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친환경 전용 SUV인 니로가 2세대로 거듭났다. 새로운 니로의 특징은 ‘파격성’과 ‘지속 가능성’ 등 크게 두 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신형 니로의 파격성은 내장 디자인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적용해 이색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신형 니로는 탑승객들에게 친환경 자동차만이 제공하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신형 니로의 지속 가능성은 CMF(Color·Materials·Finish, 컬러·소재·마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트, 도어 트림, 헤드라이닝 등 탑승객의 몸이 자주 닿고 시선이 많이 머무는 곳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지속 가능성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뿐만 아니라 내·외장에 신선한 컬러를 더해 파격성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신형 니로의 특징을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니로의 이와 같은 특징은 많은 사람이 끊임없이 고민하여 도출한 결과물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기아내장디자인개선팀 김종현 책임연구원과 기아CMF팀 장수진 책임연구원이다. 보다 많은 사람이 신형 니로의 새로운 특징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두 디자이너와 함께 내장 디자인 그리고 컬러 및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신형 니로의 내장 디자인에서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와 ‘이유있는 즐거운 경험’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하다.
김종현 책임연구원 | 신형 니로의 내장을 디자인할 때 기존 형식을 부정하고 과감하면서도 혁신적인 조형 요소를 결합시켜 차별화된 공간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대자연에서 나타나는 극명한 대비나 패션계에서 널리 쓰이는 아방가르드 양식을 참고하기도 했다.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가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크래시 패드와 도어 트림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디자인이다. 깔끔하고 슬림하게 구성된 크래시 패드에 대각선 방향으로 커팅된 에지 형태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통해 모던하면서도 유니크한 조형을 강조했다.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의 적용을 통해 신형 니로의 내장 디자인이 기존 틀에서 벗어나 운전자 중심적인 스포티한 구조로 바뀐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여기에 입체적이고 독창적인 조형의 송풍구 디테일을 추가해 창의적이면서도 개성있는 내장 디자인을 완성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디자인 요소들을 통해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대담함과 안정감을 결합시킬 수 있었다. 아울러 기능적인 요소들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내장 디자인 전체와 조화시켜 ‘이유있는 즐거운 경험’의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디자인까지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Q. 내장 디자인만큼이나 외장 디자인 또한 독특하고 파격적인데, 내·외장 디자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디자인 특징이 있는지 알고 싶다.
김종현 책임연구원 | 신형 니로의 내·외장 디자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은 형태적인 특징보다는 디자인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외장에서 심리스한 면 처리가 돋보이는 그릴, 주간주행등, C필러 디자인에서 기아의 디자인 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면, 내장에는 앞서 언급한 크래시 패드와 도어 트림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디자인, 대각선 방향으로 커팅된 듯한 에지 타입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등이 있다. 신형 니로의 내·외장은 바로 이런 모던하면서도 유니크한 디자인 요소에서 철학을 공유하며 하나의 디자인으로 연결된다.
Q. 내장 디자인 관점에서 신형 니로가 친환경 자동차임을 보여주는 특징이 있을까?
김종현 책임연구원 | 소재 부분에서 신형 니로가 친환경 자동차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적으로는 탑승객들이 이런 부분을 이질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데 집중했다. 기아가 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기발하면서도 친근한 공간을 구상했다. 직접 타보면 알겠지만, 신형 니로는 디지털 감성을 바탕으로 미니멀한 조작계를 적용하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줄였다. 또한, 내장 디자인 전반에 걸쳐 볼륨감을 최소화해 군더더기 없고 경쾌한 조형을 표현했다.
특히, 이런 의도가 가장 잘 드러난 디자인 요소가 바로 크러시 패드 안쪽에 자리한 앰비언트 라이트다. 마치 계곡 사이에서 새어 나오는 빛처럼 크러시 패드 안쪽 가니쉬를 통해 입체적이고 깊이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뿐만 아니라 직선의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엠비언트 라이트에 블랙 하이그로시와 소프트한 찹드 카본(Chopped Carbon) 패턴을 극명하게 대비시켜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이국적인 공간을 연출할 수 있었다. 찹드 카본은 직조 후 남은 탄소섬유(Carbon Fiber)를 재성형한 고급 소재다.
