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자율주행 시대의 자동차 실내 공간은 움직이는 생활 공간으로 의미가 확장된다. 현대트랜시스는 사람들이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더욱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시트의 움직임과 기능, 형태를 토탈 인테리어 관점에서 연구 중이다. 뿐만 아니라 천연 소재, 재활용 소재 등을 활용한 친환경 시트 기술 개발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변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대트랜시스가 제안하는 미래의 이동 공간은 어떤 모습일지 알아봤다.
현대트랜시스는 차세대 모빌리티 환경을 고려해 제작한 콘셉트 모델인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미래 차량의 내부 공간을 구현한 이 시스템은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고객이 주로 마주할 수 있는 10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현대트랜시스가 연구한 시트 기술을 통해 각 상황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중 몇 가지 시나리오와 핵심 기술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이지 엑세스 모드’는 운전자의 편리한 승하차를 돕는 시트 기술이다. 현재 일부 차량의 시트에도 해당 기술이 적용돼 있지만,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에 적용한 이지 엑세스는 이동의 한계를 극복한 시트 메커니즘을 적용해 운전자가 보다 쉽게 차량에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작동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운전자가 차량 도어를 열면, 시트가 후방으로 이동하면서 시트 쿠션이 높아지고, 등받이는 운전자가 탑승하기 적당한 각도로 조절된다. 또한 시트 스위블 기능으로 시트를 약 45도 회전해 운전자의 승하차 편리성을 대폭 확장한다. 가장 큰 차별점은 시트가 회전하는 스위블 기술이다. 시트의 이동 한계를 극복한 프레임 메커니즘, 안전을 위해 확보된 강성 설계 등에는 현대트랜시스의 기술력이 반영돼 있다.
‘차일드 케어 모드’는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을 대상으로 개발됐다. 부부가 아이와 함께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을 예상 시나리오로 설정해, 유아용 카시트가 적용된 모빌리티를 활용하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차일드 케어 모드는 부모가 아이를 직접 보살필 수 있도록 보호자가 탑승하는 1열 시트와 유아용 카시트가 체결된 2열 시트 간의 거리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아용 카시트는 전방 및 차량의 중앙으로 이동하고, 1열 시트는 후방으로 이동해 시트 간 거리를 줄이며, 각 시트는 스위블 기능으로 회전해 서로 마주 볼 수 있는 각도로 조절된다. 또한 유아용 카시트 아래는 편의 모듈로 구성돼 있는데, 편의 모듈은 별도의 수납공간을 제공하며 UV-C 살균 기능을 적용해 개인 소지품이나 아이의 물건의 위생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웰니스 서포트 모드’는 환자나 교통약자의 이동을 위한 시트 기술로 탑승객의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헬스 케어 기술을 접목했다. 환자가 차량에 탑승하면, 차량 시트 내부와 암레스트에 적용된 생체 신호 감지 센서가 탑승객의 심박 수와 호흡 상태를 파악한다. 또한 이동 중에 기록된 신체 상태 정보는 최종 목적지인 의료시설과 공유해 환자의 신속한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이동 과정에서 탑승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시트 기술도 마련돼 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경우, 착석 자세에서 신체의 특정 부위에 무게가 집중되기도 하는데 시트가 이를 감지해 쿠션 내 공기주머니로 하중을 분산시킨다. 이 밖에도 탑승객의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반응하는 마사지 기능도 갖추고 있다. 한편 다양한 기능이 적용된 웰니스 서포트 모드는 스마트 시트 자세를 연구하는 국내 스타트업 ‘알고리고’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됐다.
‘개인화 모드’는 지향성 스피커를 통해 독립적인 사운드 공간을 연출하는 기술이다. 공유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운전석과 동승석의 탑승객이 서로 다른 환경을 원할 경우, 개인화 모드를 통해 서로 방해하지 않고 다른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은 개인화 모드를 구현하기 위해 헤드레스트에 스피커를 탑재하고, 대시보드에 초지향성 스피커를 적용했다. 또한 2열 시트 공간에도 초지향성 스피커를 적용해 앞뒤 좌석 모두 독립적인 사운드 공간을 구현한다.
‘VIP 모드’는 후석 VIP 탑승객의 편의에 초점을 맞춘 시트 기술이다. VIP 시트는 탑승객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리클라이닝이 가능하며, 부위별로 작동하는 통풍 기능과 마사지 기능으로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줄인다.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은 릴렉스 자세를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시트 프레임이 적용돼 있으며, 마사지 기능 또한 물리적인 두드림 모듈을 적용해 더욱 효과적인 마사지를 제공한다. 진보한 엔터테인먼트 기술도 눈길을 끈다. 지향성 스피커를 통해 개인적인 사운드 공간을 만들 수 있고, 비트에 따라 시트가 진동하는 음원 진동 시트를 통해 보다 다이내믹한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제공한다.
