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등 혁신적인 자동화 방식을 적용한 스마트팩토리의 브랜드명을 ‘이포레스트(E-FOREST)’로 확정 짓고, 이포레스트가 추구하는 비전을 공개했다. 이포레스트는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와 같은 미래 모빌리티 생산까지 담당하는 생산 거점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이포레스트란 무엇인지, 이름 속에 담긴 의미와 비전, 구축 현황 등을 두루 살펴봤다.
이포레스트는 고객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것을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제조시스템의 혁신을 추구하는 스마트팩토리 생태계다. 브랜드 명칭의 가장 앞글자인 ‘E’에는 보다 효율적(Efficient)이고, 경제적(Economical)으로 모빌리티 산업 환경(Environment) 전체의 진보를 달성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아울러 고객 및 파트너사에 최고의 만족(Excellence)을 선사하기 위해 인공지능, 로봇 기술, ICT 등의 요소와 가치를 연결해 모두(Everyone)를 위한 혁신을 이루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포레스트(FOREST)는 이런 요소들이 모두 어우러진 생태계를 뜻한다. 스마트팩토리 브랜드인 이포레스트는 이런 브랜드 명칭에 담긴 다양한 의미들을 실현하기 위해 오토 플렉스(Auto-Flex), 인텔리전트(Intelligent), 휴머니티(Humanity) 등 3가지 가치를 지향한다.
이포레스트가 추구하는 첫 번째 가치는 오토 플렉스다. 요즘 소비자들은 공장에서 동일하게 생산된 제품보다 개개인의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들을 선호한다. 자동차 산업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춰 디자인부터 색상, 첨단 기능 등 고객이 제품 구매 시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오토 플렉스는 이런 고객 개개인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적이고 고도화된 자동화 생산방식을 도입해 한 공간 내에서 다양한 자동차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해 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별도의 생산 설비 교체 없이도 여러 종류의 자동차를 하나의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는 하나의 플랫폼을 활용해 목적에 따라 다른 공간 구성, 기능 등을 넣어야 하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Purpose Built Vehicle) 생산에도 적합한 생산 시스템이다.
인텔리전트는 이포레스트가 추구하는 두 번째 가치다. 이포레스트는 미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공장 운영의 자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한다. 제품의 품질관리, 생산 설비, 물류 등 공장 내 모든 시스템 데이터는 물론 외부의 정보까지 수집, 분석해 빅데이터화하고, 인공지능이 이를 기반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팩토리 운영은 소비자를 위한 최상의 제품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불필요한 과정을 덜어내고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 생산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세번째로 이포레스트가 추구하는 가치는 휴머니티로, 사람과 로봇의 조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사람에게 위험 또는 유해한 작업 환경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작업자의 업무를 돕는 협업 로봇, 작업자의 건강을 고려해 설계된 웨어러블 로봇 도입 등이 휴머니티를 추구하는 기술의 좋은 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로보틱스팀은 생산라인에서 위를 보고 일하는 근로자를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인 벡스(VEX, Vest EXoskeleton)와 무릎관절 보조로봇인 첵스(CEX, Chairless EXoskeleton) 등을 선보여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작업환경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현대·기아차는 이포레스트 구축을 위해 꾸준히 스마트팩토리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2017년 위치추적 센서, 고용량 메모리, 무선통신 칩으로 이뤄진 스마트태그 시스템을 선보였는데, 이 시스템은 조립 로봇 스스로 어떤 차종인지 파악해 조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2018년에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 전장 집중검사 시스템을 공개했다. 2015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이 시스템은 여러 공정에 걸쳐 진행하던 ADAS 품질 검사를 6대의 협동 로봇을 활용한 단일 공정 방식으로 바꿔 효율성을 높인 시스템이다. 앞서 소개한 웨어러블 로봇인 벡스와 첵스도 스마트팩토리 이포레스를 구축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다.
그뿐만 아니라 스마트팩토리 구축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 별도의 인공지능 개발 전담 CIC(Company in Company)인 에어즈 컴퍼니(AIRS Company)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에어즈 컴퍼니는 자동차 도장면 검사 공정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도장검사지 딥러닝 스캐닝 인식 기술을 개발해 자동차 도장 품질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그간 개발한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울산공장 제네시스 생산라인에 도입해 올해 1월 이포레스트 시범공장을 런칭했다. 디지털 정보의 연결 및 표준화를 기반으로 다양하고 고도화된 연계 분석을 통해 자동차 생산과정에서 무수히 발생하는 의사결정을 이포레스트 시스템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인 이포레스트의 완성형 모델은 싱가포르에 구축 중인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혁신 센터(HMGICS, Hyundai Motor Group Innovation Center in Singapore)를 통해 실증할 예정이다. 이곳은 인공지능, 로보틱스,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기술이 결합된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테스트베드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혁신 센터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조시스템에 혁신을 가져올 스마트팩토리 생태계인 이포레스트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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