Q. 신형 니로는 뛰어난 실용성도 돋보인다. 실내 공간은 어떻게 완성된 것일까?
김종현 책임연구원 | 디자인적 접근 방법에서 시각적인 개방감이나 공간감, 공간 활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예를 들어 볼륨감을 최소화한 슬림 디자인의 도어 트림과 테일게이트 트림을 통해 시각적, 공간적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또한, 공간 확장이 가능한 오픈 타입의 가변형 센터콘솔 트레이와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콘솔 전방 트레이 등을 통해서는 수납 공간을 최대화했다.
그중 뒷좌석 공간은 신형 니로의 공간 활용성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내 공간을 극대화하고 슬림한 크래시 패드와의 디자인 통일성을 강조하기 위해 앞좌석에 슬림한 하드타입 백 커버를 적용했다. 이러한 디자인과 1세대 대비 확장된 공간이 만나 2열 승객의 무릎 공간이 한층 넉넉해졌다. 그 밖에도 뒷좌석 탑승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들이 있다. 개방감을 증대하고, 다목적 행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헤드레스트가 대표적이다. 또한 다양한 IT 기기 사용을 위해 시트 뒤편에 C타입 USB 단자와 센터콘솔 뒤에 전원 단자를 마련했다.
Q. 내장 디자이너로서 신형 니로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
김종현 책임연구원 | 많은 사람이 니로의 내장 디자인 특징을 대변하는 크래시 패드와 도어트림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디자인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센터 디프로스터 그릴(전면 유리창에 부착해 서리 등을 제거하는 장치)이다. 일반적인 센터 디프로스터 그릴은 서리를 제거한다는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 디프로스터 홀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디자인 관점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신형 니로에서는 디자인적인 해석을 통해 홀의 노출을 최소화 할 수 있었고,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홀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니로의 내장 디자인 특징이 더욱 돋보이고 이는 탑승객의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듯 신형 니로는 세세한 부분까지 소홀히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더해진 자동차라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Q. 신형 니로의 내·외장 컬러와 소재 디자인에 적용된 주제는 무엇일까?
장수진 책임연구원 |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지속 가능성이다. 오늘날 지속 가능성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어디에나 존재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속 가능한 천연 자원을 활용해 좋은 이동수단을 만드는 것이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했다. 신형 니로는 바로 이러한 진정성 있는 지속 가능한 생각이 반영된 친환경 자동차다. 그에 따라 기아의 지속 가능한 방향성을 복합적으로 반영해 신형 니로의 내·외장 컬러와 소재를 개발했다.
Q. 내·외장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컬러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장수진 책임연구원 | 신형 니로에 적용된 외장 컬러는 스노우 화이트 펄, 오로라 블랙 펄, 미네랄 블루, 인터스텔라 그레이, 런웨이 레드, 스틸 그레이, 시티스케이프 그린 등 총 7가지다. 그중 대표 컬러는 시티스케이프 그린이다. 그린 컬러는 현재 자동차뿐 아니라 패션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트렌드를 이루고 있는데, 이를 신형 니로에 반영했다. 구체적으로 신형 니로의 볼드한 외장 형태를 보다 미니멀하고 모던하게 표현하기 위해 펄 입자를 컬러 자체가 아닌 투명한 안료에 넣어 유리알 같은 맑은 펄이 구현되도록 의도해 보다 세련되고 도시적인 컬러감을 구현했다.
내장은 차콜, 미디움 그레이, 페트롤 등 3가지 컬러가 있다. 무엇보다 기존 차에서 볼 수 있었던 일률적인 블랙 컬러에서 벗어나 친환경 자동차의 특성을 고려한 차콜 컬러를 통해 새로운 블랙 컬러를 제시하고 싶었다. 또한, 시티스케이프 그린 외장 컬러와 매칭이 잘 되는 페트롤(그린)은 트렌디하며 개성 있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외장 컬러와 대비되는 C필러의 컬러 마감이 눈에 띈다. 이러한 디자인을 적용한 이유가 무엇일까?
