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토그램은 그림, 사진 등을 뜻하는 영단어 ‘픽처(picture)’와 전보를 뜻하는 영단어 ‘텔레그램(telegram)’의 합성어입니다. 글이나 언어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중요한 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만든 그림이기에 직관성과 시인성이 아주 뛰어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비상 탈출구 표지로, 전 세계에서 동일한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에서도 픽토그램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계기판의 경고등과 표시등, 그리고 각종 버튼에 픽토그램이 적용되고 있거든요. 자동차는 달리는 기계이기에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합니다. 작동 상황을 운전자가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행여나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글자보다 인식이 쉬운 픽토그램을 사용합니다.
자동차에 사용되는 픽토그램의 수는 해당 기능의 수와 비례합니다. 이상 및 작동 여부를 쉽게 알리기 위해서는 기능마다 다른 픽토그램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같은 신기능이 추가된 만큼 사용하는 픽토그램의 종류도 늘어났습니다. 그렇다면 ADAS와 관련된 픽토그램은 무엇이 있을까요? 최근 차종에 적용된 픽토그램을 소개합니다.
계기판 픽토그램의 색상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위험 상황을 전달할 때 주로 쓰이는 빨간색은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경우, 노란색은 주의하라는 의미로 이른 시일 내 점검이 요구되는 경우에 사용됩니다. 초록색은 주로 기능이 작동 중임을 알려주는 표시등에 쓰입니다. 흰색은 오버라이드나 취소를, 회색은 대기, 준비, 종료 상태를 뜻합니다. 이처럼 픽토그램의 색깔만 봐도 해당 기능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ADAS 경고등에서는 충돌의 위험을 알릴 때나 충돌하지 않도록 보조할 때 빨간색을 사용합니다. 가령 전방 충돌방지 보조의 전방/측방 안전 기능이 작동할 경우에는 조향 안전 경고등이 빨간색으로 깜박이죠. 참고로 니로 EV에 적용된 전방 충돌방지 보조 중 정면 대향차 대응 기능, 측방 접근차 대응 기능, 추월 시 대향차 대응 기능 등에 포함된 긴급 조향의 경우에는 충돌 위험도에 따른 경고문과 경고음을 통해 긴급 조향을 알린 후 조향 제어를 작동해 다른 차량과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노란색 경고등은 주로 고장이나 센서에 이물질이 묻는 경우와 같이 기능이 작동할 수 없는 경우에 사용됩니다. 차량에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죠. 시동 직후 잠깐동안 기능 점검으로 인해 작동할 수 없을 때도 표시됩니다. 가령 전방 카메라의 렌즈 앞부분, 전방 레이더 센서 커버, 범퍼의 센서 등이 눈 또는 이물질로 오염되면 전방 충돌방지 보조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한 사항이니 노란색을 씁니다. 해당 경고등이 켜진 경우 앞서 언급한 부분에 이물질이 묻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며, 이물질을 제거한 뒤에도 경고등이 꺼지지 않는다면 점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초록색 경고등은 기능이 작동할 준비가 되었거나, 계속 작동하고 있을 경우 사용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차로 이탈방지 보조가 있습니다. 차로 이탈방지 보조는 전방 카메라를 이용해 차선을 인식하고,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사용하지 않고 차로를 벗어나려 하면 원래 차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조향을 돕습니다. 차선을 인식하고 작동할 수 있는 주행 속도에 도달하면 초록색으로 차로 이탈방지 보조가 작동할 준비가 되었음을 표시합니다. 차선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일정 주행 속도 이하인 경우에는 회색으로 대기 상태임을 표시합니다.
픽토그램의 점등과 점멸로도 기능 동작 여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점등은 기능의 작동이나 상태가 계속됨을 뜻합니다. 일례로 차로 유지 보조 픽토그램은 작동 조건에서 항상 조향을 제어하기 때문에 초록색으로 점등됩니다. 고장이나 점검이 필요한 경우에는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노란색으로 점등되죠.
점멸은 경고 또는 상태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가령 전방 충돌 방지가 작동해 속도를 줄일 때는 전방 안전 경고등이 점멸하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작동 중에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아 제어 상태가 변경되면 차간거리와 설정속도가 깜빡입니다. 긴급 주의가 필요한 경우에는 점멸 주기가 더 짧아집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이벤트 발생 시 보조와 함께 나타나는 픽토그램도 있습니다. 전방 안전 경고등은 전방 충돌방지 보조 작동 시, 조향 안전 경고등은 전방 충돌방지 보조의 전방/측방 안전 기능이 작동할 경우 빨간색으로 나타나 점멸합니다.
