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7 현대자동차그룹

세계 최초의 고성능 수소전기차, 비전 FK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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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에서 공개한 ‘비전 FK’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전기차용 PE 시스템을 결합한 세계 최초의 고성능 수소전기차다. 비전 FK에 담긴 혁신적인 기술과 미래 모빌리티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알아봤다.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의 전동화 자동차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단순히 시장 점유율이나 판매량 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내연기관차의 고유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고성능 자동차 시장에도 완성도 높은 전동화 자동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고성능 자동차 중에는 모터를 활용한 전동화 모델의 수가 적지 않다. 강력한 내연기관 엔진에 순간적으로 큰 힘을 발휘하는 전기모터를 더해 성능과 효율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나 스포츠 세단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모델의 경우, 800마력이 넘는 통합 출력을 자랑하면서도 배출가스 없이 전기모터 만으로 100km 이상 주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스포츠카 제조사 역시 고성능과 효율성을 양립시키기 위해 내연기관에 전기모터를 더한, 하이퍼카(Hyper Car)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고성능 전동화 자동차는 어느새 제조사의 첨단 기술력을 보여주는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차의 성능을 뛰어넘는 순수 전기차도 고성능차 시장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전기모터 고유의 순간적인 동력 전달 능력을 활용해 내연기관차는 불가능한 가속력을 전달하고 차체 하단에 위치한 배터리에서 비롯된 낮은 무게중심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주는 게 고성능 전기차의 특징이다. 그중에는 2,000마력에 가까운 최고출력과 1초 후반대의 100km/h 가속 성능, 400km/h 이상의 최고속도 등 기존의 내연기관 스포츠카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성능을 자랑하는 전기 스포츠카도 존재한다.

이 같은 사실들은 소비자들이 전동화 자동차에서 높은 경제성이나 효율 이외의 가치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즉,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경험할 수 없던 강력한 성능을 전동화 자동차에서 찾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로운 개념의 고성능 모빌리티인 비전 FK를 선행 개발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 전기차용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을 더한 고성능 수소전기차인 비전 FK는 미래 자동차 시장이 요구하는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향후 현대차그룹이 소개할 고성능 전동화 자동차의 기술을 사전 검증하고 기술 향상을 위한 토대를 제공하기도 한다.


*PE 시스템: 전기차 구동을 위한 모터와 감속기, 전력 변환을 위한 인버터, 그리고 동력원을 담고 있는 배터리를 결합한 시스템

비전 FK의 핵심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고성능 PE 시스템을 하나로 합쳤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전혀 다른 종류의 구동 시스템을 비전 FK 한 대에 담은 목적은 명확하다. 전동화 자동차는 성능과 운전 재미가 뒤쳐지고 고성능 자동차는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편견을 불식시키면서, 이 두 가지 이율배반적인 특성이 양립하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 같은 특성을 완성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비전 FK에 각 분야 최고의 시스템을 탑재했다. 먼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소전기차인 넥쏘의 것을 적용했다. 이미 전 세계 시장에서 성능과 안정성이 검증된 넥쏘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비전 FK가 저속 주행을 하거나 배터리 충전 상태를 유지 및 관리할 때 기본 동력원으로 활용되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이를 위해 2kg 용량의 수소연료탱크 2개는 뒷차축 위에 얹었고, 평균 출력 85kW, 최고 출력 95kW인 2세대 연료전지 스택은 앞차축 위에 탑재했다.

가장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은 비전 FK의 고성능 PE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비전 FK가 고속주행이나 역동적인 주행 상황에서 힘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비전 FK에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 리막과 협업해 개발한 PE 시스템을 탑재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9년 리막에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비전 FK의 PE 시스템은 2개의 구동 모터, 감속기, 인버터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전기차가 앞뒤 구동축에 구동 모터를 하나씩 적용하는 것과 다르게 비전 FK는 2개의 모터를 좌우 뒷바퀴에 직접 연결한다. 후륜에 적용한 모터 2개의 합산 출력은 500kW(약 680마력) 이상으로 매우 강력하다. 고성능 전기차인 포르쉐 타이칸 터보 S의 앞뒤 차축에 각각 적용된 모터 2개의 합산 출력이 460kW(약 625마력)인 것과 비교하면 비전 FK의 성능을 실감할 수 있다. 아울러 60kWh가 넘는 용량의 구동용 배터리는 T자 형태로 실내공간 중앙과 뒤쪽을 가로질러 배치된다. 이로써 공간 효율을 극대화하고 무게 중심이 최적화된 설계가 완성된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탑재한 배터리 팩과 달리, 리막의 배터리 팩은 원통형 셀로 구성된다. E-GMP의 배터리 팩보다 동일 부피당 에너지 밀도는 다소 낮지만, 충·방전 속도가 보다 빠르기 때문에 탑재 에너지 대비 높은 출력(580kW)을 낼 수 있다. 참고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일정 부피당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모아 둘 수 있는가를 나타내며 출력은 배터리가 얼마나 빨리 충·방전이 되는 지로 결정된다.

E-GMP에 적용되는 배터리 팩의 경우, 파우치 타입의 셀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표준화 및 공용화 전략 설계를 통해 다양한 전기차에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비전 FK는 표준화 및 공용화 부품을 사용하지 않는 유일무이한 고성능 수소전기차다. 전동화 차량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고성능에 더욱 집중한다는 점에서 기존 전기차와 지향점도 다르다. 아울러 배터리를 콤팩트하게 구성하고 배터리 셀 상·하부를 동시에 냉각할 수 있는 수냉식 열관리 시스템이 적용된 덕분에 성능을 끌어올리기에 유리하다. 비전 FK에 리막과 협업한 PE 시스템과 고성능 배터리 시스템을 탑재한 이유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PE 시스템을 결합한 첨단 설계 덕분에 비전 FK는 기존의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나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를 훌쩍 뛰어넘는 성능과 효율성을 자랑한다. 기존 전기 스포츠카 대비 가장 큰 장점은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해 충전 시간을 약 5분 수준으로 단축했다는 점이다. 또한, 수소연료전지 발전을 통해 언제나 일정 수준 이상의 고전압 배터리 충전량을 유지할 수 있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역시 600km 이상으로,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500km에서 600km 초반대에 머무는 기존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들을 압도한다.

고출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 출력을 동시에 사용해 동력 성능을 높인다. 덕분에 비전 FK는 3.9초 만에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할 수 있고, 최고속도는 260km/h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동력원을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로 분산해 구동계 부품의 효율 및 한계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비 및 열관리 측면에서도 배터리 만을 이용한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대비 유리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비전 FK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 고성능 PE 시스템을 더한 세계 최초의 고성능 수소전기차다. 비전 FK는 실제 주행을 통해 여러 선행 기술을 검증하는 롤링 랩(Rolling Lab, 달리는 연구소)의 역할도 한다. 이를 통해 검증된 수소전기차 기술과 전기차 기술의 융합점은 향후 현대차그룹의 고성능 친환경 자동차와 모터스포츠 활동에 긍정적인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특성을 중요시하고, 운전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자동차가 요구되는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 속에서 비전 FK가 제시할 새로운 방향성이 기대된다.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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