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6 현대자동차그룹

홈 인테리어 트렌드를 통해 살펴본 모빌리티의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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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비롯한 모빌리티의 인테리어가 첨단 기술을 통해 거주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거주 공간의 인테리어 트렌드와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전문가와 함께 홈 인테리어 트렌드와 모빌리티 인테리어와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드 등으로 대변되는 모빌리티 기술이 자동차의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거주 및 휴식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인테리어가 대표적이다. 전용 플랫폼으로 구현한 넓은 공간, 자율주행 기술로 불필요해진 운전석 등은 휴식과 여가를 지원하는 미래 모빌리티 인테리어의 밑바탕이 된다. 따라서 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이런 기술들을 바탕으로 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리빙룸이 연상되는 현대차의 콘셉트카 세븐, 배터리 열을 활용한 좌식 온돌 난방의 모빌리티 온돌 콘셉트, 시트 배치가 자유로운 3열 전기 SUV 콘셉트인 기아 EV9 등 홈 인테리어의 특징을 적용한 모빌리티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런데 홈 인테리어와 자동차 인테리어 사이의 경계가 옅어지는 현상에서 우리가 고민해볼 부분은 없을까? 홈 인테리어 트렌드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의 모습을 예측해 볼 수는 없을까?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의 공간 디자이너 한상훈 씨와 함께 홈 인테리어의 트렌드와 미래 모빌리티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살펴봤다. 

하나의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다, 레이어드 홈

‘레이어드 홈’이란 주거 외에 업무, 여가, 운동 등 집이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뜻한다

한상훈 씨는 인테리어 디자인 리서치와 홈퍼니싱 공간 스타일링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 그가 요즘 홈 인테리어 업계에서 꼽는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 그는 먼저 코로나19로 인테리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어요. 과거의 집은 일을 마치고 와서 쉬는 공간이었다면, 지금의 집은 휴식은 물론 일과 취미활동까지 모두 가능한 공간이어야 해요. 이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바로 ‘레이어드 홈(Layered home)’입니다. 레이어드 홈은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스타일링하는 홈퍼니싱 트렌드에요. 여러 옷을 겹쳐 입는 레이어드 룩처럼, 집이 여러 역할을 소화할 수 있게 고려하여 스타일링을 하는 것이죠. ‘홈 카페’, ‘홈 짐(Home Gym)’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현대차 콘셉트카 세븐의 공간 레이아웃

레이어드 홈의 개념은 모빌리티 인테리어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모빌리티의 활용성과 기능을 다층화하는 설계 이념이기 때문이다. 한상훈 씨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덧붙였다. “수도권 집중화와 집값 상승으로 인해 한 사람이 차지하는 주거 면적이 점차 좁아지고 있어요. 따라서 자동차의 내부는 온전한 나만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주거 공간의 부분적인 대안이 될 수 있죠. 완전 자율주행이 구현되면 이동 중에도 업무, 여가, 휴식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될 텐데요, 이에 맞춰 홈 인테리어의 트렌드가 모빌리티에 일부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현대차 콘셉트카 세븐의 실내는 스위블링 라운지 체어 2개와 라운지 벤치 시트로 구성됐다

사실 레이어드 홈의 개념은 지난해 현대차가 공개한 콘셉트카 세븐의 인테리어에도 이미 일부 반영돼 있다. 세븐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3.2m의 여유로운 휠베이스와 평평한 실내 바닥 등 넓은 공간을 구현한 대형 전기 SUV 콘셉트카다. 세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180° 회전은 물론 앞/뒤 이동이 가능한 2개의 스위블링 라운지 체어와 ‘ㄴ’자 형태의 라운지 벤치 시트 구성을 통해 운전 모드, 자율주행 모드 등의 상황에 맞춰 자유로운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세븐의 실내는 운전자가 직접 운전할 경우 목적에 적합하도록 시트가 전방을 향해 고정되고, 운전석에 수납된 전자식 변속기 컨트롤 스틱(Control Stick)이 위로 올라와 조종석을 의미하는 콕핏(Cockpit) 형태로 구성된다. 반면 자율주행 시에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얼굴을 마주 보고 편하게 대화하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리빙룸으로 탈바꿈한다. 1열과 2열에 회전하는 스위블링 라운지 체어를 적용한 이유다.

