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2 현대 모터스포츠팀

현대자동차 아반떼 N TCR, WTCR 더블 챔피언에 성큼 다가서다

현대 모터스포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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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시즌 WTCR이 오는 8월 6~7일 프랑스에서의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 엘란트라(아반떼) N TCR로 참전하고 있는 현대 BRC 팀과 아즈코나 선수가 각각 팀과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 2위를 큰 점수 차로 따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더블 챔피언 등극의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WTCR(World Touring Car Cup)은 국제 자동차 연맹(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l’Automobile, FIA)이 주관하는 월드 챔피언십 가운데 유일한 투어링카 레이스다. TCR 규정을 기본으로 전 세계에서 치러지는 월드 시리즈이며, 현대자동차는 2018년 WTCR 출범 때부터 i30 N TCR을 투입했다. 사실상 서킷용 투어링 경주차 개발이 처음이었던 현대차는 2년 연속(2018~2019년) 드라이버 챔피언과 첫해 팀 챔피언 타이틀(2018)을 석권하며 경주차의 뛰어난 완성도를 과시했다. 

하지만 경쟁자들의 추격이 매서워지고, 우승한 경주차에 대한 퍼포먼스 조정 등으로 2020년과 21년에는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TCR에는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엔진 출력 조절과 무게, 최저 지상고 등의 요소를 조정해 차종 간 성능 차이를 상쇄하는 BoP(Balance of Performance) 제도가 있다. 엔진과 차체 크기, 섀시 구성 등이 제각각인 양산차로 경기를 하다 보니 필요한 조치지만, 공정성에 대한 논란 여지가 많다 보니 이와 관련된 장외 싸움도 치열하게 벌어진다. 

지난해 현대 BRC 레이싱은 신차에 대한 데이터를 쌓으며 2022 시즌을 준비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신차인 엘란트라(아반떼) N TCR을 투입했고, 이로 인해 BoP가 리셋되었음에도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는 장 칼 버네이(Jean-Karl Vernay)가 3위, 팀 챔피언십에서는 엥슬러 현대 N 리퀴 몰리 레이싱 팀(Engstler Hyundai N Liqui Moly Racing Team)과 BRC 현대 N 루크오일 스콰드라 코르세(BRC Hyundai N LUKOIL Squadra Corse)가 각각 5위와 6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신차의 잠재력이 충분하고, 세팅 데이터도 차곡차곡 쌓은 까닭에 올해는 기대해 볼 만했다. 그런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외부 요인이 발목을 잡았다. 러시아 기업인 루크 오일이 메인 스폰서에서 빠지면서 팀 구성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다. 게다가 팀 엥슬러가 혼다로 옮기면서 현대차 세력은 BRC 레이싱 하나만이 남았다. BRC는 현대 모터스포츠의 TCR 개발 프로그램을 함께했던 이탈리아의 명문 팀으로, 자동차 메이커의 직접 참가를 허용하지 않는 커스터머 레이싱 방식의 WTCR에서 사실상 현대차를 대표하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미켈 아즈코나가 타퀴니의 빈자리를 채웠다

올해 초, BRC는 팀 본거지인 체라스코에서 신차와 드라이버진을 공개했다. 헝가리 출신으로 2019년 챔피언을 차지했던 노버트 미첼리즈(Norbert Michelisz)가 굳건히 자리를 지켰고, 지난해 은퇴한 노장 가브리엘 타퀴니(Gabriele Tarquini)의 공석은 미켈 아즈코나(Mikel Azcona)가 이어받았다. 26세로 스페인 출신인 아즈코나는 2018년과 지난해 TCR 유럽 챔피언에 빛나는 차세대 유망주다. 현대 모터스포츠의 팀 부대표인 줄리안 몽세(Julien Moncet)는 엘란트라 N TCR이 지난해 좋은 잠재력을 보여주었고, 드라이버진 역시 강력하다면서 우승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WTCR 캘린더는 원래 10개 라운드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전쟁의 영향으로 러시아, 체코 라운드가 사라졌고, 한국(인제), 중국, 마카오로 이어지는 아시아 라운드는 물류와 방역 문제로 취소되었다. 대신 이탈리아와 알자스(프랑스)가 추가되어 7개 라운드, 14개 레이스로 정리되었다. 

