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참으로 가슴 설레는 단어입니다. 자연에 생기가 샘솟고, 아름다움이 피어나는 계절이죠. 이맘때면 가벼워진 옷차림만큼 경쾌한 기분으로 훌쩍 여행길에 올라 사람들과 정겨운 인사를 건네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것이 바뀐 지금은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서로의 안녕을 위해 발길을 멈춰야 했고, 봄 내음이 진해질수록 깊어지는 아쉬움은 달랠 길이 요원해졌죠.
달라진 우리의 일상은 새로운 풍경을 낳았습니다. 다른 이들과 거리를 둘 수 있는 차 안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기존에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방식으로 음식을 먹고 영화를 보는 방법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차 안에서 결혼식에 참석하거나 투표하는 모습이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드라이브 스루 꽃놀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꽃길을 천천히 걸으며 봄을 만끽하는 대신, 차 안에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는 방법으로 떠올랐죠.
꽃망울이 터지며 전국 곳곳에서 봄이 무르익었다는 소식이 들릴 때쯤, 우리나라에서 벚꽃 명소로 손꼽히는 경주를 찾았습니다. 신라의 천년 고도인 경주는 예스러운 전통과 현대 문물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도시이기도 합니다. 역동적이고 우아한 디자인의 제네시스 G80와 함께하니 경주에 스며든 천연의 봄 빛깔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3월 말부터 4월 초의 경주에선 어딜 향하더라도 도시 전역을 화려하게 수놓은 벚꽃의 향연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신라 왕족과 귀족들이 잠들어 있는 시내 중심의 대릉원부터, 김유신 장군을 기리는 흥무공원까지 향하는 모든 길마다 수십 년은 족히 넘었을 법한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찬란한 봄을 기리고 있습니다.
한껏 무르익은 벚꽃은 봄바람이 살랑거릴 때마다 눈송이처럼 우수수 흩날리며 경주의 봄을 장식합니다. 변해버린 일상이 봄을 앗아갔던 지난 시간이 아쉬워서 그랬을까요. 문득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이 짧아지는 것 같다는 슬픈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봄의 한가운데를 거닐고 있는 이 순간을 영원히 마음속에 담아두고 싶어서 그랬을 테죠. 차창 위로 사뿐히 내려앉는 꽃잎 하나하나에 추억을 담아 가기로 했습니다.
경주의 아름다운 풍경은 벚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신라의 옛 왕궁이었던 월성 인근에는 교촌 한옥마을이 있습니다. 시내 중심에서 멀지 않아 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향하는 곳입니다. 조선시대에 흉년이 들었을 때 인근 백성이 굶주리지 않도록 곡식을 베푼 경주 최부자집이 있는 곳이기도 하죠. 역사가 어린 마을의 고즈넉한 정취를 느끼기 위해 고요한 아침 시간에 한옥마을을 둘러봤습니다.
한옥의 아름다움과 닮은 G80의 역동적이고 우아한 디자인은 한옥마을의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었습니다. 안정감을 형성하는 두 줄의 쿼드램프, 완만하고 유려하게, 때로는 역동적으로 흐르는 선들, 간결한 여백의 미를 갖춘 실내 등 G80의 디자인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러운 조화의 미학을 추구한 한옥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깃들었습니다.
발길을 돌려 보문관광단지로 향했을 때, 운 좋게도 그곳의 봄은 말 그대로 절정에 달해 있었습니다. 조금만 건드려도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른 수많은 눈송이들이 분홍빛을 머금고 나뭇가지마다 매달려 있었습니다. 차들이 지날 때마다 휘몰아치는 눈보라가 보는 사람의 마음을 분홍빛으로 촉촉이 적셨습니다. 완연한 봄의 절정이란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과 1년이지만 아득할 만큼 멀어졌다고 생각했던 봄을 다시 찾은 기분도 들었죠.
보문관광단지에서 향한 곳은 경주 엑스포대공원이었습니다. 지난 20년간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선보이며 경주의 문화와 전통,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데 주축이 된 곳이죠. 신라의 천년 역사뿐만 아니라 경주의 생태 지리학적인 정보를 아우르는 교육의 장인 이곳에도 봄의 절정을 알리는 풍경이 가득했습니다.
경주 엑스포대공원 안에는 수령이 100년이 넘은 벚나무들이 터널을 이룬 구간이 있습니다. 대공원 가장 안쪽에 자리한 솔거미술관까지 향하는 마지막 언덕길입니다. 마침 솔거미술관에서는 경주 지역 문화예술계를 후원하기 위한 봄맞이 특별 기획 전시가 열리고 있었죠. 언덕 너머 솟아오른 경주타워와 벚꽃을 배경 삼아 G80의 우아한 모습을 담은 이곳에서, 새 시대의 경주가 태동하고 있었습니다.
경주의 미래, 새로운 천년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경주타워입니다. 경주타워는 신라의 수도였던 이 땅에 82m의 유리벽 건물을 세워 신라의 상징적 건축물인 황룡사 9층 목탑의 실루엣을 음각으로 디자인한 건물입니다. 천년의 역사를 품은 신라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기념비적인 건물이라고 할 수 있죠. 이는 전통적인 럭셔리를 새롭게 정의한 제네시스 브랜드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입니다.
경주 엑스포대공원에는 경주타워처럼 지역의 역사를 재해석한 또 다른 건축물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인 ‘쿠마 켄고(Kuma Kengo)’가 경주 대릉원과 해안가의 주상절리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기념관이 바로 그것이죠. 한국과 해외 유명 작가들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이곳에서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축의 미학과 제네시스 브랜드의 지향점을 짚어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경주는 전통과 현대, 문화와 예술,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도시입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봄철의 경주는 고색창연한 멋과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하는 곳이죠. 이듬해 봄이 어떨지 아직 알 수는 없습니다만, 추억이 존재하는 한 우리의 봄은 여전히 아름답게 빛날 것입니다. 앞으로의 찬란한 당신의 봄을 G80와 함께 한다면 어떨까요.
사진. 최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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