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9 현대자동차그룹

내연기관의 수명을 늘리는 혁신 기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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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 흐름이 거세다. 하지만 내연기관의 진화는 멈추지 않는다. 친환경과 고효율이라는 목표 아래 수많은 혁신 기술이 내연기관에 스며들고 있다.

친환경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에 집중하고 있다. 블룸버그 NEF(New Energy Finance)가 발표한 보고서 ‘2019 전기차 전망(Electric Vehicle Outlook 2019)’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에 200만 대 이상의 전기차가 판매됐으며, 2025년을 기점으로 전기차의 판매 비중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내연기관은 여전히 우리의 이동을 책임지는 주요 동력원이다. 1879년 독일의 칼 벤츠가 2행정 가솔린 엔진의 특허를 등록한 이래로 내연기관은 자동차의 심장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최근 엔진은 다운사이징 트렌드에 따라 배기량을 낮추고 터보차저를 달아 효율을 높인다

내연기관은 친환경을 목표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내연기관개론’의 저자이자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기계공학과 교수인 존 헤이우드(John Heywood) 박사는 2050년에 승용차의 60%가 여전히 내연기관 엔진에 의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2050년 내연기관 엔진의 대부분은 전기모터의 도움을 받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연기관 엔진이 향후 30년간 어떤 형태로도 건재할 것으로 봤다는 사실이다. 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고효율과 친환경을 목표로 엔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연기관의 수명을 연장해 줄 다양한 혁신 기술을 살펴보았다.

도요타 다이내믹 포스 엔진

도요타의 다이내믹 포스 엔진은 어떤 한 기술이 아니다. 설계의 초점을 오로지 효율에 맞춘 엔진이다. 가장 큰 특징은 배기량을 줄이고 터보를 더한 다운사이징이 아니라, 자연흡기 방식으로 효율을 한계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이 엔진의 열효율은 40%로 가솔린 엔진 중 최고 수준이다. 당연히 성능 면에서도 개선을 이루었다. 출력은 기존의 2.5ℓ 엔진보다 11% 향상됐으며, 최대토크 역시 7% 이상 높아졌다.

도요타는 완전한 연소를 위해 흡기와 배기 밸브 사이의 각도를 31°에서 41°로 넓히고 공기 통로를 반듯하게 설계해 공기 흐름을 개선했다. 또한 엔진 스트로크의 길이를 늘이고 압축비도 10.4:1에서 13.0:1로 높였다. 아울러 강화 커넥팅 로드, 저마찰 체인, 경량 피스톤, 피스톤 스커트 표면 처리 등 내구성을 높이고 동력 손실을 줄이는 기술도 대거 적용했다. 도요타는 다이내믹 포스 엔진이 기존 엔진보다 약 15%의 연비 개선 효과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피니티 VC-Turbo 엔진

인피니티가 개발한 VC-T(Variable Compression Turbocharged, 가변 압축 터보차저) 엔진은 세계 최초의 양산형 가변 압축비 엔진이다. VC-T는 엔진 상태에 따라 스스로 압축비를 바꿔 성능과 효율을 높인다. 기술의 핵심은 멀티링크가 연결된 크랭크 샤프트에 있다. 이 기구로 빠른 가속이 필요할 땐 압축비를 8:1까지 내리고, 연비 위주의 순항에선 14:1까지 높인다. VC-T 기술이 처음으로 들어간 2.0ℓ 터보 엔진의 QX50은 기존 V6 모델 대비 연비가 27% 개선됐다.

메르세데스-벤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메르세데스-벤츠는 엔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기모터의 힘을 빌린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기존 하이브리드와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48V 고전압 시스템으로 엔진에 걸린 여러 장치를 전동화해 효율을 높인 것이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냉각수 순환 장치, 에어컨 컴프레서 등 기존에 엔진의 힘을 빌렸던 많은 장치를 전기모터로 구동한다. 엔진은 온전히 달리는 일에만 집중해 기존보다 효율이 15% 개선됐다.

또한 고전압 전기모터는 터보차저의 임펠러를 돌리기도 한다. 과급 시점을 앞당겨 터보 엔진의 단점인 터보 래그(터보 지체 현상)를 상쇄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일부 모델에선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장착한 발전기가 약간의 구동력을 더하기도 한다.