1라운드 – 프랑스

포 빌 서킷에는 마을 도로를 고스란히 사용했던 90년 전의 향취가 남아있다

체코 라운드의 취소로 개막전이 된 프랑스 라운드는 ‘포 빌 서킷(Circuit de PAU-VILLE)에서 열렸다. 20세기 초, 모터스포츠 발상지 중의 하나였던 프랑스 남서부의 포(PAU)는 1930년에 프랑스 그랑프리가 열리기도 했다. 마을 도로를 그대로 살린 서킷 레이아웃은 무려 9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22 WTCR 시즌 첫 예선 결과 네스터 지롤라미(Nestor Girolami, 혼다)가 폴 포지션, 현대차 진영의 아즈코나와 미첼리즈는 각각 8위와 10위였다. 레이스1에서는 지롤라미가 우승, 에스테반 게리에리(Esteban Guerrieri, 혼다)가 2위로, 혼다 세력의 뮈니히 모터스포츠가 1~2위를 차지했다. BRC 현대의 아즈코나는 두 계단 오른 6위, 미첼리즈는 9위였다. 

WTCR의 ‘리버스 그리드’라는 독특한 제도는 경기에 흥미를 불어넣는다

리버스 그리드의 레이스2에서는 미첼리즈가 폴 포지션에 섰다. WTCR은 특이하게 리버스 그리드 제도가 존재한다. 두 번째 레이스에서는 예선 1~10위 자리를 반대로 배치해 누구 하나의 독주를 막고 의외성을 부여한다는 의도다. 이 때문에 예선에서 일부러 10위 근처를 노리기도 하지만 까딱 잘못해 10위 아래로 밀려나면 경기 전체를 망치게 된다. 포인트 역시 레이스2가 조금 낮아 레이스1 우승이 30점, 레이스2 우승은 25점이다. 

아즈코나가 개막전부터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을 산뜻하게 시작했다

스타트가 늦었던 미첼리즈는 뒤따르던 아틸라 타시(Attila Tassi, 혼다)와 얽히면서 스핀했다. 덕분에 재빠르게 혼란을 피한 아즈코나가 선두로 올라섰다. 세이프티 카가 빠진 후, 산티아고 우르티아(Santiago Urrutia, 링크 & 코)의 격렬한 추격을 받았지만 아즈코나의 수비는 굳건했다. 선두 자리를 끝까지 지키며 승리를 차지한 아즈코나가 시즌을 산뜻하게 시작했다. 반면 미첼리즈는 사고의 책임을 물어 다음 레이스 그리드 낙하와 3점 페널티를 받았다.  

2라운드 - 독일(취소)

레이스 직전에 경기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2022 WTCR의 2번째 라운드는 뉘르부르크링 24시의 서포트 레이스로 열렸다. 그런데 일부 팀이 타이어 펑크와 박리, 진동 문제를 호소했다. 이 의견을 받아들인 주최 측이 결승 레이스를 불과 1시간 남겨두고 취소를 발표하면서 많은 관계자들이 충격에 빠졌다. 콤투유 팀 아우디 스포츠(Comtoyou team audi sport)의 드라이버 톰 코로넬(Tom Coronel)은 “33년 레이스 인생에 이런 조치는 처음이다”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BRC 현대의 가브리엘 리조(Gabriel Rizzo) 감독은 FIA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잠잠해진 WTCR, 그럼에도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현대팀이 클래스 원투 피니시를 달성하며 뉘르부르크링 서킷에 뜨거운 열기를 전했다

WTCR은 취소되었지만 같은 무대에서 벌어진 메인 이벤트,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는 현대 TCR 경주차들이 마음껏 실력을 발휘했다. 뉘르부르크링 24시는 WTCR과는 완전 별개의 이벤트로, 하루 24시간을 꼬박 달리는 내구 레이스다. 다양한 클래스 가운데 TCR로는 현대차 엘란트라 N TCR과 i30 N TCR을 비롯해 폭스바겐 골프 GTI, 아우디 RS3, 쿠프라 레온 등이 참전했다. 여기에서 엘란트라 N TCR과 i30 N TCR은 압도적인 페이스로 클래스에서 원투 피니시를 달성했다. 

