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모빌리티 브랜드로 전환한 기아는 차별화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하이파이(Hi-Fi) 오디오의 선두 주자로 손꼽히는 메리디안 브랜드와 협업을 시작했다. 국산차 최초로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하 메리디안 사운드)을 적용한 모델은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운전자에게 영감을 주는 공간,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을 두루 갖춘 K8이다. 이후 혁신적인 전기차인 EV6에도 메리디안 사운드를 적용하며 기아만의 특별한 경험과 가치를 선사하고 있다.
메리디안은 1977년 창업한 영국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다. 1994년 세계 최초의 독자 디지털 서라운드 사운드 프로세서(DSSP, Digital Surround Sound Processor)를 개발한 데 이어 디지털 오디오 표준 포맷으로 자리 잡은 메리디안 무손실 압축 기술(MLP, Meridian Lossless Packing), 지금의 고해상도 무손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MQA(Master Quality Authenticated) 코덱 등 다수의 디지털 사운드 원천 기술을 개발하며 오디오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브랜드가 바로 메리디안이다. 메리디안 사운드의 특징은 독자적인 디지털 사운드 처리 기술을 통해 영국 사운드 고유의 풍부하고 선명한 보이스 출력, 절제되고 다이내믹한 저음 대역 재생, 자연스럽고 풍부한 공간감을 지닌 사운드를 구현한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인포테인먼트설계실 백순권 상무를 비롯한 개발 담당자들은 기아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초기 디자인 단계부터 음향 콘셉트카를 제작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기아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 개발 과정을 담당한 현대기아 남양연구소 인포테인먼트 개발자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K8과 EV6에 메리디안 사운드를 적용한 배경과 메리디안 사운드의 특징에 대해 살펴봤다.
Q. 기아 K8에 국산차 최초로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K8에 새로운 메리디안 사운드를 탑재한 배경은 무엇인가?
올해 기아는 혁신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모빌리티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새로운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일상에 영감을 주는 자유로운 움직임’이라는 브랜드의 지향점과 준대형 프리미엄 모델인 K8의 콘셉트를 고려해, 영국 하이엔드 오디오 사운드의 대표 브랜드인 메리디안이 K8과 잘 어울린다고 의견을 모았다. ‘고객들에게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기아와 K8에 가장 잘 어울리는 메리디안 사운드를 개발하기 위해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최적의 사운드를 다듬었다.
Q. 여느 오디오 브랜드와 다른 메리디안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오디오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음질의 방향성과 기술은 천차만별이다. 메리디안은 1994년 디지털 서라운드 사운드 프로세서(DSSP)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원음을 훼손하지 않는 디지털 사운드 출력 기술을 다양하게 개발하며 사운드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의 정점에 오른 하이파이(Hi-Fi) 오디오 브랜드다. 메리디안은 이처럼 뛰어난 음향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아날로그 신호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원음과 가장 유사한 사운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커스텀 모드를 선택하면 사용자가 보컬과 악기들의 위치, 서라운드 효과와 현장감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서 입체감 있는 음향 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
Q. 기아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에 적용한 NATec(Natural Application Technology) 기술과 이로 인한 효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기아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의 스피커에는 독일 닥터 쿠르트 뮐러(Dr. Kurt Muller) 社가 보유한 NATec 진동판을 자동차에 최적화해 적용했다. 독일 닥터 쿠르트 뮐러 社는 Tannoy GRF Memory, JBL Everest 등 다양한 최상급 스피커의 진동판을 개발한 글로벌 오디오 전문 업체로, K8의 메리디안 사운드를 개발하며 협업했다.
NATec 진동판은 천연 원목과 나노 금속 혼합 재질로 만들었으며, 천연 재료의 내구성 등을 이유로 그동안 자동차에 사용한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최고의 사운드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세계 최초의 차량용 NATec 스피커를 개발했다. 스피커 진동판은 자력 및 전력에 의해 진동하는 구조가 일반적인데, 이때 소리를 왜곡시키는 분할 진동이 발생한다. NATec 진동판은 분할 진동에 의한 소리의 왜곡을 최소화해 원음에 충실한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만들 수 있으며, 다이내믹한 저음 대역의 사운드를 출력하기 위해서도 효과적인 요소다.
