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아반떼 N에 열광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아마 아반떼 N이 가진 유연한 특성 때문일 겁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아반떼 N은 N 모델 중 유일한 세단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급 고성능 모델 중에서도 아반떼 N과 같은 성격을 가진 세단은 흔치 않죠. 게다가 아반떼 N은 현대자동차그룹의 3세대 플랫폼을 바탕 삼은 덕분에 널찍하고 편안한 실내 공간, 낮은 무게중심과 민첩한 주행 성능 등 사람들이 아반떼 N에 기대하는 가치들을 더욱 이상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고가의 프리미엄 모델이 아닌 이상, 편안한 데일리카와 고성능 모델의 성격을 잘 조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다 보면 균형을 잃고 이도 저도 아닌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반떼 N은 이렇게 상반된 두 가지 특성을 아주 절묘하게 섞었습니다. 4도어 준중형 세단이 지닌 실용성과 고성능 브랜드의 짜릿한 즐거움을 훌륭하게 아우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죠.
아반떼 N이 선사하는 즐거움은 겉모습부터 시작합니다. 도로 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차 중 하나인 아반떼는 대담한 스타일로 크게 주목받았는데요. 아반떼 N은 기존 모델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고성능 모델의 존재감을 자신있게 드러내는 또 다른 스타일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이어진 전면부의 블랙 패널과 차체 하단의 액티브 레드 스트립은 아반떼 N의 디자인 차별화를 이룰 뿐 아니라, 차체를 낮고 넓어 보이게끔 도와주는 시각적 장치의 역할도 합니다. 윙 타입 스포일러와 큼지막한 듀얼 머플러도 고성능 모델의 강렬한 존재감을 더하는 요소죠. 시승차의 경우 N 브랜드를 대표하는 퍼포먼스 블루 컬러를 입은 터라 더욱 화려하고 자유분방한 느낌이 물씬했습니다.
실내 공간의 크기는 여느 아반떼와 다르지 않게 널찍합니다. 다만 아반떼 N은 N 라이트 버킷 시트를 적용할 경우 운전석 착좌 높이가 10mm 낮아져서 좀 더 스포티한 차에 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죠. 트랙 주행 때 헬멧을 쓰고 타기에도 편할 듯합니다. 이뿐 아니라 실내 곳곳에 N 브랜드의 역동적인 분위기가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시트와 도어 트림에 두른 알칸타라 스웨이드 소재, 스티어링 휠과 기어 레버에 새긴 N 로고처럼 말이죠.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고 기능적인 부분은 역시 스티어링 휠의 N1/N2 및 NGS 버튼과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디지털 계기판일 겁니다.
사실 아반떼 N에 대해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것들이 있었습니다. 주행 모드에 따른 변화의 폭, 주행 성능의 잠재력, 그리고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승차감이었습니다. 마음 같아선 지금 제가 타고 있는 아반떼 수동 모델 대신 아반떼 N을 들이고 싶은데, 그러려면 ‘일상에서도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는 차’라는 인식을 아내에게 심어줘야 했기 때문이죠. 이제 차를 바꾼다면 혼자 타는 게 아닌, 우리 가족이 함께 타는 차가 될 테니까요.
주행 성능이 궁금했던 이유 중 하나는 지난해 말 미국에서 진행된 아반떼 N 시승회 당시 미국 현지 자동차 전문 기자들이 남긴 평가 때문이었습니다. 시승회에는 〈모터트렌드(MotorTrend)〉, 〈카앤드라이버(Car and Driver)〉, 〈로드앤트랙(Road and Track)〉처럼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자동차 전문지를 비롯해 〈모터1(Motor1)〉, 〈오토가이드(Autoguide)〉 등 미국의 유명 신생 자동차 매체들도 다수 참석했습니다.