라운지 벤치 시트 주변으로 냉장고, 신발 수납공간 등의 주거 기능이 더해졌다

또한 라운지 벤치 시트 하단에는 음료를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는 미니 냉장고를, 조수석 라운지 체어 앞에는 27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이동식 콘솔 유니버셜 아일랜드를 장착했다. 루프라이너에는 대형 77인치 비전루프 디스플레이까지 자리한다. 장시간 쾌적하게 머무르거나 업무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하나의 공간에 다양한 활용 가치를 부여한 레이어드 홈의 개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차박과 캠핑도 레이어드 홈의 의미를 이미 포함한 것 아닐까요? 모빌리티를 이용한 이런 외부 활동은 앞으로 한층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신 전기차의 V2L 기능이 좋은 예죠. V2L 덕분에 외부에서도 다양한 전자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됐잖아요. 요리, 취침, 여가, 업무 등 다양한 활동을 원하는 곳 어디에서든 보다 편리하게 누릴 수 있다면 라이프스타일이 더욱 다채로워지지 않을까요?” 한상훈 씨의 의견처럼 자동차의 공간은 외부로 확장되고 있다. 기아가 지난해 공개한 전기 SUV 콘셉트 EV9은 기존 자동차에선 볼 수 없던 새로운 시트 레이아웃을 선보이며 자동차의 공간 활용성을 새롭게 해석한 바 있다. 


기아 EV9의 시트 레이아웃은 상황에 따라 3가지로 전환한다. 1, 2, 3열 모든 시트가 전방을 향하는 액티브 모드, 1열과 3열이 마주 보고 2열은 탁자로 변신하는 포즈 모드, 3열에서 뒤편을 바라보며 다리를 뻗고 쉴 수 있는 엔조이 모드로 나뉜다. 3열 측면 내부에는 컵홀더, 블루투스 스피커 등 다양한 물품을 붙일 수 있는 자석 레일과 전원을 공급하는 파워아웃렛 기능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이처럼 편리한 설계 덕분에 엔조이 모드로 전환 시에는 3열에 앉아 낚시를 즐기거나 외부 풍경을 감상하는 등의 여가 활동이 가능하다. 

기아 EV9의 시트 레이아웃은 상황에 따라 3가지로 전환 가능하다

건강과 위생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달라진 인테리어 트렌드

건강과 위생에 대한 높은 관심이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의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한상훈 씨는 코로나19가 홈 인테리어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비단 레이어드 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의 일상에 건강과 위생에 대한 걱정이 자리 잡으면서 깨끗한 주거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니즈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를 찾는 분들이 많이 늘었어요. 외부 오염 물질이 옷에 묻거나 공기를 통해 집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걱정하는 분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겠죠. 이런 제품은 미세먼지가 급증하는 특정 계절만이 아닌, 사계절 내내 사용하는 생활 밀착 가전이 되었어요.”

현대차 세븐에는 실내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하이진 공기 순환 시스템, UVC 살균 모드 등이 탑재됐다

위생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이로 인한 주거 공간의 변화가 모빌리티에는 어떤 모습으로 반영될까? 현대차 세븐이 위생적인 실내 소재와 살균 기능을 도입한 것이 어쩌면 이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븐은 신체와 맞닿는 시트와 바닥 카페트에 살균 기능성 소재를 적용해 청결한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하이진 공기 순환 시스템과 UVC 살균 모드를 마련해 실내 오염을 최소화한다. 하이진 공기 순환 시스템은 여객기의 공기 순환 시스템에서 영감을 얻은 공기 청정 기능으로, 환기구를 통해 공기 흐름을 제어해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한다. UVC 살균 모드는 탑승자가 모두 내린 뒤 시트 하단과 차량 도어에 있는 UVC 자외선 LED로 세균과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기능이다. 라운지 벤치 시트 하단의 슈즈 케어 공간도 현대차 세븐만의 차별화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슈즈 케어는 살균, 탈취, 건조 기능을 통해 탑승자의 신발을 항상 쾌적하게 관리한다.

