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개최된 영국의 ‘2022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Goodwood Festival of Speed)’에서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기아 EV6 GT가 공개됐다. 기아 EV6 GT는 이번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이하 굿우드 페스티벌)의 메인 이벤트인 힐클라임 주행에 참여해 수만 명의 관람객이 보는 가운데 고성능 전기차다운 높은 존재감을 한껏 과시했다. 그런데 EV6 GT가 첫 번째 공식 무대로 굿우드 페스티벌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굿우드 페스티벌이 자동차 업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EV6 GT가 어떤 이유로 굿우드 페스티벌을 찾게 되었는지를 살펴봤다.
굿우드 페스티벌은 지난 1993년 단거리 힐클라임 이벤트로 시작한 자동차 행사다. 매년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웨스트서식스 주(州) 굿우드에 위치한 리치몬드 공작 소유의 거대한 영지에서 4일간 펼쳐진다. 전설적인 레이스카, 하이퍼카를 비롯한 고성능 스포츠카, 럭셔리카, 클래식카 등 희소 가치가 높은 자동차와 스타 레이싱 드라이버가 한데 모인 굿우드 페스티벌만의 화려한 볼거리로 매년 약 30만 명이 방문할 만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해가 갈수록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럭셔리카 브랜드와 슈퍼카 브랜드의 신차 공개 장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유럽 전략 차종인 G70 슈팅 브레이크를 굿우드 페스티벌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
사실 굿우드 지역은 1950~1960년대 영국 모터스포츠의 주요 무대 중 하나로 손꼽혔다. 굿우드에 서킷(Goodwood Motor Circuit)을 만든 이는 9대 리치몬드 공작인 프레드릭 찰스 고든 레녹스(Frederick Charles Gordon-Lennox)다. 그가 운영한 굿우드 서킷은 1960년대 이후 안전 규정이 강화되면서 모터스포츠 공식 대회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로 인해 굿우드 서킷은 사람들로부터 점차 잊혀졌다.
현재와 같은 굿우드의 부흥은 그의 손자이자 현재 영지 소유주인 찰스 헨리 고든 레녹스(Charles Henry Gordon-Lennox)가 이끌었다. 영국 모터스포츠를 상징했던 예전 굿우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약 1,500만 평에 달하는 넓은 영지를 활용한 자동차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1993년 열린 첫 번째 굿우드 페스티벌에는 자동차 수집가로부터 협조를 얻어 희소성 높은 레이스카와 클래식카들이 전시됐다. 당시 단 하루 행사에 수만 명의 관람객이 몰렸고, 이후 굿우드 페스티벌은 행사 규모를 매년 확대해왔다.
29번째를 맞은 올해 굿우드 페스티벌은 ‘혁신가들 – 모터스포츠의 주역(The Innovators – Masterminds of Motorsport)’이라는 주제로 6월 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됐다. 1992년 F1 챔피언 드라이버 나이젤 만셀(Nigel Mansell)이 우승 30주년을 기념해 참석했고, 그가 활동했던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서킷을 휩쓸던 주요 레이스카가 함께 전시됐다. 아울러 랠리 그룹 C 대회 40주년을 기념한 15대의 레이스카와 최신 르망 레이스카, 그리고 F1 머신과 각종 랠리카 등 모터스포츠와 관련된 다양한 차종과 세계적인 자동차 수집가들이 간직해온 하이퍼카와 럭셔리카, 클래식카 등 수백 대가 한자리에 모였다.
굿우드 페스티벌의 인기 요인은 차별화된 행사 형식에 있다. 가만히 서 있는 차를 구경하는 일반적인 자동차 행사와 달리,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거나 성능이 뛰어난 자동차가 실제로 달리는 모습을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일부 차량에는 관람객이 동승까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굿우드 페스티벌에는 ‘움직이는 모터쇼’, ‘세계에서 가장 빠른 모터쇼’라는 별명이 붙었다.
굿우드 페스티벌을 상징하는 메인 이벤트는 단연 힐클라임 코스 주행이다. 9개 코너로 구성된 길이 1.89km의 힐클라임 코스에서 전설적인 레이스카, 수십 억 원을 호가하는 클래식카, 콘셉트카, 신차 등 전시차 수백 대가 행사 기간 내내 주행하는 모습은 어디서도 보기 힘든 진귀한 풍경을 연출한다.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기아 EV6 GT 역시 굿우드 페스티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힐클라임 코스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EV6 GT는 24일과 25일 양일간 힐클라임 코스를 오가며 수많은 관람객 앞에서 주행 성능을 선보였다. 2021 영국 랠리 크로스컨트리 챔피언십(BXCC) 클래스 T2 챔피언이자 2018년 주니어 웨일스 타막 랠리 챔피언인 제이드 파블리(Jade Paveley)가 EV6 GT 운전석에 올라 뛰어난 기량으로 차량을 이끌었다.
그렇다면 전기차인 EV6 GT가 첫 번째 공식 일정을 전설적인 레이스카가 찾는 세계적인 축제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굿우드 페스티벌이 짜릿한 성능을 강조하는 EV6 GT의 성격을 알리는 데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EV6 GT는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상 가속이 가장 빠른 자동차다.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77.4kWh의 대용량 배터리와 앞/뒤 듀얼 모터를 적용해 최고출력 584마력, 최대토크 75.5kgf·m를 발휘한다. 그 결과 0→ 100km/h 가속을 3.5초 만에 마치고, 최고속도 260km/h를 낸다. 최고 2만1,000rpm까지 회전 가능한 고성능 모터와 완성도 높은 모터 제어기술을 결합한 덕분에 고성능 스포츠카와 비견할 만한 동력 성능을 확보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EV6 GT는 강력한 주행 성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양도 갖췄다. 21인치 퍼포먼스 휠과 타이어, 전자제어 서스펜션(ECS),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 대용량 모노블럭 브레이크, 버킷 시트 등을 적용해 운전의 재미와 코너링 성능을 강화했다. 아울러 EV6 GT만의 전용 주행 모드인 GT 모드도 추가했다. GT 모드는 구동모터, 제동, 스티어링, 서스펜션, e-LSD, ESC 시스템을 주행 상황에 맞춰 최적화해 보다 역동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힐클라임 코스 주행 외에도 올해 굿우드 페스티벌에는 주요 볼거리가 풍부했다. 화려한 드리프트 쇼, 클래식카 경연대회인 ‘까르띠에 스타일 에 룩스(Cartier Style et Luxe)’, 전기차 전시 및 관련 포럼인 ‘일렉트릭 에비뉴(Electric Avenue)’, 미래 기술을 한데 모은 ‘퓨처랩(Future Lab)’ 등 과거 클래식카부터 미래 모빌리티까지 이르는 다채로운 기획 전시가 진행됐다. 물론 현대차그룹의 제품들도 함께 소개됐다. 일렉트릭 에비뉴에서는 기아의 신형 니로 EV가, 퓨처랩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자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각각 전시돼 관람객의 관심과 시선을 끌었다.
이처럼 굿우드 페스티벌은 클래식카와 레이스카 전시로 시작해 이제는 로봇까지 수용할 정도로 진화를 거듭해왔다. 첨단 기술로 완성한 고성능 전기차 기아 EV6 GT에게 이만큼 어울리는 데뷔 행사가 또 있을까? 첫 공개부터 전세계 자동차 마니아를 대상으로 역동적인 주행을 선보인 EV6 GT. 기아의 고성능 전기차가 찾을 다음 공식 무대는 어디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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