당시 미국 자동차 전문 기자들은 아반떼 N의 주행 성능에 대해 전반적으로 뛰어나다고 평가했습니다. 가령 〈모터트렌드〉는 “아반떼 N의 8단 N DCT는 도로나 트랙에서 항상 적절한 타이밍에 최적의 기어를 사용한다. 아울러 브레이크는 강하고 일관된 제동력으로 트랙에서도 좋은 피드백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남겼습니다. 또한 〈카앤드라이버〉는 “N 브랜드는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한다. 더 나은 승차감과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춘 아반떼 N을 추가한 것은 N 브랜드가 추구하는 운전의 즐거움을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죠. 한편, <모터1〉이 작성한 문구도 제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아반떼 N은 운전자가 속도를 낼 수 있는 재미만큼이나 많은 기교를 갖추고 있다.”
이런 평가를 보고 나니 아반떼 N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그래서 아반떼 N의 역동적인 성능을 만끽할 수 있는 한적한 와인딩 도로로 향했습니다. 트랙 위에서의 성능도 궁금하긴 했지만, 일상 주행의 비중이 많은 저로선 국도와 고속도로, 고갯길을 두루 다니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목적지까지 향하는 동안에는 아반떼 N의 쾌적한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행 모드를 에코 또는 노멀 모드로 설정하고 달릴 때는 탄탄하면서도 유연한 하체 세팅을 가진 여느 세단과 다를 바 없이 편안했죠. 낮은 무게중심, 한결 단단하게 조인 차체 강성, 앞 서스펜션 마운트에 적용한 듀얼 컴파운드 인슐레이터, 주행 모드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하는 전자식 서스펜션 등 여러 요소가 모인 효과입니다.
최신 N 모델의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스티어링 휠의 N1/N2 버튼을 눌러 미리 설정한 주행 모드로 빠르게 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예컨대 왼쪽의 N1 버튼을 눌러 제 취향에 가장 알맞게 세팅한 커스텀 모드로 설정했다가, 오른쪽 N2 버튼을 누르는 즉시 가장 화끈한 N 모드로 갈아탈 수 있는 거죠. 커스텀 모드에서는 엔진,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 서스펜션, 변속기, e-LSD(전자식 차동제한장치), ESC(차체 자세 제어 장치), 배기 사운드 등을 취향대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N 모드는 모든 설정을 가장 스포티하게 바꿉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은 중간, 서스펜션은 노멀, 나머지 세팅은 가장 스포티하게 맞춘 커스텀 모드를 즐겨 썼습니다.
8단 N DCT 변속기를 장착한 모델의 경우, 선택한 주행 모드와 상관없이 아반떼 N의 모든 파워를 즉각적으로 끌어내는 기능도 있습니다. 바로 NGS(N Grin Shift)죠. 스티어링 휠 오른쪽 아래 액티브 레드 컬러의 NGS 버튼을 누르면 최고 280마력을 내는 엔진이 20초 동안 추가로 10마력을 더 발휘하고, 8단 N DCT 변속기가 현재 속도에서 가장 낮은 기어로 즉시 바꿉니다. 빠른 가속을 위해 파워트레인을 최적의 상태로 바꾸는 거죠. 가령 노멀 모드에서 100km/h로 달리다가 NGS를 누르면 기어를 4단까지 낮추고 엔진회전수를 5,500rpm까지 높여서 가속할 태세로 전환합니다. 미국 자동차 전문 기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했던 기능 중 하나죠.
N 모델이 ‘소리’로도 즐거움을 준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아반떼 N의 주행 사운드는 크게 차 바깥에서 들리는 배기 사운드(후연소 사운드, 팝앤뱅 사운드)와 실내에서 듣는 N 사운드 이퀄라이저의 가상 사운드로 나눌 수 있습니다. N 또는 커스텀 모드(엔진 및 배기 사운드 스포츠+ 세팅)에서 엔진이 일정 회전수 이상을 넘겼을 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퍼버벅’ 들리는 소리가 팝 사운드입니다. 스포츠 모드 이상(N, 커스텀 모드)으로 맹렬하게 달릴 때는 기어를 올릴 때마다 ‘바앙 바앙’하는 뱅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죠. 모두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요소들입니다.