디젤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유럽 판매용 투싼 N 라인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시스템이 간결하고 장점이 많아 여러 자동차 제조사가 적용을 늘려가고 있다. 현대차 역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유럽 판매용 투싼에 적용했다. 현대차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컨버터 일체형 배터리 시스템을 탑재해 부피와 무게를 줄인 것이 특징이며, 연비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존 엔진보다 최대 7% 감소했다(2.0 ℓ 디젤 모델 기준).

현대·기아자동차 CVVD 기술

현대·기아차는 혁신적인 밸브 제어 기술인 CVVD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현대·기아차는 흡기 밸브가 열려있는 시간을 자유롭게 제어해 성능은 높이고 배출가스는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가변 밸브 듀레이션) 기술이다. 엔진은 흡기 밸브와 배기 밸브의 제어 방법에 따라 성능과 연비가 달라진다. 따라서 밸브 개폐 제어 기술은 모든 자동차 제조사의 연구 분야이기도 하다. 기존의 밸브 제어 기술은 밸브 개폐 시점(타이밍)을 제어하거나, 밸브의 개폐 양(리프트)을 제어해 성능을 높였다. 하지만 CVVD는 밸브의 개방 지속(듀레이션, Duration) 제어, 즉 밸브가 열려 있는 시간을 상황에 맞게 조정한다.

기존의 밸브 제어 기술과 달리 밸브의 듀레이션(밸브의 개폐 시간)을 조절해 엔진의 성능과 효율을 끌어올린다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은 포르쉐가, 가변 밸브 리프트 기술은 BMW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하지만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기술은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초다. 현대·기아차는 일본, 중국, EU 등 주요 국가에 각각 100여 건에 이르는 CVVD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CVVD 기술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캠의 속도를 자유롭게 조절한다

CVVD 기술의 핵심은 밸브 개폐 시간을 자유롭게 제어한다는 점이다. 복잡한 제어 능력이 필요하지만, 원리는 간단하다. 캠에 연결된 링크가 캠의 속도를 조절해 밸브의 개폐 시간을 1,400단계로 제어하는 것이다. 기존의 밸브 제어 기술은 성능과 연비 사이에서 타협을 해야 했지만, CVVD는 상황에 따라 이상적인 제어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엔진 성능은 4%, 연비는 5% 향상됐고 배출가스는 12% 줄었다. CVVD 기술이 적용된 신형 쏘나타(DN8)와 이전 쏘나타(LF)를 비교하면 연비 개선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쏘나타 뉴라이즈 1.6 T-GDI의 연비는 리터당 12.8km, 쏘나타 센슈어스는 리터당 13.7km로 연비가 약 7% 향상됐다.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128g/km에서 122g/km로 줄었다. CVVD는 성능과 친환경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속성을 모두 잡은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ASC 변속 기술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변속감을 향상시키는 ASC를 개발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여러 기술을 더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ASC(Active Shift Control) 변속 기술도 하이브리드의 매력을 높여주는 기술 중 하나다.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효율에 초점을 맞췄기에 신속한 변속감과 같은 운전 재미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ASC는 신속하고 정확한 변속감을 제공한다.

ASC 기술은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위치한 전기모터가 회전수 차이를 동기화시켜 매끄러운 변속감을 제공한다

ASC 기술의 비결은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위치한 하이브리드 주행 모터에 있다. 하이브리드 차의 동력을 제어하는 HCU(Hybrid Control Unit)에 변속 제어 로직 알고리즘을 추가해 매끄러운 변속감을 실현한다. 전기모터는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서 초당 500회씩 정밀하게 모니터링을 하며 회전 속도를 동기화한다. 또한 도로 상황, 변속기 내부의 오일 온도 변화와 같은 다양한 변수를 추정해 최적의 변속 제어를 제공한다. 그 결과 변속 속도는 약 30%, 변속 일관성은 50% 개선됐다. ASC 변속 기술은 최근 출시한 쏘나타와 K5에 적용됐다. 또한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SUV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전 세계가 전기차에 주목하고 있지만 내연기관의 수명 또한 늘어가고 있다. 엔진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 개발과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제조사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엔진은 100% 전기차 시대가 올 때까지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 친환경을 향한 내연기관의 진화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HMG 저널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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