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4 현대자동차

캐스퍼와 떠난 설경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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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형 자동차로 어디까지 가보셨나요? 다재다능한 경형 SUV 캐스퍼와 함께라면 눈으로 뒤덮인 겨울왕국으로 떠나도 좋을 겁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캐스퍼의 SUV다운 면모를 확인했습니다.

현대자동차 캐스퍼는 지난해 등장과 동시에 국내 자동차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동안 국내에 없었던 ‘엔트리 SUV’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면서 경형 자동차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꿨고, 국내에 처음 도입된 캐스퍼의 100% 온라인 판매 방식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같은 이유 덕분에 캐스퍼는 사전 계약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중입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실내 공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캐스퍼를 주목하게 만드는 비결입니다. 여행을 떠나 차에서 잠을 자거나, 사무실을 벗어나 나만의 공간인 차 안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것처럼 차를 이용하는 행위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 안의 모든 좌석을 평평하게 접을 수 있는 건 크나큰 장점이 아닐 수 없겠죠.

아울러 캐스퍼는 다른 경형 자동차보다 차체가 높고, 구동력을 제어해 눈, 모래, 진흙길 등을 한결 수월하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는 2WD 험로 주행 모드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곧 캐스퍼와 함께라면 자연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캐스퍼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SNS에 차박, 여행과 관련된 게시물을 많이 올리는 배경일 겁니다.

그럼 캐스퍼와 함께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눈으로 뒤덮인 험준한 산을 넘고 꽁꽁 얼어붙은 강을 건너 강원도 깊숙한 곳으로 향했습니다. 내심 이 겨울이 끝나기 전에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설경을 마음껏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터보 엔진을 품은 캐스퍼의 실력도 알아볼 겸 고속도로와 국도, 비탈진 산길 곳곳을 마음껏 달렸습니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경형 자동차 중 터보 엔진을 갖춘 모델은 캐스퍼가 유일합니다. 1ℓ 남짓한 배기량의 작은 엔진으로 최고 100마력, 최대토크 17.5kgf·m의 알찬 성능을 제공하죠. 사실, 작고 앙증맞게 생긴 캐스퍼에게는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차고 넘치는 출력입니다. 덕분에 고속도로를 달리거나 가파른 언덕길을 오를 때 힘들이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아스팔트 도로를 달리다가 비포장도로에 들어섰을 때 여느 경형 모델과 차별화된 캐스퍼의 진가가 드러났습니다.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대에 쌓인 눈은 대부분 단단하게 뭉쳐서 바퀴가 빠질 염려가 덜합니다. 하지만 얼어서 미끄러운 곳에서는 가속 페달에 조금만 힘을 실어도 바퀴가 헛돌기 일쑤입니다. 바로 이럴 때를 대비해 2WD 험로 주행 모드가 마련돼 있는 거겠죠.

캐스퍼의 2WD 험로 주행 모드는 기어 레버 오른쪽의 주행 모드 다이얼을 통해 조작할 수 있습니다. 다이얼을 한 번씩 누를 때마다 주행 모드(노멀, 스포츠)와 험로 주행 모드(스노우, 머드, 샌드)를 오가고, 다시 다이얼을 돌려서 모드를 선택하는 거죠. 조작 과정은 계기판 화면 중앙에 크게 표시되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다룰 수 있습니다.

눈길에 맞춰 2WD 험로 주행 모드를 스노우 모드로 세팅하고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았습니다. 미끄러운 길에서는 타이어가 접지력을 쉽게 잃기 때문에 천천히 출발하는 게 좋습니다. 스노우 모드는 구동력과 엔진 토크를 제어해 눈길에서 안정감 있는 출발을 도와줬습니다. 간혹 바퀴가 헛돌 만큼 심하게 미끄러운 곳에서는 가속 페달을 밟아도 엔진의 출력을 제한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전자식 차체 자세 제어 장치(ESC)를 잠시 해제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캐스퍼를 타고 눈이 시리도록 하얗게 펼쳐진 설원 위를 자유롭게 내달리는 건 꽤 짜릿한 경험이었습니다. 웬만한 SUV가 아니라면 엄두도 못 냈을 일인데, 심지어 경형 모델인 캐스퍼가 이처럼 박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덕분에 귀엽게만 보였던 캐스퍼의 첫인상은 점점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SUV로 바뀌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눈길을 다닐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눈이 수북하게 쌓인 곳은 실제 노면까지의 깊이가 얼마나 될지 분간이 어렵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차가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경사진 곳을 오를 때는 중간에 멈추지 않고 속도를 붙여 한 번에 올라가는 게 중요합니다. 멈춘 곳의 바닥이 미끄러우면 제자리에서 다시 출발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죠. 그럴 때는 후진으로 천천히 내려왔다가 타이어가 미끄러지지 않는 곳에서 다시 올라가는 게 좋습니다.

눈길이나 살얼음이 깔린 길을 내려올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속도가 너무 빠르면 타이어가 접지력을 쉽게 잃을 수 있고, 이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때는 저단 기어로 바꿔 엔진회전수를 높여서 엔진에 부하를 만드는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차의 급격한 하중 이동을 방지하기 위해 운전대와 페달을 부드럽게 조작하는 것도 중요하죠. 사실 눈길 주행 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노우 타이어 및 체인과 같은 자동차용 월동 장구를 준비하는 겁니다.

캐스퍼와 함께한 이번 여정은 경형 자동차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바꿔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작은 차는 복잡한 시내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고 생각했는데, 캐스퍼는 혹독한 자연 속에서 그 한계를 넘어선 모습을 보여줬죠. 웬만한 길은 수월하게 헤치고 나갈 수 있는 능력과 용도에 따라 자유자재로 형상을 바꿀 수 있는 공간을 겸비한 캐스퍼 덕분에 이 겨울을 보내는 마음에 아쉬움이 남지 않았습니다. 따스한 봄이 오면 캐스퍼와 함께 갈 수 있는 곳이 더욱 많아질 거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뜹니다.


사진. 최진호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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