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주요 자동차 전문 매체인 ‘〈왓카(What Car?)〉’가 진행하는 ‘토우 카 어워드 2021(Tow Car Awards 2021)’에서 기아 쏘렌토가 부문 우승과 종합 우승(Winner)을 차지했다. 이는 뛰어난 자동차 제조 기술뿐만 아니라 캠핑 카라반 및 캠핑 트레일러 이용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캠핑 카라반(이하 카라반) 여행을 즐기는 유럽인들의 사용 패턴을 반영한 덕분에 온 가족이 장거리 여행에서 쾌적함을 누릴 수 있으며, 카라반을 매달고도 안정적으로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로 인정받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기아 쏘렌토가 이번 토우 카 어워드에서 수상한 비결을 살펴봤다.
유럽은 여러 나라로 이뤄진 넓은 대륙이다. 자동차로 하루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며칠 이상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한 달씩 휴가를 즐기는 게 일반적이다 보니 자동차를 이용한 여행, 그중에서도 가족과 함께 자동차에서 먹고 자며, 자연을 만끽하는 카라반 여행 문화가 대중적으로 자리 잡았다.
카라반은 자력으로 움직이는 캠핑카와 달리 침대, 부엌, 화장실 등이 설치된 트레일러다. 따라서 캠핑 카라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이를 끌어줄 자동차가 필요하다. 〈왓카〉의 토우 카 어워드는 카라반을 견인하는 성능이 뛰어난 자동차를 선발하는 시상으로, 카라반 장착에 따르는 특수한 조건 등을 차량 평가에 반영한다. 차체가 약할 경우 카라반 견인 시 견인고리와 연결된 차체 부위가 찢어지거나 서스펜션이 주저앉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왓카〉의 토우 카 어워드는 지난 2007년 처음 시작한 이래로 유럽 소비자들의 현명한 자동차 선택을 돕는 가이드가 되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 캠핑 전문가, 캠핑 동호인 단체 등을 주축으로 사용자의 현실적인 목소리와 요구 조건 등을 평가 요소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왓카〉는 소형 해치백부터 럭셔리 SUV까지 약 40개의 차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해 8개 부문에서 최고의 차량을 가렸으며, 선정된 차 중 가장 우수한 가치를 지닌 차에 종합 우승을 수여 했다. 8개 부문은 차량 무게(공차중량)에 따른 6개 부문과 전기차, 그리고 픽업트럭으로 구성됐다.
공차중량에 따라 수상 부문을 구분한 것은 차량 무게가 카라반 견인 성능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카라반을 견인할 때는 평소와 다른 주행 특성을 갖게 된다. 특히 고속주행, 선회, 급제동 시에는 카라반이 차량의 주행 방향과 반대로 쏠리는 스네이킹(Snaking) 현상이 발생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카라반을 견인하는 차가 무거울수록 이런 상황에서 주행안정성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즉, 차량의 무게에 따라 견인 가능한 캠핑 카라반의 크기와 무게가 결정되는 것이다. 쏘렌토는 ‘공차중량 1,900kg이상(차량 가격 5만 파운드 이하)’ 부문에서 우승했고, 이는 가장 크고 무거운 카라반을 견인할 수 있는 카테고리에 해당한다.
〈왓카〉는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영국에서 70만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한 단체인 ‘캠핑&카라바닝 클럽(Camping and Caravaning Club)’과 함께 심사를 진행했다. 평가는 차량에 카라반을 장착한 상태에서 주행안정성과 동력 성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행 중 스티어링 휠을 급격히 조작해 보는 긴급 회피 기동(emergency lane change), 견인 시의 가속 성능과 제동 성능을 알아보는 시속 30→ 60마일 가속 및 시속 30마일→ 0 제동, 그리고 언덕 출발과 고속 주행 시험 등으로 진행됐다.
아울러 〈왓카〉는 차량의 견인 장비 완성도, 보조 거울 장착 용이성, 트렁크 적재 능력, 펑크 수리 용이성 등 카라반 견인 시 안전성과 실용성에 관련한 부분들을 평가해 점수로 집계했다. 물론 안전 및 편의 사양, 운용 비용 등 카라반을 장착하지 않았을 때 차량의 종합적인 가치도 함께 평가했다.