3라운드 - 헝가리

시즌 내내 타이어 이슈가 모두의 골머리를 앓게 했다

독일 라운드를 건너뛴 참가자들은 헝가로링(Hungaroring)에서 펼쳐지는 헝가리전을 준비했다. WTCR의 타이어 공급사인 굿이어는 독일에서 있었던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개량형 타이어를 공급하는 한편, 적정한 캠버와 공기압 수치도 지정했다. 짧은 직선로와 타이트한 헤어핀이 반복되는 헝가로링은 F1 헝가리 그랑프리 개최지로, 평균 속도가 느리고 추월이 힘든 곳이다. 

신들린 운영을 선보인 아즈코나가 폴포지션 스타트에 우승컵까지 차지했다

아즈코나는 예선 1위로 폴포지션을 잡으며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시케인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혼다 진영의 게리에리와 지롤라미가 트랙의 한계선을 벗어나 폴포지션의 주인공이 되었다. 예선 7위에 오른 홈그라운드의 미첼리즈는 개막전 페널티 때문에 13그리드에서 시작했다. 스타트에서 나다니엘 베르통(Nathanael Berthon, 아우디)을 잘 막아낸 아즈코나가 앞서 나가며 추격자들과 거리를 벌렸다. 한편 14위로 밀렸던 미첼리즈는 코로넬과 다니엘 나지(Daniel Nagy, 쿠프라)의 접촉을 틈타 12위로 부상. 이후 메디 베나니(Mehdi Bennani, 아우디)와 치열한 싸움을 이어갔다. 아즈코나는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페이스로 우승컵을 가져갔고, 미첼리즈는 12위를 기록했다.

이어진 레이스2에서는 미첼리즈가 4 그리드, 아즈코나가 10 그리드에서 출발했다. 결과는 미첼리즈가 4위, 아즈코나는 베르통(아우디)과 게리에리(혼다)를 추월해 8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그 결과 아즈코나가 85점으로 드라이버 포인트 선두로 부상했다. 팀 포인트에서는 109점의 BRC 현대가 뮈니히 모터스포츠(Muennich Motorsport, 혼다)에 23점 차 2위로 따라붙었다. 

4라운드 – 스페인

직전 라운드의 우승으로 BoP를 받은 현대 BRC는 리버스 그리드를 노리는 작전을 세웠다

시즌 반환점에 해당되는 스페인 라운드의 무대는 산으로 둘러 쌓인 모터랜드 아라곤(MotorLand Aragón)이었다. 스페인 출신인 아즈코나에게는 홈그라운드. 헝가리 우승으로 엔진 출력이 97.5%로 깎인 BRC 현대는 폴포지션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리버스 그리드를 노리고 아즈코나가 예선 8위, 미첼리즈가 9위를 차지했다. 

스페인에선 여러 패널티로 선수들의 최종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이 연출됐다

결승 레이스의 페이스는 좋았다. 레이스1 첫 랩에 나지(쿠프라)를 추월한 아즈코나는 잠시 후 인코너를 파고들어 우르티아(링크 & 코)를 제치고 6위가 되었다. 얀 엘라셔(Yann Ehrlacher, 링크 & 코)와 이반 뮐러(Yvan Muller, 링크 & 코)를 연이어 추월해 이제 베르통(아우디)만 지나면 포디엄이다. 경기 시작 30분이 지나 맞이한 최종 랩. 아즈코나가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결국 추월할 수는 없었다. 질레스 마그누스(Gilles Magnus, 아우디) 우승, 로버트 허프(Robert Huff, 쿠프라) 2위, 베르통 3위, 아즈코나는 4위였다. 그런데 베르통이 사고 유발을 이유로 5초 패널티를 받으면서 아즈코나가 3위가 되었다. 5위로 경기를 마쳤던 미첼리즈는 엘라셔와의 충돌을 이유로 5초 패널티를 받아 6위로 밀려났다. 

레이스2 우승을 거둔 아즈코나는 스페인 레이스를 기점으로 2위와의 격차를 벌리게 된다

레이스2는 BRC 현대의 작전대로 미첼리즈 2 그리드, 아즈코나 3 그리드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폴은 중국인 드라이버 마칭화(Qinghua Ma, 링크 & 코). 스타트와 함께 1코너를 살짝 벗어나며 치고 나간 미첼리즈는 잠시 후 몸싸움에 휘말려 트랙 가장 자리에 놓인 장애물을 들이박고 주저앉았다. 17분을 남기고 경기 재개됐고, 마칭화를 제쳐 2위로 올라선 아즈코나가 타이어 상태가 좋지 않은 나지를 밀어붙여 기어코 선두가 되었다. 남은 10여분은 허프(쿠프라)의 추격을 받았지만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다.


