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전 업계의 트렌드는 ‘코드리스(Cordless)’다. 전자제품이라면 당연하게 여겨졌던 선들이 무선 기술의 확대로 사라지기 시작하며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안겨주고 있다. 애플 ‘에어팟’과 같은 무선 이어폰이 대표적이다. 특히 근거리 무선 기술의 대표 기술인 ‘블루투스(Bluetooth)’는 뛰어난 편의성을 내세우며 일상에 자리 잡고 있다.
블루투스 기술은 자동차 분야에도 오래전에 도입됐다. 차량에서 음악을 즐기는 가장 손쉽고 편리한 방법인 블루투스 뮤직 스트리밍 기술이 대표적이다. 블루투스 기술 덕에 스마트폰 안의 음악을 선으로 연결하지 않고도 차량 내 스피커를 통해 손쉽게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블루투스 기술을 최초 적용한 것은 2008년부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2대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블루투스 멀티커넥션’ 기술까지 상용화돼 블루투스 활용성과 운전자의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블루투스 뮤직 스트리밍 기술은 이제 차급을 막론하고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되는, 필수 편의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우선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따라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 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이에 발맞춰 양질의 음악을 재생하기 위한 신기능과 고음질 코덱을 지원하며 음악 듣기의 일상화에 기여했다.
또 다른 이유는 주거 환경 때문이다. 최근 들어 층간 소음 분쟁 등으로 아파트 같은 가정 내에서 볼륨을 높여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어렵다. 집에서 나만의 음악실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항상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자동차는 탑승객들이 이동 중에 선호하는 클래식, 발라드, 재즈, 팝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콘서트 홀과 같은 분위기에서 들을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동차의 블루투스 뮤직 스트리밍 음질 향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블루투스로 스마트폰 안의 음악을 스트리밍 시켰을 때 어떠한 과정을 통해 실행되는 것일까? 운전자가 차에서 블루투스 뮤직 스트리밍 기능을 실행하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스마트폰과 통신을 하면서 음악을 재생할 때 사용할 오디오 코덱을 스마트폰에 요청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코덱이란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로, 영상·오디오 신호를 디지털 압축 신호로 변환하는 코더(Coder)와 반대로 디지털 압축 신호를 영상·오디오 신호로 변환하는 디코더(Decoder) 기능을 한다.
블루투스로 음원을 재생하면 코덱을 통해 ‘음원 압축(인코딩) → 전송 → 압축해제(디코딩) → 음원 재생’의 프로세스를 거치는데, 눈싸움 하는 과정과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눈싸움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눈(음원)을 단단하게 뭉쳐야(인코딩, 압축) 한다. 그래야 눈을 던졌을 때(전송) 중간에 부서지지 않고 멀리 갈 수 있고, 상대편을 맞출 수 있는(디코딩, 압축해제) 정확도가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눈(음원)을 단단하게 뭉치는 기술(압축)이 중요한데 이것이 좋은 코덱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이 코덱이 블루투스 뮤직 스트리밍 음질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량 내 블루투스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오디오 음원 압축 코덱은 SBC(Sub-Band Coding)와 AAC(Advanced Audio Coding)다. 서로 연결된 스마트폰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모두 동일한 코덱을 지원해야만 해당 코덱으로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고음질 코덱 지원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운전자는 코덱에 따라 다른 음질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각 코덱의 특징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SBC 코덱은 가장 보편적으로 블루투스 뮤직 스트리밍에서 쓰이는 오디오 코덱이다. 이 코덱은 알고리즘이 단순해 전력 소모가 적고 라이선스 비용이 들지 않아 모든 사운드 시스템에서 지원하는 높은 범용성을 자랑한다. 음원 압축 방식은 MP3와 비슷하게 오디오 신호를 주파수 대역별로 나눠서 코딩을 하는데, 압축 효율이 낮아 음원 손실이 발생해 결과적으로 음질에 안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초당 처리되는 데이터의 양(이하 비트레이트)이 고정되어 있는 고정 비트레이트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표현할 음악의 데이터 크기에 상관없이 시간당 정해진 데이터를 채워 넣고 압축하는 방식이다. 가령 음악 데이터가 단순하더라도 무의미한 데이터를 채워 넣고 처리하다 보니 원음을 완벽하게 재생하기가 어렵다.