N 사운드 이퀄라이저는 각종 운전 정보를 파악하고 실내 스피커를 통해 듣기 좋은 주행 사운드를 전달하는 기술입니다. 그중엔 현대차가 참여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분야인 TCR(투어링카 레이스)의 박진감 넘치는 엔진 사운드도 포함돼 있죠. 아날로그 감성의 배기 사운드와 디지털 감성의 N 사운드 이퀄라이저를 즐기며 신나게 달리다 보면 오디오로 음악을 재생할 생각이 잘 들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카앤드라이버〉 기자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했나 봅니다. “엔진 회전수를 레드존까지 높이고 실내에 소리를 가득 채우면 즐거움이 급증한다. 배기구에서 스피커를 통해 확대되는 소리까지 말이다”라는 말을 남겼거든요.
어느덧 본격적인 와인딩 로드에 접어들었습니다. 여기까지 달려오는 동안 아반떼 N도 준비 운동을 충분히 했을 테죠. N2 버튼을 눌러 N 모드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엔진 회전수가 솟구치며 시원한 배기 사운드가 울려 퍼졌습니다. 줄곧 감춰뒀던 아반떼 N의 본성이 깨어나는 순간이었죠.
거듭되는 헤어핀 코너를 빠져나가면서 아반떼 N의 진면목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습니다. 아반떼 N은 N 브랜드가 지향하는 목적과 의도에 맞게 코너를 공략하는 재미가 짜릿한 고성능차였습니다. 운전자가 의도한 대로 머리를 정확히 트는 민첩함, 크게 휜 코너를 흔들림 없이 빠져나가는 예리함, 8단 N DCT의 번개 같은 변속, 코너 직전에서 속도를 순식간에 낮추는 강력한 제동력까지, 아주 이상적인 ‘펀 카’라고 할 만했죠.
아반떼 N이 탁월한 핸들링 성능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3세대 플랫폼의 효과 외에도 코너링 시 바깥쪽 앞바퀴에 구동력을 몰아주는 e-LSD, 승차감과 핸들링 성능의 양립을 위한 듀얼 컴파운드 인슐레이터, 차체 강성 향상을 위해 하부 7곳에 추가로 장착한 보강재, 끈끈한 접지력을 제공하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 타이어 등이 있죠. 물론 WRC(월드 랠리 챔피언십) 경주차에서 영감을 얻은 IDA(기능 통합형 드라이브 액슬)의 효과도 대단합니다. 이는 차축과 휠 허브 베어링을 하나로 통합한 기술로, 1.7kg의 경량화 효과뿐만 아니라 부품 일체화로 횡강성이 높아져 핸들링 성능 향상에 크게 도움을 줍니다.
미국 자동차 전문 기자들이 높게 평가한 부분 중 하나도 바로 아반떼 N의 코너링 성능이었습니다. 〈모터트렌드〉는 이에 대해 “코너의 정점을 찍자마자 스로틀을 열어서 적절한 방향으로 향할 수 있다. 바깥으로 기울어진 코너에서는 궤적이 기울기도 하지만 쉽게 예측할 수 있고, 가속 페달을 잠시 떼어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로드앤트랙〉의 평가도 주목할 만합니다. “아반떼 N은 정말 쉽게 속도를 낼 수 있는 차다. 시승회가 열린 서킷에 처음 가봤지만, 코너를 돌 때마다 e-LSD 덕분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난 뒤로 코너를 빠르게 돌 때 편안함을 느꼈다.”
아반떼 N의 짜릿한 매력에 빠진 나머지 고갯길을 몇 번이나 오르내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코너 중간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아반떼 N은 쉽게 지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죠. 오히려 짜릿한 주행을 더 즐기라는 듯 운전자를 격려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반떼 N과 함께하는 동안 N 브랜드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일상을 짜릿하고 흥미진진하게 바꾸는 힘. 이것이 바로 N 브랜드와 아반떼 N이 가진 저력일 겁니다.
글. 이세환
영상. 남도연, 이현균, 이재원, 김한결
사진. 최대일, 김범석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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