기능이 켜지면 지속적으로 보조하는 기능에 쓰이는 픽토그램도 있습니다. 가령 차로 안전 표시등은 차로 이탈방지 보조 대기 상태에서 회색으로 점등되며, 작동 가능한 상태가 되면 초록색으로 바뀝니다. 차로 이탈방지 보조 기능이 꺼지거나 기능에 이상이 있을 경우 주의를 뜻하는 노란색으로 표시됩니다. 또한 차로 유지 보조 표시등은 기능 작동 시 초록색으로 점등되며, 작동 조건이 아닌 경우 회색으로 바뀌고, 작동을 취소했을 때는 흰색으로 깜박이다 꺼집니다. 마지막으로, 고속도로 차로변경 보조 표시등은 대기 상태에서 회색으로 점등하며, 작동 준비 상태에서 초록색으로 바뀝니다. 작동 시에는 초록색으로 점멸하며, 취소 시에는 흰색으로 깜박입니다. 이처럼 하나의 픽토그램도 색상, 점등, 점멸 등의 상태 변화를 통해 다양한 작동 상황을 나타냅니다.
ADAS와 관련된 작동 버튼은 주로 스티어링 휠에 모여 있습니다. 한정된 공간에 작고도 다양한 버튼이 들어가야 하기에 복잡할 것 같지만 기능별 특성을 표현한 디자인 덕분에 쉽게 이해할 수 있죠. 가령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픽토그램은 자동차 옆에 속도계가 자리한 모양입니다. 자동차의 속도를 제어하는 기능적 특성을 디자인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차간 거리 버튼 역시 의미를 알고 보면 새롭게 보입니다. 자동차 아래에 막대가 자리한 모습은 평면에 입체의 개념을 담아 막대의 개수로 앞차와의 거리를 표현합니다.
이처럼 픽토그램은 기능과 의미를 직관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능마다 특징을 담아낸 다른 디자인을 사용합니다. 예컨대, 차로 이탈방지 보조와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은 조향에 개입한다는 점은 같아도 완전히 다른 기능입니다. 차로 이탈방지 보조는 차량이 차로를 이탈하는 상황에만 조향에 개입하지만, 차로 유지 보조는 차량이 차로 가운데를 유지하며 달릴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기에 사용하는 내내 조향에 개입합니다. 따라서 두 기능의 픽토그램 모양은 다릅니다. 차로 이탈방지 보조가 차로 안에 자동차가 있는 모습이라면, 차로 유지 보조는 스티어링 휠 아이콘이죠. 차로 가운데 유지를 위해 조향에 계속 개입하는 기술 특성을 반영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DAS의 작동 여부는 계기판 상단의 픽토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행 중 자주 사용하는 기능인 까닭에 시선이 자주 가는 속도계와 타코미터 사이에 표시됩니다. 스티어링 휠에 모인 ADAS 작동 버튼과 마찬가지로 계기판의 ADAS 작동 여부 역시 좁은 공간에 다양한 기능의 상태를 표시해야 한다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섬세한 픽토그램 디자인으로 이를 해결했습니다.
일례로,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지도 정보를 활용해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의 안전 구간이나 곡선로에서 속도를 줄여 안전하게 통과합니다. 이처럼 기본 기능에 덧붙여 작동하는 기능은 어떻게 표시해야 간단할까요? 두 가지의 픽토그램이 필요해 보이지만 더 간단한 해결 방법이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작동이 가능한 환경에서만 내비게이션(Navigation)을 뜻하는 ‘NAV’ 글자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ADAS 기능의 픽토그램에는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보자마자 쓰임새를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은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 끝에 나오는 것이니까요. 향후 등장할 신기술의 픽토그램은 어떤 모양일까요?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보자마자 즉각 알아볼 수 있는, 아주 직관적인 디자인일 것이라는 점이죠. 잠깐 여유를 내서 아끼는 자동차의 픽토그램을 확인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모양과 의미를 확인하다 보면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으셨던 기능들도 새롭게 보일 것입니다.
*차종과 사양에 따라 적용된 픽토그램은 다를 수 있으며, 상세 내용은 취급설명서를 참조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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