장수진 책임연구원 | ‘에어로 필러’라는 이름으로 디자인된 C필러는 기존 양산차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이다. 기능상으로는 C필러 안쪽에 공기가 통과할 수 있는 에어커튼 홀을 적용해 공력 성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기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과감한 디자인을 적용하는 한편, 컬러적으로도 새로운 컬러 조합과 함께 고객들이 자신의 차를 주문 제작(비스포크)한다는 개념을 심어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초기에는 대비가 강한 컬러 조합도 고려해봤다. 2019년 공개된 하바니로(HabaNiro) 콘셉트카의 텐저린 컬러 같은 강렬한 조합 말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묵직하면서도 어느 세대, 어느 지역에서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컬러 조합을 신형 니로의 히어로 컬러로 선정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컬러 조합은 스노우 화이트 펄과 스틸 그레이, 스틸 그레이와 인터스텔라 그레이, 미네랄 블루와 오로라 블랙 펄, 시티스케이프 그린과 오로라 블랙 펄 등 4가지다. 이들 컬러 조합은 시그니처 트림의 엣지 팩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그 외 트림에서 C필러 컬러는 차체와 동일하다.
Q. 친환경 자동차답게 신형 니로의 실내 곳곳에 여러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 소재의 특징은 무엇일까?
장수진 책임연구원 | 1세대 니로는 기아에서 쏘울과 함께 소비자에게 친환경 자동차라는 인식을 심어준 모델이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시장의 인식은 친환경 소재에 대한 필요성과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다. 때문에 친환경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고,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이를 소비자에게 설득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형 니로 개발 시 현실적으로 가능한 친환경 소재 접목을 검토했고 덕분에 다양한 부분에 새로운 소재를 적용할 수 있었다.
예컨대 신형 니로에 들어간 친환경 소재 중 헤드라이닝 부분은 부직포에 재활용 페트(PET)를 56% 정도 섞어 가공해 만든 것이다. 시트 쪽에는 바이오 인조 가죽을 적용했는데, 유칼립투스 나무의 식물성 성분을 혼합해 만든 원단(유칼립투스 나무를 분말화 해서 PU 인조가죽에 혼합해서 만든 재질)을 사용했다. 또한 도어 트림에는 3대 발암 물질인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가 첨가되지 않은 페인트를 적용했다. 신형 니로의 도어 트림뿐 아니라 도장 전제품에는 이런 것들이 첨가되지 않은 친환경 페인트를 사용했다. 아울러 카고 스크린에도 니트 재질 안에 페트를 70% 정도 섞어서 혼합한 재활용 원단을 더했다.
Q. 크래시 패드와 도어 트림에서 독특한 소재 마감이 눈에 띈다. 해당 부분의 소재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장수진 책임연구원 | 크래시 패드와 도어 트림에는 따뜻한 감성을 주기 위한 패브릭 느낌의 신규 공법을 적용했다. 기존 자동차에서 크래시 패드와 도어 트림 등에 적용되는 소재의 경우, 천연가죽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다. 천연 소재의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인공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탑승객이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신형 니로의 스톤 엠보는 본질적으로 화강암과 현무암의 내추럴함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결과적으로 기존 차와 다른, 자연 소재의 내추럴한 느낌과 차분한 감성을 탑승객이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니로의 스톤 엠보는 차별화된다.
미디움 그레이 내장의 크래시 패드 하단과 도어 트림에 적용되는 찹드 카본 패드 프린트도 특별하다. 일반적으로 고가의 럭셔리 자동차에는 탄소섬유(Carbon Fiber)를 직조해 만든 실내 장식을 많이 활용한다. 찹드 카본은 직조 후 남은 탄소섬유를 재성형해 비정형적인 신비로운 패턴을 구현한 소재로, 진짜 탄소섬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고가의 럭셔리 자동차에 주로 적용된다. 그러나 신형 니로의 최첨단 분위기를 구현하는 데 찹드 카본 만한 소재는 없다고 판단해 크래시 패드와 도어 트림의 패드 프린트로 활용했다.
사진. 최민석
HMG 저널 운영팀
group@hyundai.comHMG 저널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CL) 2.0 정책에 따라 콘텐츠의 복제와 배포, 전송, 전시 및 공연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저작권에 의해 보호됩니다. 단, 정보 사용자는 HMG 저널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개인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HMG 운영정책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