〈왓카〉는 쏘렌토의 권장 견인 중량을 1,661kg, 최대 견인 중량은 2,500kg로 평가했다. 권장 견인 중량은 견인 시 주행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카라반의 최대 무게를 공차중량(쏘렌토 7인승 2.2 디젤 AWD 1,954kg, 유럽 기준)의 85%로 제한하는 것으로, 유럽의 카라반 운전자 사이에서는 이같은 계산법이 상식으로 통하고 있다.
〈왓카〉는 쏘렌토의 수상 비결로 먼저 강력하고 부드러운 2.2 디젤 파워트레인을 언급했다. “쏘렌토의 디젤 엔진은 무거운 카라반을 이끄는 데 이상적이다. 8단 DCT는 엔진의 강력한 힘을 부드럽게 소화하며 변속한다. 덕분에 시속 30→ 60마일 가속을 단 11.3초만에 끝낸다”라는 언급과 함께 “2.2 디젤 파워트레인이 적용되어 매우 기쁘다”는 말을 남겼다. 참고로 쏘렌토는 카라반을 달지 않은 상태에서 시속 60→ 100km/h 가속을 5.0초만에 마친다(7인승 2.2 디젤 AWD 기준).
주행안정성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속도를 높여도 즐겁다. 시속 60마일에서도 안정적이고 편안하다”며, “이는 더 무겁고 비싼 SUV와 비슷한 수준”이라 평가했다. 아울러 뛰어난 실용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7개 좌석 모두 성인에게도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3열에도 에어벤트가 마련돼 있다. 실내 곳곳에 배치된 USB 포트 덕분에 장거리 여행도 즐겁게 보낼 수 있다”는 게 〈왓카〉의 의견이다.
한편, 쏘렌토는 공차중량 1,900kg이상 부문 뿐만 아니라 올해 토우 카 어워드를 대표하는 ‘종합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BMW X5(공차중량 1,900kg이상, 차량 가격 5만 파운드 초과), 폭스바겐 파사트(공차중량 1,900kg 미만), 포드 레인저 픽업트럭 등 각 부문에 선정된 차량들을 제치고 가장 우수한 차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왓카〉는 쏘렌토의 종합 우승 수상 이유로 “안전성, 성능, 실용성, 가치 등 다양한 면의 조화가 환상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왓카〉는 쏘렌토의 제동 성능과 회피 기동 능력을 높게 사며 “대형 카라반도 안전하게 견인 가능한 차”라는 평가를 남겼다. 아울러 4륜구동 덕분에 날씨와 상관없이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왓카〉는 각 부문에 함께 선정된 차와 쏘렌토를 비교하며 올해 수상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폭스바겐 파사트 GTE, BMW X5 x드라이브 45e, 폴스타2 등 (다양한 전동화 모델의) 평가를 통해 카라반용 차량의 미래가 밝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현재 가장 다재다능한 캠핑 카라반용 자동차는 기아 쏘렌토다.”
이번 수상은 유럽 시장에서 4세대 쏘렌토의 높은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간 유럽의 다양한 자동차 전문가 그룹이 공개한 평가들도 이번 수상에 한층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6월 독일의 4륜구동 자동차 전문 매체인 〈아우토 빌트 올라드(Auto Bild Allrad)〉는 ‘2020 올해의 4륜구동 자동차(All-Wheel Drive Car of the Year)’ 어워드에서 4세대 쏘렌토를 ‘최고의 디자인’ 부문에 선정했다. 또한 작년 11월 독일의 유명 자동차 시상식인 ‘골든 스티어링 휠(Golden Steering Wheel) 2020’은 BMW X6, 애스턴 마틴 DBX 등의 프리미엄 고성능 모델을 두고 4세대 쏘렌토에 ‘대형 SUV 부문 최우수 모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4세대 쏘렌토는 올해 1월 〈왓카〉가 진행한 ‘2021 왓카 올해의 차(What Car? Car of the Year Awards)’ 시상에서 ‘최고의 대형 SUV’ 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영국의 자동차 전문 미디어 〈카바이어(Carbuyer)〉의 ‘2021 베스트카 어워드(Carbuyer Best Car Awards 2021)’ 시상에서도 ‘최고의 대형 패밀리카’와 ‘올해의 차’ 2개 부문을 석권한 바 있다.
4세대 쏘렌토의 이런 다양한 수상 결과와 이번 토우 카 어워드에서의 종합 우승은 전세계 소비자들의 차량 사용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낸 눈부신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럽에 데뷔한 지 1년 남짓된 4세대 쏘렌토에게 이건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4세대 쏘렌토는 글로벌 시장에서 또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될까? 쏘렌토가 전해올 기분 좋은 소식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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