반면 AAC는 MP3를 대체하는 대표적인 고음질 압축 코덱으로, 주파수의 모든 대역에 걸쳐 압축률이 높고 원음 손실이 적어 음질이 우수하다. 또한 가변 비트레이트 기술이 적용돼 표현할 음악 데이터가 많을 때는 데이터 처리 용량을 높여서 정밀하게 처리하고 표현할 음악 데이터가 적을 때는 데이터 처리 용량을 낮추어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AAC 코덱은 이렇게 가변적으로 비트레이트를 처리하기 때문에 복잡한 연산 알고리즘이 사용된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압축 기술이 적용돼 압축 효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오디오 코덱의 압축 효율이 높아진다는 건 쉽게 말해 음원 손실이 적어 ‘음질’이 좋아진다는 의미다. 아울러 96kHz의 샘플링 주파수도 대응해 더욱 품질이 높은 음원 재현이 가능하다. 주요 온라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고음질 스트리밍 옵션으로 AAC를 제공하는 것 역시 가변 비트레이트 기술로 완성한 우수한 압축 효율성 때문이다.
또한 AAC는 SBC가 지원하는 초당 샘플링(아날로그 사운드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과정)하는 횟수, 즉 샘플링 주파수에서도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이 샘플링 주파수는 음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요소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같은 시간에 전달되는 정보량이 상승한다. 이를테면 오디오 CD 녹음에는 44.1kHz의 주파수가 사용되는데, 이는 1초에 4만4,100번 데이터를 측정하고 표본화한다는 의미이다. 반면 AAC는 초당 9만6,000번의 샘플링, 즉 96kHz에 달하는 샘플링 주파수를 지원해 고음질 음원도 더욱 세밀하게 재현할 수 있다.
실제 비교 측정 결과에서도 두 코덱 간의 명확한 음질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주파수 스펙트럼의 대역별 차이를 비교하면 고음과 저음 구간에서 음질의 차이가 더욱 극명하다. SBC의 주파수 스펙트럼은 원음과 비교하면 많은 부분들이 손실된 반면, AAC는 원음과 매우 유사한 스펙트럼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사용하는 코덱이 SBC일 때 재생 음원이 갖고 있는 고음과 저음 구간의 세밀한 부분이 희미해지고 음색이 빈약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더욱이 고음과 저음은 차량 내에서 체감 음질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음악을 들을 때 그 차이가 더욱 현격하다.
평소 원음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저장하는 CD로 음악을 듣지 않고 온라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로만 음악을 듣는 운전자라면, SBC가 아닌 AAC로 전송된 음원을 사실상 귀로는 구분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ACC 코덱으로 음악을 들으면 최상의 음질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블루투스 뮤직 스트리밍 기능은 현대차그룹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고급형 6세대, 고급형 5세대, 표준형 5W세대 내비게이션에서 고음질 AAC 코덱으로 우선 재생되도록 설정되어 있다. 현대차그룹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자는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블루투스 뮤직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들을 때 최적의 음질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고품질 코덱의 사용은 운전자의 귀로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음원을 증폭하는 앰프와 소리를 공기 중에 전달하는 스피커의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차급을 막론하고 최소 20Hz에서 최대 20kHz에 이르는 가청 주파수(Audio Frequency, 사람의 귀가 소리로 느낄 수 있는 음파의 주파수 영역) 대역을 충실히 재현할 수 있도록 스피커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오디오 코덱에 따른 음질의 차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수준의 스피커 품질을 갖췄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은 블루투스 뮤직 스트리밍을 사용하는 운전자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된 사운드하운드(SoundHound) 앨범아트 검색 및 표시 기능이 좋은 예다. 블루투스 오디오 재생 시 운전자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원이 앨범아트 전송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사운드하운드 음원 정보를 활용해 앨범아트를 표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우리의 음질 개발 목표는 차량 내 어디에서 들어도 전 대역에 걸쳐 균형 잡힌, 원음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특정 음역이 왜곡되지 않게 균형 잡힌 소리를 제공했을 때 운전자의 청취 피로감이 적기 때문입니다. 블루투스 뮤직 스트리밍 기술의 AAC 코덱 지원도 이러한 우리의 바람에 따른 것이며 이를 통해 차량에서 음악을 들으시는 많은 고객들께서 더욱 훌륭한 음질의 음악을 즐기실 수 있길 기대합니다”라는 현대차그룹 추교웅 전자담당 전무의 말처럼 현대차그룹은 차량 내에서 고음질 음악 감상을 위한 환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처럼, 블루투스 뮤직 스트리밍뿐 아니라 어떤 음원이라도 고음질의 음악을 감상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게 현대차그룹의 궁극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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