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0 현대자동차

프로페시, 어떻게 탄생했나? 슈퍼 디자이너가 말한 프로페시의 모든 것

현대자동차
nav-menu
현대자동차는 사람과 차를 감성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자동차의 본질을 담은 디자인을 탐구했다. 이런 고민은 어떻게 EV 콘셉트카 프로페시에 반영됐을까? 프로페시 개발에 참여한 슈퍼 디자이너들에게 물었다.

지난 3월 3일,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EV 콘셉트카 ‘프로페시(Prophecy)’를 공개했다. ‘예언’를 뜻하는 차명과 같이 프로페시는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를 바탕으로 미래 전기차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한 눈에 들어오는 우아한 실루엣이 인상적인 이 차량은 브랜드 비전과 핵심 가치, 그리고 자동차 디자인의 본질에 대한 오랜 탐구 끝에 탄생했다. 프로페시는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철학을 어떤 방식으로 담아냈을까? 또, ‘궁극의 자동차 형태’를 완성한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프로페시 개발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에게 물었다.

‘사람을 위한 진보’라는 철학이 반영된 프로페시

현대차 유럽권역상품실장 안드레아스 호프만 상무(좌)와 상품본부장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가운데)은 현대차의 비전이 프로페시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프로페시의 개발 배경은 현대차가 작년 말 공개한 중장기 혁신 계획인 ‘2025 전략’과 맞닿아 있다. 신규 EV 콘셉트에 반영된 브랜드의 비전에 대해 현대차 상품본부장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지속 가능한 기술과 혁신을 만드는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는 중입니다.” 또, 현대차 유럽권역본부 상품실장 안드레아스 호프만 상무는 “현대차의 철학인 인간을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가 프로페시에 반영됐다”며, “진정한 진보(Progress)는 늘 우리 곁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디자인담당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우)은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프로페시에 담았다고 말한다

그럼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진보’라는 비전은 어떻게 프로페시의 디자인에 반영됐을까? 현대차 디자인담당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지금보다 나은 삶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디자인에 반영했다”고 말한다. “1920~1930년대엔 자동차가 문화이자 감성적인 존재였어요. 당시 사람들은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했죠. 저의 ‘드림팀’과 함께 프로페시의 디자인에 밝은 미래에 대한 가치를 담았습니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 언급한 드림팀 멤버는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 현대스타일링담당 사이먼 로스비 상무, 현대외장디자인팀 김영성 책임연구원, 그리고 현대내장디자인팀 라파엘 브레터처 디자이너다. 이들은 현대차의 디자인 전략 및 방향성을 이끌어가는 리더들로, 프로페시를 포함해 현대차의 디자인 방향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개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프로페시는 일상과 자연 등 우리 주변의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해변가의 검은 조약돌이다

사이먼 로스비 상무는 “사람들이 미소 짓고 희망찬 미래를 느끼게 하는 디자인을 목표로 프로페시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프로페시를 개발한 디자이너들은 복잡한 도심 속에서 사람들이 안정감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일상과 자연 등 우리가 편안함을 느끼는 모든 소재에서 영감을 찾았다. 그리고 자동차를 감성적인 존재로 여기던 시절로 돌아가 디자인의 본질적인 순수함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어린아이가 그린 자동차 그림에서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창의적인 상상력을 발견할 수 있듯, 우리도 프로페시를 만들면서 자동차 디자인의 본질을 탐구했어요. 순수한 디자인을 찾는 과정에서 사람과 자동차가 감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었죠. 바로 디자인을 통한 ‘정서적인 연결(Emotional Connection)’이에요.”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의 말이다.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는 프로페시를 디자인하는 과정이 ‘즐거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들은 사람과 자동차의 정서적인 연결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수없이 고민했다. 고민 끝에 찾은 답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본질적인 아름다움’이었다. 시대를 초월하는 자동차 디자인의 순수함이 사람과 차를 정서적으로 이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영성 책임연구원은 이에 대한 의견을 덧붙였다. “진정한 진보(Progress)를 이룬 디자인은 순수해야 합니다.”

인류와 모빌리티의 미래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고민이 거듭될수록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 콘셉트의 모습도 점점 더 구체화됐다. 디자이너들은 이 과정에서 현대차의 역사를 관통하는 디자인 철학과 브랜드 정신을 반영했다. 현대차의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새로운 디자인 아이콘인 프로페시가 태어난 배경이다. 이상엽 전무는 프로페시를 개발하는 과정이 즐거웠다며 “도전이 없다면 디자인하는 재미도 없다”고 말했다.

프로페시 차체에 담긴 기능성과 미학의 조화

프로페시는 전기차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관능적인 스포츠카의 매력도 품었다

그럼 디자이너들은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고민을 프로페시에 어떻게 반영했을까? 프로페시의 외관과 내장 디자인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프로페시는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이 특징인 모듈화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공기역학을 고려해 실루엣을 매끈하게 다듬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배기구가 필요 없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비교적 자유롭게 구현될 수 있었다. “전기차의 경우 공간적인 여유가 많아서 더욱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기술을 결합할 수 있죠.”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의 말이다.