Q. 기아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에 적용된 메리디안 브랜드의 다양한 디지털 사운드 처리 기술의 특징과 효과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기아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에는 인텔리-Q(Intelli-Q), 호라이즌 효과(Horizon Effect), 디지털 정밀화(Digital Precision/Dither Shaping), RE-Q(Cabin Correction)와 같은 메리디안의 특화 신호처리 기술이 적용됐다. 인텔리-Q는 차의 속도와 오디오 소스 등에 따라 실시간으로 음압 레벨과 음질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호라이즌 효과는 사운드의 이미지와 서라운드를 동시에 조절해 마치 공연장에 있는 듯한 현장감과 입체감 있는 음향 공간을 조성하는 기술이다. 모든 좌석에서 음질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공명을 세밀하게 제어하여 단단하면서도 깊은 저음을 재생한다. 스테이지, 서라운드, 커스텀의 3가지 모드가 있으며, 각 모드를 통해 생생한 메리디안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디지털 정밀화 기술은 라디오, USB, 블루투스 등 다양한 오디오 소스를 아날로그 음원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신호를 부드럽고 매끄럽게 변경한다. 이를 통해 아날로그 신호가 가진 장점을 살리고 원음의 감성과 미세한 느낌까지 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RE-Q 기술은 실내 공간의 특성을 고려한 최적의 맞춤형 튜닝 기술로, 차 안에서 불필요한 공명음이나 잔향, 소음을 제거해 원음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이로써 자연스러운 리듬과 악기 및 보컬의 명료한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Q. K8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은 동급 준대형 모델보다 많은 14개의 스피커를 사용한다. 스피커 개수를 늘린 이유는 무엇인가?
K8에는 좌우 A 필러에 고음을 담당하는 티타늄 돔 트위터 스피커를 추가했다. 이는 단순히 2개의 스피커를 추가한 것이 아니다. 왜곡이 적고 원음에 가까운 고음 대역의 사운드를 출력하기 위해 A 필러 최적의 위치에 배치했다. 아울러 스피커 그릴을 통한 음질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SUS(Steel Use Stainless) 재질을 사용했다.
트위터는 공간감과 해상력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다. 고음은 직진성이 강하기 때문에 승객의 귀에 바로 전해지도록 스피커의 위치를 세심하게 설정해야 한다. A 필러는 충돌 시 충격을 분산함으로써 승객의 안전을 지켜주는 중요한 부위이기 때문에 K8의 트위터를 설치하기 위해서 정교한 설계가 필요했다. 즉, 승객의 안전과 최상의 음질 모두를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한 것이다. 기타 연주음과 같은 고음 대역이 정교한 음원을 직접 비교해 들어본다면, 기존보다 사운드 이미지와 해상도, 공간감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Q. K8에 이어 전용 전기차 EV6에도 메리디안 사운드를 적용했다. K8과 EV6에 탑재한 메리디안 사운드의 차이는 무엇이며, 각 차종에 메리디안 사운드를 최적화하기 위해 어떤 사운드 튜닝을 거쳤는지 궁금하다.
K8과 EV6에는 동일한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기 때문에 성능의 차이는 없다. 기아는 차종과 상관없이 고객들에게 동일한 메리디안의 오디오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최우선의 목표를 두고 기아 메리디안 사운드를 개발했다. 메리디안 사운드가 추구하는 최상의 음질을 구현하기 위해 각 차종의 실내 공간에 최적화된 스피커의 위치를 수없이 검토하고 세심한 사운드 튜닝 과정을 거쳤다.