레이스2 우승을 차지한 아즈코나는 129점으로, 99점인 마그누스(아우디)와의 차이를 30점으로 벌렸다. 아울러 BRC 현대가 165점으로 팀 포인트 선두가 되었다. 2위 사이안 퍼포먼스 링크 & 코(Cyan Performance Lynk & Co)와의 차이는 10점이었다. 

5라운드 – 포르투갈

포르투갈 라운드는 몸싸움이 빈번하고 최고 속도도 빨라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로 손꼽힌다

시즌 후반을 시작하는 5라운드는 포르투갈 북부의 아름다운 도시 빌라 레알(Vila Real)에서 진행됐다. 빌라 레알은 1931년 시작되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스트리트 코스로, 1991년 대형 사고 때문에 자동차 경주 개최가 중단되었다가 2007년에 부활했다. 4.785km의 코스는 방호벽 때문에 여유 공간이 없어 격렬한 몸싸움이 빈번하게 벌어진다. 고저차 역시 상당하지만 비교적 완만한 코너로 구성되어 최종 내리막 구간에서는 230km/h까지 속도가 붙는다. 빌라 레알에는 시즌 중 유일한 조커랩이 있다. 일종의 ‘곁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케인이 있어 속도를 더 줄여야 한다. 경기 중 한 번은 꼭 이쪽으로 달려야 하는데, 추월이 힘든 서킷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한다. 

미첼리즈는 5 그리드, 아즈코나는 8 그리드에서 레이스1을 시작했다. 폴포지션의 우르티아(링크 & 코)가 폴투윈을 차지했고, 미첼리즈가 4위, 아즈코나는 8위로 경기를 마쳤다. 우르티아는 3랩에 조커를 통과하면서 팀 동료 엘라셔에게 선두를 내주었지만 팀 지시에 따라 다시 위치를 바꾸어 우승컵을 가져갔다. 

치열했던 빌라 레알 서킷. 아즈코나는 그 혼돈 속에서도 레이스2의 포디엄에 올랐다

WTCR 역사상 100번째 레이스에 해당되는 레이스2에서는 아즈코나가 뮐러(링크 & 코), 타시(혼다)에 이어 3 그리드에서 출발했다. 경기 초반부터 게리에리(혼다)와 티아고 몬테이로(Tiago Monteiro, 혼다)가 몸싸움 끝에 스핀 하는 등 이번에도 사고가 이어졌다. 우승컵의 향방을 가른 것은 조커 랩이었다. 폴 포지션의 뮐러가 조커 구간에서 흔들리며 4위로 떨어진 반면 깔끔하게 통과한 허프(쿠프라)는 시즌 첫승의 기쁨을 맛보았다. 

아즈코나는 끝내 타시를 추월하지는 못했지만 포디엄 피니시로 귀중한 점수를 챙겼다. 미첼리즈는 아쉽게도 리타이어. 아즈코나가 153점으로 여전히 드라이버즈 포인트 선두이며, 팀 순위에서도 BRC 현대가 링크 & 코를 7점 차로 리드했다.  

6라운드 - 이탈리아

시즌의 끝이 머지않은 시점, 유서 깊은 발레룽가 서킷이 여섯 번째 전장이 되었다

이탈리아 발레룽가(Vallelunga) 서킷에서 열린 제6전. 아시아 라운드 취소 때문에 갑작스레 잡힌 일정이지만 1951년 더트 트랙으로 시작해 1957년 포장이 이루어진 유서 깊은 서킷은 챔피언십의 무대가 될 충분한 자격이 있다. 발레룽가는 지금까지 다양한 포뮬러와 내구 레이스는 물론 한동안 F1 테스트에도 활용되었던 곳이다. 유명 레이싱 게임 아세토 코르사의 고향(개발사인 쿠노스 시물라치오니 본사가 이곳에 있다)으로도 알려져 있다. 