프로페시의 유선형 차체에는 클래식카와 미래 자동차의 모습이 모두 표현됐다

프로페시의 간결한 선과 면은 유행을 벗어난 자유로운 사고와 감성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프로페시의 매끈한 실루엣에서 단단히 응축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이에 대해 “앞에서 뒤까지 하나의 곡선으로 이어지는 유선형 차체에는 클래식카와 미래 자동차의 모습이 동시에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프로페시에 적용된 프로펠러 모양의 휠은 공력성능을 극대화하도록 디자인됐다

이상엽 전무는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기능성과 미학이 완벽한 균형을 이룬 디자인을 뜻하며, 보는 이들의 오감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특징은 공력성능을 높이기 위한 설계와 간결하고 매끈한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겉모습에서 두드러진다. 볼륨감이 느껴지는 앞뒤 펜더, 뒤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늘씬한 스타일의 차체, 견고한 느낌을 강조하는 리어 스포일러, 날렵한 프로펠러 모양의 휠 등은 차체 옆과 뒤로 흐르는 공기 흐름을 정리한다.

앞뒤 램프와 리어 스포일러에 적용된 픽셀 라이팅은 향후 현대차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발전될 예정이다

앞뒤 램프와 리어 스포일러에 적용된 픽셀 라이팅은 프로페시에 미래적인 이미지를 부여한다. 수많은 LED 픽셀이 유기적인 구조를 이루며, 이를 통해 빛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픽셀 램프 디자인은 향후 현대차 디자인의 시그니처 요소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픽셀 라이팅 램프는 콘셉트카의 전체적인 디자인과 대조를 이루는 동시에 감성과 실용성, 그리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에서 비롯된 긴장감을 연출한다”고 말한다.

사람과 자동차가 소통하는 공간, 프로페시의 인테리어

전기차 플랫폼의 장점이 극대화된 프로페시의 실내. 스티어링 휠이 없고 바닥이 평평해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프로페시의 실내는 탑승자가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다양한 첨단 기술을 사용했지만, 복잡하지 않고 쓰기 편하게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탑승자가 집처럼 안락한 분위기의 공간에서 새로운 경험을 누릴 수 있게 한 것이다.

프로페시의 실내는 운전자와 차가 교감하는 디지털 환경으로 완성됐다

프로페시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스티어링 휠을 대체하는 2개의 조이스틱이다.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전기차는 앞뒤 바퀴를 최대한 차체 끝에 배치할 수 있어 실내 공간이 넓고 디자인 자유도도 높다. 통합 버튼을 갖춘 조이스틱 역시 전기차 플랫폼의 특징을 극대화한 요소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운전자는 조이스틱을 조작해 운전은 물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같은 차량 기능의 90%를 실행할 수 있다. 조이스틱은 실내 공간의 확장과 더불어 운전의 즐거움을 새로운 영역으로 이끄는 요소이기도 하다. 전기차 시대에도 운전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구현된 것이다. 라파엘 브레터처 디자이너는 프로페시의 실내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으로 조이스틱을 꼽았다.

조이스틱을 장착하면서 얻은 또 다른 효과는 자율주행 모드에서 얻을 수 있는 시각적인 해방감이다. 자율주행 기술 기반의 운전자 휴식 모드를 작동할 때는 대시보드 뒤쪽의 널찍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조이스틱이 스티어링 휠을 대체한 덕분에 누릴 수 있는 여유로움이다.

재활용할 수 있는 양모 직물 시트와 공기청정 기능은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만든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적용한 것도 프로페시만의 특징이다. 모든 마감재는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구성돼있다. 실내에 산뜻함을 더하는 체크 패턴 무늬의 양모 직물 시트 역시 마찬가지다. 지속 가능한 기술을 추구하는 현대차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상엽 전무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프로페시의 공기 정화 시스템을 소개하는 그림. 이처럼 프로페시에는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프로페시의 ‘지속 가능한 디자인’은 공조 시스템 설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로 실내 공기 청정 기능이다. 차문 하단부와 앞 범퍼를 통해 들어온 외부 공기는 사이드 도어 하부에 위치한 공기청정기를 통과해 실내에 깨끗한 공기로 순환된다. 한 가지 더 독특한 점은 사이드 윈도가 두 겹으로 설계됐는데, 두 겹의 창문 사이로 정화된 공기가 상시 순환되어 외부 열기가 유입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를 통해 에어컨 사용량을 절감하는 등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준다.

프로페시를 통해 현대차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

프로페시는 현대차 디자인의 지평을 한층 더 넓히는 새로운 디자인 아이콘이다

“프로페시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현대차 디자인의 미래를 위한 근간이 돼야 합니다.” 이상엽 전무의 설명이다. 프로페시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콘으로 향후 출시될 모델에 많은 영감을 제공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23종 전기차를 포함한 44종의 전동화 차량 라인업을 구축해, 세계 3대 전기차 제조사로 발돋움하겠다는 현대차의 비전이 점점 더 견고해지고 있다.

HMG 저널 운영팀

group@hyundai.com

HMG 저널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CL) 2.0 정책에 따라 콘텐츠의 복제와 배포, 전송, 전시 및 공연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저작권에 의해 보호됩니다. 단, 정보 사용자는 HMG 저널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개인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HMG 운영정책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