한상훈 씨는 나만의 취향으로 공간을 채우고자 하는 홈 인테리어 트렌드가 모빌리티와 만나 이동하는 공간이라는 특징에 맞춰 새롭게 표현될 것 같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꺼냈다. “개인 공간이 생기면 본인의 개성대로 공간을 꾸미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에요. 최근 홈 인테리어에서는 본인이 좋아하는 가구와 오브제로 공간을 채우는 맥시멀리즘 홈퍼니싱 트렌드인 클러터코어(Cluttercore)가 급부상했어요. 클러터코어는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컬러, 패턴, 텍스처를 과감하게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죠. 독특한 디자인의 모듈 가구나 조명, 오브제, 원색이 강조된 포스터 액자 등 소품으로도 표현돼요. 자동차는 이동하는 공간인 만큼 탈부착이 가능한 모빌리티 인테리어 소품과 오브제로 ‘나만의 개성과 공간’이라는 의미를 강조할 수 있지 않을까요?”

클러터코어란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본인이 취향을 반영한 가구와 오브제로 공간을 채우는 인테리어 트렌드다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홈 인테리어와 친환경 자동차 소재

글로벌 가구 업체의 국내 진출을 계기로 친환경 가구 및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은 홈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비건 가죽 소파,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 자재, 친환경 제작 방식의 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한상훈 씨는 최근 친환경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더욱 높아졌다고 말한다. “몇 년 전 국내에 글로벌 가구 업체의 대형 매장이 문을 열면서 친환경 가구와 인테리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어요. 이들은 화학성분 검증이 안 된 자재로 가구를 만들던 국내의 일부 가구 회사와 달리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0.5mg 이하인 목재를 사용했고, 이런 제품이 소비자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죠. 이에 맞춰 국내 가구 업체들도 가구 제작에 친환경 접착제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달라진 소비자의 의식 덕분에 이제는 친환경 목재로 제작한 가구뿐만 아니라 비건 가죽이 적용된 소파, 재활용 페트병을 원사로 만든 러그와 쿠션 등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게 됐어요.”

EV9의 바닥재는 폐어망을, 도어트림과 시트커버는 폐플라스틱과 양모 섬유를 재활용한 소재로 제작된다

현대차그룹 역시 오랜 기간 쌓은 친환경 소재 기술력을 최신 전기차 모델에 적극 투입하고 있다.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는 도어 트림, 도어 스위치, 대시보드 마감 등에 유채꽃,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오일 성분이 함유된 페인트를, 도어 암레스트와 시트커버에는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든 섬유를 사용한다. 또한 헤드라이너, 시트커버, 플로어 매트와 카페트에 사탕수수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PET 원사를 적용한다.


기아 EV9 콘셉트는 지속 가능한 소재를 한층 강화함으로써 친환경에 대한 의식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EV9의 바닥재는 바다와 물에서 영감을 얻은 차량 콘셉트에 맞춰 해양을 오염시키는 폐어망을, 도어트림과 시트커버는 폐플라스틱과 양모 섬유를 재활용한 것을 사용한다. 또한 천연 가죽 대비 윤리적이며 생산 과정에서 물 사용량을 최소화한 비건 가죽으로 시트를 마감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EV9의 실내는 넓은 공간을 바탕으로 확장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한상훈 씨는 자율주행 기술과 전동화 플랫폼이 적용된 미래 모빌리티 인테리어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밝혔다. “자유로운 연출이 가능한 모빌리티의 공간은 저와 같은 공간 디자이너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 되리라 생각해요. 최상의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 모빌리티가 하루빨리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이인주

취재 협조. 한상훈

오늘의집 공간 디자이너 한상훈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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