앞서 살펴본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은 미래 모빌리티의 실내 환경을 고려한 시트 기술로써, 단순히 이동을 위한 차량 공간의 한계를 넘어 현대트랜시스가 제안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시트 기술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한편 이어서 소개하는 현대트랜시스의 기술은 곧 출시하는 차량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시트 기술들로 구성돼 있다. 시트 제작 과정에 적용되는 친환경 기술부터 쾌적한 탑승 환경을 제공하는 편의 기능까지, 우리의 이동 과정을 보다 윤택하게 바꿔 놓을 현대트랜시스의 시트 기술에 대해 알아본다.
‘척추 최적 자세 솔루션’은 시트 내 공압 시스템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최적의 자세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탑승객이 시트에 앉으면 압력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체압을 측정하고, 시트 쿠션 내 공압 시스템(공기주머니)을 활용해 쿠션의 좌우 높이를 실시간으로 개별 조절한다.
사람마다 신체의 좌우 무게와 높이는 조금씩 다르지만, 척추 최적 자세 솔루션을 활용하면 탑승객에게 최적화된 시트 쿠션 높이로 올바른 자세를 구현할 수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해당 기술의 개발을 위해 정형외과 의료진 출신이 설립한 스타트업인 ‘스파인 랩’과 협업했으며, 의학적 검증을 통해 척추 기울기 개선 및 근육 피로도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현대트랜시스는 환경 문제에서 자유로운 자연 친화적인 시트 소재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시트 오염을 방지하는 커버링 소재 기술은 대표적인 친환경 소재 기술 중 하나다. ‘커버링 소재 기술’은 가죽 시트를 대체하는 실리콘 인조 가죽, 직물 시트를 대체하는 실리콘 방오제 처리 원단으로 구성돼 있으며, 두 기술 모두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면서도 뛰어난 내구성과 방오 성능을 제공한다.
특히 실리콘 인조 가죽은 기존 석유계 원재료 대신 천연자원인 석영을 활용하고, 유기용제와 난연제 사용 없이도 데님 원단과의 접촉에서 발생하는 이염이나 기타 오염에 뛰어난 방오 성능을 발휘한다. 데님 오염성의 경우는 기존 대비 1.7배 개선됐으며, 마모도는 2.3배 개선됐다.
현대트랜시스는 시트 폼 생산을 위한 친환경 소재 기술도 빠르게 개발하고 있다. 기존 시트 폼은 석유계 원료의 화학적인 합성을 통해 제작하는데, 석유계 원료는 톨루엔이나 벤젠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배출한다. 따라서 현대트랜시스는 인간 친화적이고 환경 오염 문제를 줄인 친환경 VOCs(휘발성 유기화합물) 저감 폼 기술을 개발했다.
친환경 VOCs 저감 폼 기술은 석유계 원재료의 사용량을 줄이고, 이를 대체하는 피마자 오일과 곡물에서 추출한 전분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석유계 소재를 대체하는 천연소재를 활용해 친환경 기술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으며, 인체에 해로운 휘발성 유기화합물(tVOC)의 배출량 또한 20~70%가량 저감된다.
‘인디비주얼 통풍 시스템’은 차량 시트의 배치와 상관없이 일관된 공조 성능을 제공하는 시트 기술이다. 해당 시스템은 시트마다 독립적인 통풍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차량의 공조 시스템과 연계해 보다 효율적인 열 쾌적성을 제공한다. 인디비주얼 통풍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독립적인 통풍 기능에서 비롯된 쾌적한 실내 환경이다. 더운 여름날 또는 추운 겨울날에는 공조기 토출구 중심으로 온도 차이가 나기 마련인데, 인디비주얼 통풍 시스템은 각 시트마다 냉방과 난방이 가능해 빠른 시간에 쾌적한 온도가 조성된다. 아울러 피부에 자극을 줄이는 간접적인 통풍 기능 또한 인디비주얼 통풍 시스템의 장점이다.
이처럼 현대트랜시스는 탑승객에게 보다 편리하고 윤택한 이동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시트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현대트랜시스가 선보인 다양한 시트 기술이 우리가 곧 마주할 모빌리티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모빌리티를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기술, 그리고 자율주행 환경에서 혁신적인 이동 경험을 가능케 하는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까지, 현대트랜시스는 사람의 몸과 가장 가깝게 맞닿은 시트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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