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역사는 기원 무렵의 제정 로마시대부터 시작됩니다. 인술라(insula)라고 불렸던 당시의 아파트는 요즘의 상가주택과 비슷한 건물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로마제국이 쇠퇴하면서 인술라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데요. 그후 아파트는 산업혁명 시기 영국에서 재등장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전 세계 도시인구 집중과 도시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토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이 되었죠.
한국에서는 언제부터 아파트가 생겼을까요? 우리나라의 전통 주거형태는 한옥, 초가집의 모습이었는데 말이죠. 한국의 1세대 아파트 건축을 도맡았던 현대건설의 아파트 개발 역사를 통해 변화된 아파트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아파트는 1930년대, 건축가 도요다가 서울 충정로에 지은 4층짜리 유림아파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가와 주거 공간이 혼합된 형태였죠. 우리에게 익숙한 단지형 아파트는 1964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일대에 들어선 마포아파트입니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5개 건설업체가 참여한 마포아파트는 6층 규모의 I형 4동과 Y형 6동을 혼합 배치한 국내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였습니다. 전기와 물이 부족했던 당시의 여건을 반영해 엘리베이터가 필요 없는 6층 높이에 연탄보일러로 개별난방시설을 갖춘 모습이었습니다.
1970년대, 국가 주도의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도시인구 비율은 급격하게 늘어나고, 주택 수요도 증가하자 대형 아파트가 필요했습니다. 이 시기 민간 주도 주택사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었죠. 현대건설은 ‘양질의 시공으로 편리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실수요자에게 공급한다’는 목표 아래 서빙고 현대아파트를 건설합니다. 서빙고 현대아파트는 현대건설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시도한 첫 번째 아파트인데요. 건물의 배치에서부터 재료의 선택, 조경, 부대시설까지 수요자의 취향에 맞춘 최선의 주거환경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서빙고 현대아파트의 성공적인 분양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건설로 이어지게 됩니다. 1970년대 중반, 한강변 모래밭이었던 압구정동 일대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 2차가 들어서면서 주거 단지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는데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주거환경의 조화를 통해 ‘한국식 아파트’의 전형을 만들어냈습니다.
심플한 외형과 ‘사람은 흙을 밟고 살아야 한다’는 전통적 믿음에 입각한 황토색 색상과 마당을 연상시키는 발코니 구조, 한국인의 생활방식을 고려한 평면 구조 등은 대중으로부터 당대 최고의 아파트라는 찬사를 얻게 되었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죠. 인기에 힘입어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1987년 총 14차, 6000세대가 넘는 규모로 12년에 걸쳐 건설됐고, 15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로 건설돼 ‘고층-대단지’ 공동주택 문화를 열었습니다.
1980년대 중반, 현대건설의 아파트 사업은 순항했고, 현대아파트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면서 ‘아파트 명가’로서의 현대건설의 위상도 오르고 있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는 정부의 ‘200만 호 주택건설계획’으로 인해 아파트 건설 붐이 일어났었는데요. 현대건설은 물량 위주의 경쟁에서 고객 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1994년 주부들을 대상으로 설계공모전을 실시하고, 고객서비스센터 개설을 통해 24시간 하자 접수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1996년부터는 전원의 정취와 여유를 도심의 아파트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구의동 현대프라임 등 8개 아파트의 공원화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현대건설의 아파트가 ‘튼튼하고 편리한 아파트’라는 이미지에서 ‘현대적이고 세련된 아파트’라는 가치를 추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90년 후반에는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와 동시분양 제도의 여파로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는데요. 이는 브랜드 아파트가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00년 7월 현대건설은 당시 활기를 띠던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현대홈타운’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이후 2006년 9월, ‘힐스테이트’를 론칭하며 본격적인 아파트 브랜드 시대를 주도했습니다. ‘힐스테이트’는 ‘주거 이상의 가치를 지닌 역사와 문화가 되는 아파트’라는 콘셉트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 힐스테이트는 2009년 5월에 공개된 서울숲 힐스테이트인데요. 현대건설이 추구하는 명품 아파트의 면모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요트 형태의 역동적인 외관은 물론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의 경관 특성에 따라 외관 디자인을 다르게 적용했습니다. ‘강남에 처음 입성하는 힐스테이트’였던 삼성동 힐스테이트는 제주 팽나무가 어우러진 수경공간을 조성해 도심 속 자연의 분위기를 구현했고, 이외에도 10여 종의 과일나무를 심어 과수원을 만들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시스템도 최초로 적용해 친환경/저에너지 아파트 건설에도 앞장섰습니다.
2008년 4월에 완공한 김포 고촌 힐스테이트는 국내 최초의 민간 주도 도시 개발 사업으로 주목받은 곳인데요. 김포시 고촌역 근처에 2605세대의 아파트를 건설했습니다. 브랜드의 새로움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아파트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힐스테이트는 2015년부터 ‘힐스테이트 스타일’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16년 말과 2017년 초 3대 아파트 전문 리서치 기관에서 실시한 브랜드 평가에서 모두 1위를 달성했습니다.
2015년 4월 현대건설은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선보입니다. 디에이치는 이전까지 보유하고 있던 브랜드 자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H 엠블럼’을 계승했고, 정관사 ‘THE’를 붙여 ‘프레스티지 라이프를 위한 단 하나의 이름’이라는 희소성을 표현했습니다. 디에이치는 격이 다른 주거 상품과 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해 탄생했는데요. 각각의 단지마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설계로 시공됩니다. 2019년 8월 공개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최상급 주거 공간을 위해 까다로운 상품 기준을 제시하고, A/S, 입주민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생활 서비스까지 고품격을 지향해 인기를 끌었는데요. 강남 최초의 단독형 테라스하우스를 제공하는 등 프리미엄 주거의 기준을 보여줬습니다. 최근에는 두 번째 디에이치인 ‘디에이치 포레센트’를 준공해 강남 도심 속 프리미엄 힐링 리조트 단지를 콘셉트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아파트 문화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 아파트 역사는 산업화와 함께 발전했습니다. 현대건설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 새로운 주거 공간을 제안해 왔는데요. 그 결과,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부터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까지 선보이며 국내 아파트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는 주거 트렌드에 맞춘 주택 상품 아이디어인 ‘H 시리즈’도 출시하고 있는데요. 미세먼지 없는 실내 놀이터 ‘H 아이숲’, 공유 전기 자전거 ‘H 바이크’ 등 ‘고객이 살고 싶은 집’을 위한 주거 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현대건설의 아파트는 어디까지 진화할까요? 그 변화가 더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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