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모니터에 띄워진 행성 지도가 등장했던 영화 <아바타> 속 한 장면 기억하시나요? 영화 속 기술은 CG를 활용한 허구이지만, 이 기술은 GIS를 토대로 실제로도 구현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생소한 이름의 ‘GIS’는 ‘Geometry Information System’, 즉 ‘지리 정보 시스템’을 일컫습니다. 현대오토에버에서는 이 GIS를 일상 속 업무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자체 GIS 엔진을 개발했는데요. GIS란 무엇일지, 그리고 현대오토에버의 GIS 엔진이 우리의 생활을 얼마나 더 편리하게 변화시킬지, 개발자와 만나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GIS는 간단히 말해 땅의 위치를 좌표 등의 정보로 바꾼 것입니다.” GIS 엔진을 개발한 현대오토에버 건설경영시스템팀 김진수 책임의 설명처럼, GIS는 특정한 지역의 지리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가공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을 말합니다.
국토교통부는 홈페이지에 공간정보를 ‘법률상 용어로 지상ㆍ지하ㆍ수상ㆍ수중 등 공간상에 존재하는 자연적 또는 인공적인 객체에 대한 위치정보 및 이와 관련된 공간적 인지 및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인류가 출현한 이래, 사냥감과 주변 마을을 찾을 때 등 인류가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온 정보이죠. GIS는 공간 정보를 분석하고 수집하는 시스템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와 비교해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운데요. GPS는 GIS와는 달리 3개 이상의 위성이 측정한 시간과 거리 정보를 토대로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이 GPS 장치를 통해 받은 위치 정보가 GIS 서비스에 함께 활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내비게이션’입니다. 장치에 탑재된 GIS 데이터베이스나, 인터넷을 통해 GIS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하면, 나의 현재 위치를 파악해 경로를 알려주는 방식이죠. 그리고 내비게이션과 같은 편리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GIS 엔진’이 필요합니다. 현대오토에버는 클라우드를 통해 자체 개발된 GIS 엔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GIS 엔진은 그림을 그릴 때 쓰는 튜브 물감 세트와 유사한 개념입니다.” 김진수 책임의 비유가 낯설게 느껴질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일이 물감 재료를 조합해서 그림을 그리던 시대를 지나 19세기 미국의 존 랜드가 튜브 형태의 물감을 발명한 이후 미술계에 일어난 변화를 생각해보세요. 고흐 모네 등 인상파 화가들은 이동이 자유로워 실외에서도 마음껏 풍경화를 그렸고, 예술적 표현은 한계 없이 확장되었습니다.
GIS 엔진도 튜브 물감 세트처럼 GIS 정보를 더욱 편리하게 활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업무를 하다 보면, 다양한 데이터가 쌓이게 마련인데요. 다양한 도구를 통해 분석하고 정리할 때 정보로 가치를 가지게 됩니다. 엑셀의 정보를 그래프로 만들기 위해 파워포인트를 사용하는 것처럼, GIS 엔진은 좌표 데이터베이스로 이루어진 GIS 정보를 손쉽게 가공하고 시각화하여 효율적으로 전달합니다. GIS 정보로 결과물을 만들기에 적합한 다양한 도구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은 것이 바로 GIS 엔진입니다.
그렇다면 현대오토에버는 왜 자체적으로 GIS 엔진을 개발했을까요? “업무 효율을 위해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서드파티 GIS 엔진은 시간과 비용 낭비가 심했거든요.” 김진수 책임은 간단명료하게 답변해주었습니다.
서드파티(3rd party) GIS 엔진은 구글이나 네이버, 카카오 등에서 개발한 엔진이 대표적인데요. 고성능 GIS 엔진은 매우 탄탄하고 훌륭한 서비스이지만, 개인이 아닌 기업으로서는 도입하기 부담스럽습니다. 전 직원이 업무에 활용하기에는 너무 무겁고, 비용도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기능이 없는 경우, 추가 개발에도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합니다.
김진수 책임은 동료인 정기원 책임과 현대오토에버의 자체 GIS 경량 엔진 ‘Hyundai AutoEver Geometry Information System Engine(이하, HAE-GIS 엔진)’을 12개월에 걸쳐 개발했습니다. ‘경량’은 성능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업무에서 자주 활용되는 기능만 모아서, 단순한 형태의 GIS 정보를 시각화 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최적화했습니다. 개발 시 필요한 총 소요 비용인 TCO(Total Cost of Ownership) 기준으로, 기존 업체 솔루션 구축 비용 대비 약 60% 절감 효과를 누리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합리적인 비용으로 다양한 현업의 의견을 반영해 업무 분야에 적용했습니다. 공간정보 시각화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제시했고, 업무상 발생한 다양한 형태의 공간 정보를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기도 했죠. 실제로 어떤 업무에 적용되고 있는지도 살펴보았습니다.
HAE-GIS 엔진은 공간 내 좌표와 지도를 구성하고 운용하는 기능, 공간을 분석하는 기능, 인덱싱과 검색 등 계열사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업무에 투입되면서 정성적이고 정량적인 면 모두 성장해 나가고 있는데요.
GIS 엔진을 활용한 신규 업무 개발에서는 평균 72%의 일정을 단축할 수 있었고, 고객사별 관리 업무에서도 혁신적인 성과를 거뒀습니다. 자산 관리는 12개월에서 3개월로, 물류 운송 경로 관리는 6개월에서 2개월로, 선박 위치 추적 관리는 4개월에서 1개월로 획기적으로 시간을 단축시켰죠. 특히 AIS(Auto Identification System)를 활용하는 선박 위치 추적 관리 업무의 경우, GIS와 공간정보 시각화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업무 공수까지 연간 약 3.9 MM(Man Month)으로 절감 효과가 있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iOS 2가지 모바일 개발환경에 맞는 앱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내부적으로 확보하면서, 고객사와 내부 모두 업무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기도 했죠. 특히 현대오토에버 내부의 장비 근태 관리에도 HAE-GIS 엔진이 적용되었습니다. ‘근태’라는 표현처럼 사원증으로 출근 체크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장비에 QR코드를 부착해 지역마다 인식하도록 한 후, 그 정보를 GIS 정보와 연동하면 장비가 언제 어느 현장으로 들어갔는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비상시에도 장비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효율을 한층 높였습니다.
HAE-GIS 엔진은 공간정보 시각화 및 분석에 필요한 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개발하며, 업데이트도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지금은 건설 부문에 활용이 집중되어 있지만, 점차 현대자동차그룹으로 확대할 예정인데요. 이를 위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인 SaaS(Software as a Service)나 물류 트레일러 추적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누구나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Open API처럼 손쉽게 HAE-GIS 엔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려 합니다.”
김진수 책임이 들려준 포부처럼, 현대오토에버의 HAE-GIS 엔진은 공간에 관한 정보를 활용하는 업무의 한계를 허무는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지도를 기반으로 하는 해외 국가의 법률 정보 시스템 관리, 해외 건설 현장의 자재 운송 경로 관리 등 현재 다양하게 도입되고 있는 분야를 넘어 어디까지 도약할 수 있을지, 함께 지켜봐 주세요.
HMG 저널 운영팀
group@hyundai.comHMG 저널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CL) 2.0 정책에 따라 콘텐츠의 복제와 배포, 전송, 전시 및 공연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저작권에 의해 보호됩니다. 단, 정보 사용자는 HMG 저널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개인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HMG 운영정책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