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현대자동차그룹은 연구개발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전문가 제도를 도입했다. 해당 제도는 꾸준한 개선 과정을 통해 연구인력들의 성장 경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이 과정에서 기술 분야별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은 ‘연구위원’들은 전문 연구조직인 ‘리서치랩’을 직접 운영함으로써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R&D 경쟁력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 연구전문가 육성 제도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연구개발본부 담당자들에게 본 제도와 더불어 리서치랩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는 연구전문가 제도를 도입하면서 각 연구 인력이 개인의 역량과 특성에 따라 두 가지 성장 경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커리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적인 보직 경로는 연구전문성과 리더십을 두루 갖춘 R&D 관리자를 지향하며, 파트장과 팀장 직책을 거쳐 임원으로 성장이 가능하다. 한편, 일반 보직 경로가 아니더라도 기술전문가로의 성장을 원하는 인원은 연구전문가 경로를 통해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 현재 연구전문가 경로는 글로벌R&D전문가, 글로벌R&D마스터, 연구위원 순으로 구성되며, 연구위원 중에서도 매우 뛰어난 역량을 입증한 인력은 수석 연구위원으로 선임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다만 이러한 연구전문가 제도가 현재와 같이 체계적인 구조를 처음부터 갖춘 것은 아니었다. 연구개발본부는 2006년 제도 시행 후 수년간 이뤄진 연구위원들의 연구과제와 더불어 운영 전반에 걸친 여러 항목들을 토대로 개선점을 지속적으로 도출했다. 그러한 개선의 사례로 2014년에는 글로벌R&D전문가와 연구위원 사이에 ‘글로벌R&D마스터’ 단계를 신설해 연구전문가의 역할을 정교화하고, 동시에 보다 체계적인 성장경로를 구축하기도 했다.
연구개발본부는 우수한 역량과 성장 의지를 가진 연구 인력이 더욱 다양한 기술역량 향상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올해부터 선발 조건과 운영 방식을 대폭 개편했다. 예컨대 6년 차 이상의 책임연구원만 글로벌R&D전문가 지원이 가능했던 연공 요건을 해제했다. 따라서 연차에 상관없이 더욱 많은 연구 인력이 연구전문가 경로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으며, 글로벌R&D전문가로서의 육성 과정을 진행 중이거나 수료한 뒤에도 연구전문가 경로만이 아니라 보직 경로로 성장이 가능하게끔 제도를 개선해 연구 인력들의 유연한 성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기술 트렌드에 맞는 연구전문가로의 육성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연구전문가로서 첫 걸음이라 볼 수 있는 글로벌R&D전문가의 경우 연차에 따라 집중 학습 및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R&D마스터로 승급한 후에는 해외 대학/기관과의 공동기술연구 기회를 제공받는 것 뿐만 아니라, 컨퍼런스 및 학·협회 참석 등을 통해 연구전문가로서의 기술전문성과 학문적 소양을 확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연구전문가 제도를 기반으로 성장한 연구위원들은 리서치랩 운영을 통해 독자적인 연구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13개 리서치랩 조직을 운영 중이며, 미래기술 개발을 비롯한 다양한 핵심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이 과제들은 각 분야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가진 연구위원들을 중심으로 회사의 중장기 전략과 연계하여 선정 및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리서치랩은 다른 조직에서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중장기 기술이나 고난도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모든 조직은 ‘인류를 향한 진보’라는 브랜드 비전 아래 동일한 목표 의식과 핵심 가치를 가진다. 이 중에서도 리서치랩은 고유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통해 도전적으로 기술 과제를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연구 조직 구성을 통해 오늘날의 차량 개발은 물론, 미래 모빌리티 사회를 준비함에 있어 현대차그룹만의 기술경쟁력과 함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성숙한 분야의 기술일지라도 현대차그룹만의 독자적인 원천 기술을 확보하거나 감성 품질과 같이 다소 주관적인 영역을 ‘기술의 영역’으로 만들어 제품에 녹여낼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이전에 소개했던, 박동철 연구위원이 이끌고 있는 사운드디자인리서치랩이 그중 하나의 사례다.
사운드디자인리서치랩은 감성적이고 주관적으로 요소로 여겨졌던 ‘사운드’를 철저히 수치화하고 분석하는 기술 영역을 다루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차종, 운전자 성향, 외부 상황 조건 등을 연계함으로써 현대차만의 운전 재미와 고유의 감성을 더하고 있다. 예컨대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사운드를 분석해 주행 상황에 따라 적합한 전자음을 발생시키는 e-ASD(e-Active Sound Design) 기능을 적용해 전기차 운전자들의 감성적인 부분을 충족시킨 바 있다. 이처럼 사운드디자인리서치랩은 사운드의 기술화를 통해 소비자로 하여금 다양한 청각 경험을 제공하는 전문 조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후속 콘텐츠를 통해 소개할 전동화제어리서치랩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이 될 전동화 차량의 제어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으로, 제어 고도화와 fun-driving을 통한 상품성 강화, 에너지 효율 최적화 등 전동화 차량의 전방위적인 성능 향상을 목적으로 선행 연구와 개발 부문 사이에서 유기적으로 협업을 수행하고 있다. 전동화제어리서치랩 소개를 시작으로 현대차그룹 산하 리서치랩들의 핵심 연구과제와 더불어 각 조직이 지향하는 방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소개한 것처럼 현재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파격적인 행보로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위상은 연구인력의 노력과 이러한 노력의 실현을 도운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연구전문가 제도와 리서치랩은 현대차그룹 글로벌 R&D 경쟁력 확보를 위한 탄탄한 기반이 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기술 인력들이 지닌 잠재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사진. 최진호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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