사운드 튜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스피커의 배치다. 차량 환경에 꼭 맞는 메리디안 사운드 튜닝을 위해 음향 콘셉트카를 제작하여 수없이 음질을 다듬는 과정을 거쳤다. 메리디안 사운드 엔지니어는 물론, 저명한 톤마이스터(Tonmeister, 소리의 장인)와 함께 수많은 시간을 들여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의 음향 콘셉트 및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이었다. 음향 콘셉트카를 통해 K8의 초기 디자인 단계부터 각 스피커의 역할에 맞는 최적의 위치를 연구했으며, 그 결과 메리디안 브랜드에 걸맞은 자동차 사운드 튜닝의 정수를 K8과 EV6에 녹여 최상급 음질을 양산차에 구현할 수 있었다.
물론 세단과 SUV 등 차종에 따라 디자인, 실내 공간의 특성, 스피커 배치, 음향 반사 패턴 등 여러 요소에 의해 사운드 청취 특성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공간 구조의 차이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 사이의 패키지 트레이(뒷좌석 선반)다. 세단인 K8에는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을 분리하는 패키지 트레이가 있지만, EV6에는 없다. 이 때문에 K8과 EV6의 서라운드 스피커의 위치가 달라지면서 입체감 있는 음향 공간을 조성하는 메리디안 호라이즌 효과를 제대로 구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아 내부적으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EV6의 공간 구조에 최적화되도록 동작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목표로 했던 음질을 구현하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각 차종에 최적화된 메리디안 사운드를 적용하기 위해 서브우퍼 스피커도 차별화했다. 서브우퍼 스피커는 장착 후면 공간(베플, Baffle)의 부피에 따라 저음의 깊이가 달라진다. EV6의 서브우퍼는 K8의 서브우퍼와 다른 특성으로 인해, 포트 구조를 적용하고 저음 대역 음압을 향상시킨 베이스 리플렉스(Bass Reflex) 타입 서브우퍼를 적용했다. 이로써 100Hz 이하의 저음 대역에서 풍부하고 깊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보강하는 동시에, K8과 EV6의 정체성과 부합하는 기아 메리디안 사운드를 이뤄낼 수 있었다.
Q. 기아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은 현대기아 남양연구소와 메리디안이 2년간 공동 개발한 결과물이라고 들었다. 협업 과정에서 애로사항은 없었나?
메리디안 오디오를 K8에 적용하는 과정에 앞서 상호 브랜드의 가치와 지향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했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들은 자사 제품을 적용할 차량의 콘셉트가 맞지 않거나 실내 공간의 제약으로 사운드 품질이 좋지 않을 경우, 브랜드 명성에 타격을 받기 때문에 모든 협업 과정을 까다롭게 진행한다. 메리디안과 같이 명성이 높은 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라면 더욱 그렇다. 기아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혁신적인 가치, 미래 방향성에 대해 메리디안과 많은 의견을 나눴고, 양사의 가치를 공유하며 개발한 사운드 시스템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기아 내부의 오디오 엔지니어링 팀과는 메리디안이 추구하는 사운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뭉치는 과정이 있었다.
Q. 메리디안은 오랜 역사와 다수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다. 고객들이 쉽게 느낄 수 있는 기아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의 장점은 무엇인가?
메리디안 사운드의 최대 장점은 소리의 착색과 왜곡 없이 아티스트가 의도한 소리를 정확하고 세밀하게 표현한다는 점이다. 음의 왜곡과 손실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MLP, MQA와 같은 무손실 압축 코덱 기술을 직접 개발한 메리디안의 브랜드 지향점은 자동차가 가진 이동수단의 가치를 넘어, 기아가 추구하는 ‘일상을 영감으로 채우는 혁신적인 가치’와 꼭 맞닿아 있다.
Q. K8과 EV6의 고객 관점에서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을 개발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인가?
우리의 목표는 기아 고객들에게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매우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아울러 사운드의 공간감과 생생한 디테일의 세련된 음질, 정교한 스피커 그릴 디자인, 숨겨진 위치에 있는 앰프의 미학 등 메리디안 브랜드의 장점을 K8과 EV6 각 차종에 최적화해 동일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향후 기아의 고급 대형 세단, SUV, 전기차 등 다양한 차종에 메리디안 사운드를 적용해 기아가 지향하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영국 팝 음악의 본고장에서 시작된 메리디안의 독특한 사운드를 통해 기아가 선사하는 남다른 가치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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