*의 경우, 기존에 단방향으로만 충전이 가능했던 것을 개선해 양방향 전력 변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덕분에 별도의 장치 없이 차에서 직접 3.6kW의 대용량 전력을 전자제품에 공급할 수 있다.
E-GMP에서 공급할 수 있는 3.6kW의 전력은 국내 주택용 계약전력(한국전력공사와 어느 정도의 전기를 쓸지 계약하고 이에 맞게 공급받는 전력)인 3kW를 넘어서는 상당한 수준이다. 덧붙여 E-GMP 기반 전기차의 실내에는 V2L 콘센트가 장착되어 있어 주행 중에도 동승자가 인덕션, TV, 냉장고 등 고전력 전자제품을 상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타사 기능과 차별화 된다.
※ OBC : 차량 내부에 있는 충전용 컨버터로 외부 충전기에서 배터리로 전력을 변환하는 장치
Q. V2L을 활용한다면, 포터블 인덕션과 같이 캠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자제품을 실제 몇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을까?
이혁진 | V2L 실사용 시간은 E-GMP를 바탕으로 개발되는 각 차량별 배터리 용량 및 실시간 배터리 충전 상태, 그리고 사용자가 설정할 최저 배터리 충전 상태 등을 감안해 대략적으로만 계산이 가능하다. 이를 고려해 전자제품의 사용 시간을 평균적으로 산출해보면, 전기차의 배터리가 100% 충전된 상황을 기준으로 1.5kW 용량의 포터블 인덕션은 약 30시간 이상 가동할 수 있다. 17평 에어컨과 55인치 TV를 동시에 약 24시간 동안 작동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V2L로 최대한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인 3.6kW만 넘지 않는다면, 동시에 사용 가능한 전자제품의 수에는 제한이 없다.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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