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06 현대자동차그룹

스토리텔링의 재발견,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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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과 스토리두잉, 스토리리빙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사람들은 스토리에 매료됩니다. 실제 삶의 체험을 담은 이야기든 철저하게 만들어진 픽션(Fiction)이든 스토리는 듣는 이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독자 혹은 소비자들은 그 스토리에 공명하고 반응하면서 무언가를 체험합니다. 그야말로 스토리가 콘텐츠의 성패를 좌우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보통 사람의 스토리가 각광받는 시대

유명 작가의 글이나 전문 제작자가 만든 콘텐츠보다 일반 BJ,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가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SNS와 유튜브 등의 매체가 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유명 작가의 글이나 전문 제작자가 만든 콘텐츠보다 일반 BJ,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가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스토리만이 콘텐츠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보통 사람들이 콘텐츠 창작과 스토리의 주체로 등장한 것입니다. 스토리텔링의 주체는 특별한 소수가 아니라 평범한 모든 사람들입니다. 대중은 스토리의 소비자이자 생산자이기도 합니다.


초등학생의 장래희망이 된 ‘유튜버’ 

초등학생 장래희망 순위에서 유튜버는 3년 연속 5위 안에 들었습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20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서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4위는 유튜버·BJ·스트리머 등 크리에이터였습니다.

스토리텔링을 넘어 스토리두잉으로

문제는 스토리텔링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스토리텔링은 ‘화자(話者, 생산자) - 스토리(콘텐츠) - 청자(聽者, 소비자)’의 구조를 지닙니다. 그리고 미디어나 SNS나 책 등 그 스토리를 전할 수 있는 매체에 의존합니다. 그래서 스토리두잉이 강조됩니다. 

스토리두잉은 체험과 쌍방향 소통을 중시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직접 스토리를 경험하기를 원합니다. 이를 발 빠르게 응용한 것은 영리 혹은 비영리단체들입니다. 이들은 일방적인 홍보나 광고만이 아니라 직접 함께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장을 경험하게 하거나, 함께 봉사 및 체험활동을 하며 스토리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탐스는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빈민층 아이들에게 한 켤레를 기증하는 캠페인을 통해 창립 6개월 만에 1만 켤레의 신발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빈민층 아이들에게 한 켤레를 기증하는 글로벌 기업 탐스(Toms)의 나눔식 판매도 대표적인 스토리두잉 마케팅의 예입니다. 메타버스 역시 가상적 스토리두잉의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현장에서도 일방적 강의보다 현장 방문(Field Trip)과 토론식 수업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휴가철이면 스토리가 있는 여행을 하고 템플스테이를 하고 의미 있는 여러 활동에 참여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일방적인 것을 꺼립니다. 쌍방향 연결과 직접 자기 몸을 던지는 체험형 스토리를 좋아합니다.


탐스의 ‘One for One’ 캠페인 

탐스의 창립자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던 중 신발이 없는 가난한 아이들을 보고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추가로 한 켤레를 불우한 이웃에게 기증한다는 스토리를 만들어 고객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탐스는 이 캠페인을 통해 창립 6개월 만에 1만 켤레의 신발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스토리리빙,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

하지만 스토리의 범람과 상품화는 진정한 스토리의 실종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스토리의 인문학적 기초가 결여된 채 이를 도구적으로만 이용하려 들기 때문입니다. 즉 상대방을 설득하고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테크닉으로 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사람들을 대상화하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스토리텔링과 스토리두잉은 자기 자신을 향할 때 진정한 스토리가 됩니다

스토리의 본질은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삶을 공유하는 일에 있습니다. 우리는 진정성이 없는 스토리에 지쳐있습니다. 지금은 트렌드 읽기나 시장 감각에 앞서 스토리의 인문학적 뿌리를 재발견할 때입니다. 그것이 바로 스토리리빙입니다. 자기 스토리를 살아내고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는 일입니다. 

스토리텔링과 스토리두잉은 자기 자신을 향할 때 진정한 스토리가 됩니다. 자기 자신에게서 흘러나오지 않은 스토리는 공허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울림을 주지 못합니다. 독자들은 귀신처럼 그것의 진정성과 숙련도를 알아챕니다. 진정성이야 말로 유일한 열쇠입니다. 모든 개인에게는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공동체나 단체나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모든 이야기들은 각각 유일하며 저마다 고유한 가치가 있습니다.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하는 스토리리빙 

이야기가 삶이 되는 세상은 메타버스, VR기기를 활용한 가상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하고 타인과 공유와 소통이 가능한 것은 물론, 같은 세계관 안에서 정해지지 않는 비선형·나뭇가지형 스토리 구조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미국 철학자이자 작가, 랍비인 마크 가프니(Marc Gafni)는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손가락 지문(Finger Print)이 있듯이 자기만의 삶의 지문(Soul Print)이 있다.” 삶의 지문은 자기 삶의 이야기로 형성됩니다. 손가락 지문은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져 있지만, 자기 삶이라는 영혼의 지문은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근대 철학의 관심이 ‘자신에 대해 알라’였다면 현대 철학의 핵심 화두는 ‘자기 자신으로 살라’입니다. 우리 각자의 삶은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즉 스토리의 핵심은 자기 자신의 삶에 있습니다. 말하기(Telling)와 행위(Doing)보다 삶(Living)이 먼저입니다.


글 | 황산 칼럼니스트

인문학 연구자이자 인문창작공동체 ‘아트앤북’ 대표.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에서 신학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저서로는 <철학자들과 함께 떠나는 글쓰기의 모험> 등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모터스라인 2022년 3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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