타이어가 터지는 문제로 링크 & 코 차량들이 단체로 기권을 선언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발레룽가의 연습주행에선 독일에 이어 다시 한번 타이어 문제가 터져 나왔다. 링크 & 코 경주차는 핸디 웨이트 때문에 현대차의 엘란트라 N TCR보다 80kg나 무거워서인지 연습주행 때 타이어가 터져 결승 완주 가능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즉각적인 안전 조치를 촉구하며 5대의 링크 & 코 경주차가 기권을 선언하는 바람에 결승 그리드가 한적해졌다. 


레이스1에서는 지롤라미(혼다)가 폴포지션, BRC 현대의 아즈코나와 미첼리즈가 각각 2와 3 그리드에 출발해 경기를 리드했다. 베나니(아우디)와 몬테이로(혼다)가 8랩에 타이어 때문에 피트인을 했고 베르통(아우디)은 12랩, 허프(쿠프라)는 16랩에 타이어를 교체했다. 비교적 단거리 경기인 WTCR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초반부터 지롤라미와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인 아즈코나는 결국 2위로 경기를 마쳤고, 미첼리즈는 4위를 기록했다. 

레이스2에서는 베나니(아우디)와 몬테이로(혼다)가 다시금 타이어 문제를 겪었다. 타시(혼다)와 게리에리(혼다) 역시 타이어 교체를 위해 피트인을 했고, 결국 아우디 진영의 마그누스와 베르통이 대열을 이끌었다. BRC 현대의 듀오는 타이어 관리에 신경 쓰며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한 결과, 아즈코나가 아우디 듀오의 뒤를 이어 3위, 미첼리즈는 4위를 차지했다. 아즈코나는 발레룽가에서 함께 열렸던 전기 투어링카 챔피언십 ETCR의 제5전에서도 시즌 첫 승리를 차지하며 최고의 주말을 보냈다. 

타이어 이슈가 계속되는 가운데, ETCR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린 아즈코나가 또다시 포디엄에 오르는 겹경사를 맞았다
2위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미켈 아즈코나가 36 포인트 차로 시즌 통합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로서 아즈코나와 현대 BRC는 추격자들과의 점수 차이를 더욱 벌리며 더블 챔피언 타이틀에 성큼 다가섰다. 타이틀 경쟁자였던 사이안 퍼포먼스 링크 & 코 세력의 이탈로 중위권 구도에 큰 변화가 있었다. 지롤라미(혼다)가 우르티아(링크 & 코)와 엘라셔(링크 & 코), 허프(쿠프라)까지 뛰어넘어 드라이버 포인트 2위가 되었고, 팀 순위에서도 뮈니히 모터스포츠(혼다)가 2위로 복귀했다. 다만 점수 차이가 적지 않아 아즈코나와 BRC 현대의 챔피언 타이틀 등극 가능성은 매우 높다. 

현대차는 WTCR가 출범한 2018년에 드라이버(타르퀴니, BRC 레이싱)와 팀 타이틀 1, 2위(M레이싱-YMR, BRC 레이싱)을 독차지한 데 이어 이듬해에도 미첼리즈가 드라이버즈 챔피언에 오르며 대활약을 이어왔다. 이번 시즌을 순조롭게 마감한다면 두 번째 더블 타이틀을 기록하게 된다. 대부분 2팀 체제인 라이벌들과 달리 1팀, 2대만 출전시켜 얻어낸 순도 높은 결과라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현대차는 지난 5개 시즌을 거치며 27승(2022 이탈리아 기준)으로 최다 승리 매뉴팩처러일 뿐 아니라 경주차를 기준(i30 N TCR, 20승)으로도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신형 경주차(엘란트라 N TCR)와 드라이버(미켈 아즈코나)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룬 현대차 진영이 다음 시즌 어떤 활약을 이어갈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최종 라운드는 오는 8월 6~7일 프랑스 동부 알자스에 위치한 아노 듀 랭(Anneau du Rhin)에서 열린다.

글. 이수진(자동차 평론가)

1991년 마니아를 위한 국산 자동차 잡지 <카비전> 탄생에 잔뜩 달아올라 열심히 편지를 보냈다가 덜컥 인연이 닿아 자동차 기자를 시작했다. <카비전>과 <자동차생활>에서 편집장과 편집 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자동차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술 같은 최신 트렌드를 열심히 소개하면서도 속으로는 기름 냄새 풍기는 내연기관 엔진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하는 ‘자동차 덕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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